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자외선 장시간 노출 시 피부암 및 각종 질병 위험
“사내자식이 궁상맞게 무슨 선크림이야?”
북한산 등산로 쉼터에 앉은 한 중년 남성이 혀를 끌끌 차며 말한다. 시선을 따라가 보니 얼굴이 허옇게 뜰 때까지 선크림을 바른 젊은 남성이 지나간다. 남자가 선크림 같은 ‘화장품’을 바르는 것은 체면이 서지 않는 행위라는 것이다.
비교적 여성들은 자외선 차단제품에 밝은 반면, 여전히 많은 남성들은 선크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긴다. 최근의 20~40대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41.7%의 남성들이 선크림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자외선의 유해성 및 선크림 제품 제원에 대한 인지도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로 날씨가 더워지고 산업화의 영향으로 오존층 파괴가 진척된 현대 사회에서 자외선 차단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대한피부과의사회에 의하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새 피부암 환자 수가 4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니, 심각성이 명확하다.
자외선은 피부에 홍반반응(피부가 붉어지는 현상)・화상・기미・노화・피부암 등을 유발한다. 파장에 따라 UVA(Ultra Violet A, 자외선A)와 UVB(Ultra Violet B, 자외선B)로 나뉘는데 UVA는 피부암을, UVB는 화상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UVB는 흐린 날에는 50~80%, 비오는 날은 20~30% 정도 투과되는 등 기상과 계절에 따라 상이하지만 UVA는 흐린 날씨에 상관없이 연중 일정한 편이다.
등산객들의 경우 직접적인 자외선 노출과 더불어 반사되는 자외선도 주의해야 한다.
도심 콘크리트의 자외선 반사율은 5~10%인데 반해 강이나 바다 등 물가 주변의 수면은 80~100%에 달한다. 산행 중 우거진 숲길에서도 나무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햇빛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해발 1,000m가 높아질 때마다 UVA는 9%, UVB는 24%씩 자외선 양이 증가한다. 즉, 지리산 천왕봉(1,915m)의 경우 평지에 비해 UVA는 18%, UVB는 48%나 높은 것이다. 그러므로 고산 트레킹이나 원정을 가는 등산객은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산에선 SPF 50+, PA+++ 이상
올바른 선크림 사용법은 외출 30분~1시간 이전, 자외선에 노출되는 부위 전체에 바른 후, 2~3시간 간격으로 덧바르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권고되는 양은 손가락 2마디에 길게 짠 정도다. 이보다 얇게 바르면 자외선 차단 효과도 적고 땀에 금방 쓸려 나가 버린다. 적정량 이상 두껍게, 자주 바르는 것이 좋다.
산행 중 땀이 많이 나 금방 씻겨 내려간다면 2~3시간보다 더 잦은 간격으로 발라 줘야 한다. 땀이 많이 나는 편이라면 워터프루프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레저・스포츠용으로, 물과 땀에 자외선 차단제가 씻겨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워터프루프 제품은 아크릴레이트가 주성분이라 잠재적인 피부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워터프루프 기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과신하지 말고 자주 덧발라 줘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선크림뿐만 아니라 각종 의류 제품으로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다. 모자는 얼굴과 귀는 물론 목덜미까지 가릴 수 있는 챙 넓은 것이 좋다. 옅은 색깔의 통기성이 있는 긴팔을 입거나 반팔에 기능성 쿨토시를 착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섬유의 소재를 고려하지 않고 두껍게 입으면 땀으로 인해 탈진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극단적인 사례로 안면 마스크를 쓰고 눈만 내놓은 채 산행하는 것은 시야를 제한해 낙상의 위험이 있다.
팔이나 다리 같이 표면적이 넓은 부위는 선스프레이를 수초~수십 초가량 분사하면 편리하다. 선스프레이를 얼굴에 사용할 경우, 반드시 직접 분사하지 않고 손에 덜어 발라야 한다. 직접 분사하는 경우 흡입 시 호흡기 계통이나 안구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얼굴과 목 부위에는 선크림을 사용하고, 표면적이 넓은 노출 부위에는 선스프레이를 적절히 혼용하는 방식이 적절하다.
선크림은 바르는 것만큼 지우는 것도 중요하다. 지속력이 우선시되는 제품인 만큼 꼼꼼한 클렌징을 통해 닦아 내지 않으면 피부에 남은 잔여물이 자칫 트러블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당일 산행의 경우에는 귀가 후 클렌징 폼 등을 이용해 꼼꼼히 세안하면 된다. 여러 날이 소요되는 장기산행일 경우 저녁에 클렌징 티슈 등으로 선크림을 말끔히 제거하고 화장수로 보습하는 것이 좋다.
백내장 예방 위해 선글라스도 착용해야
눈으로 들어오는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UV 차단마크가 있는 제품이면 된다. 활동적인 산행이나 고산지역을 트레킹할 경우 고글 형태의 선글라스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다. 또한 여름뿐만 아니라 겨울에도 눈(雪)이 다량의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선글라스 착용이 필수적이다.
겨울에 주의할 것은 선글라스 패러독스다. 선글라스를 착용하게 되면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적어져 빛의 양을 감지하는 시상하부에서 주위가 밤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즉, 피부 상태가 밤 모드로 전환하게 된다. 그러면 피부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에 대한 방어막인 멜라토닌 생성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게 되어 일광화상을 입게 된다. 따라서 고산지역을 트레킹할 때에도 자외선 차단제와 선글라스를 적절히 활용해야 된다.
자외선 차단은 더 이상 미용의 차원이 아니다. 이제 자외선은 산행 중 싸워 나가야 할 하나의 새로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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