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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cking Pouches] 짐 꾸리기의 번접함을 덜어 주는 고마운 가방들

김영인 2016. 7. 16. 09:50


단순한 잡주머니에서 용도별 수납가방으로 화려하게 변신

[장비 연구실 | Packing Pouches]

야외 생활을 좋아하는 아웃도어 마니아에게 짐 꾸리기는 숙명이다. 집을 떠날 때마다 먹고 자고 입을 것들을 모두 챙기는 일은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보이는 대로 넣다 보면 자꾸 짐이 늘어나고, 나중에는 무슨 장비를 챙겼는지 기억이 안 날 때도 있다. 그래서 짐 꾸리기는 오랜 경험을 통해 노하우가 쌓여야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고수들은 짐을 쌀 때 모듈 시스템을 선호한다. 의류, 침구, 취사구 등 장비의 종류별로 구분해 모아두면 수납도 편하고 쉽게 찾아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비슷한 용도의 물건들을 한 주머니에 담아 모아 두는 것이다. 예전에는 천이나 망사로 만든 주머니에 물건을 담아 배낭이나 카고백에 꾸렸다. 하지만 좀더 편리한 것을 찾는 사람들의 요구에 맞춰 수납용품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장비 수납용 가방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2010년 전후 시장에 첫 선을 보인 디팩(D-Pack)이다. 세워 둔 배낭의 가로 단면 형태가 D자형인 점에 착안해 개발한 아이디어 상품으로, 짐을 꾸릴 때 배낭의 외형을 완벽하게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큰 배낭을 사용할 때 매트리스를 내부에 두르고 짐을 넣는 것과 같은 원리다.

디팩의 등장 이후 수납가방은 여러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크기와 모양이 다양해진 것은 물론, 방수, 보온, 보냉, 충격방지 등의 기능이 추가된 제품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한 대형 오토캠핑용 수납가방부터 자그마한 소품 보관용 파우치까지 다양한 용도의 제품이 출시되고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백패킹용 수납가방]

배낭 속에 쏙 들어가는 디팩이 인기

[장비 연구실 | Packing Pouches]
1 미스테리월 코끼리 디팩. 넓은 입구로 물건들을 쉽게 넣고 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 미스테리월 피크닉 디팩. 캔버스 원단에 감성적인 스트라이프 패턴을 사용한 제품. 3 스노우라인 아이스 쿨러 L. 두툼한 보온재가 들어 있어 보냉이 필요한 식료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4 스노우라인 아이스 쿨러 디럭스. 1.8L 생수통 2개를 수납할 수 있다. 5 헤이젠 시스템 디팩. 내부에 단열 소재를 넣어 보온과 충격방지 기능이 있는 수납 가방. 6 미스테리월 디팩 2.0. 내부에 분리 가능한 단단한 폼을 넣어 내구성과 방수성능을 높였다. 7 미스테리월 워터그립 디팩. 내부 안감에 심테이프 처리를 해 방수성을 높인 제품이다. 8 스노우라인 슬림 아이스 쿨러. PE와 PU를 혼합한 열 차단제를 사용해 보냉기능이 있다.
요즘 백패커들은 배낭을 꾸릴 때 디팩을 많이 사용한다. 이 가방은 배낭의 수납공간과 같은 형태로 제작된 단단한 수납 케이스로 짐을 꾸릴 때 배낭 형태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장점이다. 디팩이 인기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직사각형 모양의 쿨러나 수납케이스를 생산하는 곳도 많다. 배낭이 아닌 수납박스나 카고백 등에 보관할 때 효율적으로 공간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납 효율 측면에서 보면 옛 방식인 주머니를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사실 수납가방의 무게와 부피가 짐을 늘리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편의성을 생각하면 부정적으로만 볼 일도 아니다. 장비를 꾸릴 때 여러 개의 수납가방에 식량과 취사구, 의류 등을 구분해 담아두면 현장에서 찾아서 쓸 때 확실히 편하다. 요즘엔 일반 주머니처럼 천으로 만들어 접어서 보관할 수 있는 디팩도 출시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오토캠핑용 수납가방]

용도에 따라 다른 소재와 디자인

[장비 연구실 | Packing Pouches]
1 코베아 멀티 토드백. 여러 가지 물건을 담을 수 있는 다용도 제품. 2 캠핑문 감성 다용도 멀티백. 감성적인 디자인의 제품. 3 유니프레임 컬러 도구박스. 공구나 캠핑 장비를 보관할 수 있는 철제 박스. 4 카즈미 감성 멀티 펙 가방. 망치, 펙 등 무게감이 있는 캠핑 장비 보관용. 5 코베아 키친웨어 스토리지 백 Ⅱ. 다양한 키친웨어를 수납할 수 있다. 6 스노우라인 멀티 스토리지 백. 하드폼이 내장되어 물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7 코베아 위자드 카고백. 하드케이스와 카고백이 일체형으로 제작된 수납가방. 8 에버캠프 폴딩 바스켓. 접어서 보관이 가능한 물품 수납 가방.
오토캠핑용 수납가방은 브랜드마다 각기 다른 디자인의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다.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종류가 워낙 많다 보니, 형태나 크기로 구분 짓기 어려운 품목이다. 대신 제품마다 어떤 물건을 담으면 좋겠다는 가이드라인은 대충 정해져 있다.

충격 완충재를 넣은 단단한 벽 구조의 박스형 제품은 그야말로 잡다한 물건 수납용이다. 품목이 많은 주방용품이나 취사구 등을 한 곳에 모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하면 좋다. 물건이 쏟아져 나오지 않도록 고정할 수 있는 뚜껑이 달려 있고, 내부에 격벽을 설치해 장비를 구분해 담을 수 있게 한 제품이 많다.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수납가방은 침낭이나 매트리스 같은 침구류를 보관하는 용도로 많이 쓰인다. 이런 종류의 제품은 펼치면 부피가 크지만 접어서 보관할 수 있어 부담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완충재를 사용하지 않아 충격으로부터 장비를 보호하는 기능은 없다. 펙이나 망치, 톱, 손도끼 같은 거친 장비는 따로 모아서 보관할 수 있도록 별도의 가방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철제 케이스 혹은 튼튼한 천으로 제작한 전용 가방이 나와 있다.

[소형 파우치]

보관 어려운 소품 수납용

[장비 연구실 | Packing Pouches]
1 미스테리월 스마트폰 케이스. 2 듀라팩 파우치. 배낭 멜빵에 부착하는 소품 수납용 주머니. 3 클라터뮤젠 보조 파우치. 4 미스테리월 미니 파우치(사각형). 5 미스테리월 미니 파우치(원형).
야외에서 휴대폰이나 충전기, 멀티툴, 폴딩나이프 등 크기가 작은 물건은 사용 중에 분실되기 쉽다. 수납가방에 넣어뒀다 해도 필요할 때마다 찾기 쓰기가 쉽지 않다. 이런 소품들은 별도의 작은 파우치를 이용해 보관하면 편리하다. 휴대폰과 지갑, 자동차 열쇠 등을 작은 수납가방에 넣어 어깨에 걸고 다니면 잊어버릴 걱정도 없다. 산행 중에 쉽게 꺼낼 수 있도록 배낭의 멜빵이나 허리벨트에 부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많이 나와 있다. 캠핑장에서는 여러 개의 파우치에 약품이나 전자기기 등 비슷한 성격의 물건들만 따로 모아 구분해 두면 쉽게 찾아서 사용이 가능하다. 필수품은 아니지만 있으면 편리한 제품이다.

[디팩 활용법]

비슷한 성격의 장비는 모아서 보관

[장비 연구실 | Packing Pouches]
1 디팩은 용도별로 장비를 모아두기 좋은 수납케이스다. 2 미스테리월 디팩 2.0은 내부에 딱딱한 폼을 넣어 완벽한 방수 기능을 갖췄다.
디팩을 사용하면 배낭의 외형이 깔끔해져 우선 보기가 좋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자들은 장비를 구분해 보관하는 기능에 더 큰 점수를 준다. 식량과 의류, 취사구, 텐트 등으로 나눠 뒀다가 필요한 것만 꺼내서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배낭 속에 가방을 벽돌처럼 쌓아서 수납하는 시스템도 편리하다. 내부에 단열재가 내장되어 있어 보온이 필요한 음식과 음료의 보관에 유리하고, 충격을 완충시켜 전자제품이나 카메라 등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된 제품은 속에 분리 가능한 딱딱한 폼을 넣어 활용도가 훨씬 넓어졌다. 얼음이나 물을 담아도 새지 않아 쿨러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