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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랜드와 프로월드컵 두 가지 브랜드의 등산용품을 내고 있는 (주)이엔에스(E&S=Earth & Sky)의 정지명(鄭址明ㆍ59) 사장은 과거 그가 근무했던 직장인 (주)화승에서 거의 전설적인 세일즈맨이었다. 그는 80년대 초 당시 상무보다 몇 배 더 많은 200만 원의 영업수당을 받았다. 수당제로 하기 전, 평사원의 월급이 5만원 하던 시절이었다. 그는 진급시켜주는 것도 싫다며 15년간 영업사원으로만 근무했다.
다른 직원들은 대리점 수금을 못해 전전긍긍할 때 그는 외려 마이너스 수금을 해 경영진을 놀라게 했다. 동대문야구장 맞은편의 프로월드컵 을지로 직매장이 매달 적자가 나자 그는 91년 회사를 그만두며 이 매장을 인수, 첫달에 300% 신장한 8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 후 그는 화승의 프로월드컵 재고를 거의 모두 소진시켰다.
사회 초년병 시절 그는 국민서관에서 영업 실력을 키웠다. “방문을 열게 하는 방법부터 구매 계약으로 이어가기까지 철저한 마케팅 교육을 받았다”고 그는 돌이킨다. 일단 방안까지 들어가면 그 다음은 고객으로부터 “예”라는 대답만 나오게 하는 기법을 터득했고, 1년이 채 가지 않아 수하에 30여 명 직원을 거느리는 과장으로 승진했다. “볼펜과 종이만 팔던 그 때에 비하면 보기 좋은 물건을 갖고 파는 화승 시절은 누워서 떡먹기로 쉬웠다”고 정 사장은 말한다.
영업 노하우만 갖춘 것이 아니라 그는 집념에서도 남달랐다. 한창 을지로 매장 매출이 오를 무렵 그는 가변차선제로 운용되던 사직터널에서 정면충돌사고를 당했다. 가슴이 핸들에 부딪치는 큰 부상을 입었지만, 그는 하룻만에 퇴원, 통원치료를 받으며 매장 운영에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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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산 노스랜드 본사에서 디자인실 직원들과 시제품을 놓고 토론 중인 정지명 사장. 정 사장은 직원들과 격의 없는 사이로 지내기를 좋아한다./일산의 (주)이엔에스 본사. 임시 사용하고 있는 건물로서,조만간 사옥을 제대로 지어 이전할 것이라 한다.
- 그는 빈 점포를 얻어서 전단광고지를 뿌려 일시적으로 크게 팔아치우는 식의 판매에도 나서서 하루에 5천만 원의 매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그렇게 모은 돈으로 IM F때 화승이 부도가 나자 프로월드컵 브랜드의 사용권을 임대한 다음 99년 (주)프로월드컵을 창립했다. 이후 정 사장은 매장을 하나씩 확보해나가 현재 프로월드컵 매장은 230개, 연간 총 매출은 500억 원에 이른다.
노스랜드가 한국서만 사용가능한 브랜드 된 사연
이렇듯 희귀한 성공 신화를 창조한 정 사장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그런 자부심과 그간 축적한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 사장은 2005년부터 노스랜드라는 브랜드로 등산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똑같은 제품을 갖고도 매출은 영업하기에 따라 열 배 이상 차이를 낼 수 있다”고 말하는, 스포츠용품 판매업의 노하우만큼은 국내 최고수임을 자부하는 정 사장은 아직은 미미하지만 오래지 않아 노스랜드의 매출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노스랜드(Northland)란 뉴질랜드 북섬의 끄트머리에 있는 섬 이름이다. 여기서 이름을 따온 브랜드 노스랜드는 이미 노스페이스가 크게 알려진 국내시장에서 자칫 짝퉁 소리를 들을 소지가 있다. 그러나 “노스랜드는 노스페이스의 짝퉁 브랜드가 아니라 이미 역사가 오랜 오스트리아의 아웃도어 브랜드로서, 회장이 자가용 항공기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유럽에서는 성공한 브랜드”라고 정 사장은 말한다.
하지만, 이엔에스가 현재 내고 있는 노스랜드 제품은 오스트리아 브랜드가 아니다. 그 우여곡절을 정 사장은 이렇게 밝힌다.
“뮌헨 이스포에 갔을 때 마침 노스랜드사와 접촉이 이루어져 회장이 한국을 방문하기까지 했지요. 그런데 막상 한국에서 노스랜드를 런칭하려고 보니 이미 상표등록이 돼 있는 거예요. 과거 노스랜드에 납품했던 어느 한국 사람이 노스랜드 본사보다 앞서서 한국에 제 이름으로 상표등록을 해버린 거죠. 오스트리아 본사가 그 문제를 해결하라기에 그 사람을 만나서 거금을 주고 상표권을 샀습니다. 그런데 그 뒤 노스랜드 회장이 우리와는 파트너십을 맺기 싫다는 거예요. 우리는 이미 여러 매장까지 확보해둔 상태인데 이를 어쩌겠습니까? 도리 없이 노스랜드 브랜드로 제품을 낼 수밖에요.”
이런 사연으로 한국 노스랜드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정 사장은 덧붙인다. 브랜드의 성격이 이렇기에 이엔에스는 노스랜드 상표를 한국시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이엔에스의 노스랜드는 어떻게든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지 않으면 사라져야 한다. 이런 절박한 상황인 만큼 과거 세일즈맨으로 뛰던 시절의 초심으로 돌아가 승부를 걸겠다는 정 사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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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스랜드산악회 산행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는 정지명 사장./노스랜드의 인기 제품 중 하나인 등산화를 신어보고 있는 정지명 사장. “고어텍스처럼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어도 기능은 뛰어난 방수투습성 원단을 사용, 단가를 낮춘 제품”이라고 한다.
- 런칭 3년만인 올해 노스랜드는 1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내년엔 200억 원, 후년엔 300억 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애초 정 사장이 기대했던 수준에는 못 미친다. 이에 정 사장은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그간 맡고 있던 여러 단체 장 자리를 모두 내놓았다. 정 사장은 그간 사단법인 한국마라톤협회 총재, 한국세팍타크로협회 회장 등 스포츠 관련 단체의 장 자리, KOC(대한올림픽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맡아 적잖이 기여해왔고 영예도 누렸다. 그러나 이제는 노스랜드의 매출 신장을 최우선 순위에 놓기로 한 것이다.
화승 시절 시제품 품평회 때 매서운 지적으로 제품 수준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했던 정 사장이다. 때문에 영업뿐 아니라 품질관리에 관한 자신감도 있다.
곧 ‘2010년 1천억 매출 선포식’ 가질 예정
정 사장은 노스랜드를 유럽 제품 같은 세련된 제품으로 내겠다며 ‘유러피언 스타일’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인 체형은 우리와 많이 달라서 유럽산 의류는 잘 맞지 않는다. 정 사장은 “스타일을 그렇게 세련되게 할 것이란 의지의 표현일 뿐, 디자인마저 유럽 것을 그대로 본뜨겠다는 말은 아니다”면서 한국인에게 잘 어울리는 디자인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노스랜드 매장은 80여 개. 1호점인 청량리점에 이어 검단산점마저도 실패로 돌아간 뒤 영업 방식과 제품 디자인을 바꾸어 개점한 3호점인 안양점부터 성공하기 시작, 현재 상승세에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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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인 김영선씨와 산행 중인 정지명 사장. 마라톤 마니아인 정 사장이기에 등산이 힘들어본 적은 별로 없다고 한다.
- “노스랜드는 고급 아웃도어 브랜드로, 프로월드컵은 중저가 브랜드로 컨셉을 맞추고 진력해 나가고 있어요. 프로월드컵은 2009년 화승과 브랜드 사용 계약을 다시 맺은 다음 해외사업, 특히 중국쪽을 공략할 예정입니다. 가격이나 품질 등에서 중국 시장에서 먹혀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이미 중국에서 50% 이상 생산하고 있기도 합니다. 노스랜드는 국내 소비자들 취향이나 안목이 까다로운 만큼 소재부터 일단 한 차원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가격은 다소 저렴하게 책정했죠. 기존 브랜드들과 경쟁하려면 마진폭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프로월드컵은 현재 연 매출 500억(소비자가 800억) 원 중 등산용품은 100억 원 정도. 이와 달리 노스랜드는 전적인 등산 브랜드로만 키운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정 사장은 노스랜드 제품과 버스 등을 제공하는 노스랜드산악회 사업에도 착수했다. 최초인 일산 노스랜드산악회에 대한 반응이 좋아, 조만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외 ‘멋지게 山다’, ‘중고 등산화 2만 원 교환 행사’, ‘다 가져라 대축제’ 등의 행사를 열어왔다.
“고객 관리를 특히 철저히 할 겁니다. 제품을 구매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거나 하는 방식의 고객을 이미 몇 만 명 확보했어요. 우리나라 아웃도어시장은 이미 패션화 고급화된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 추세를 따라갈 대기 수요자 숫자도 아직 많고요. 그러므로 아웃도어 시장 전체의 매출도 점점 늘어간다고 봅니다.”
이런 관점에서 이미 노스랜드에 몇 백억 원이 투자된 상태라고 정 사장은 밝힌다. 현재 노스랜드는 정 사장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한 경영전문가 이길헌 박사의 권유로 컨설팅을 받고 있다. 올해 내로 이 컨설팅작업이 끝나면 정 사장은 ‘2010년 1천억 달성 비전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2010년에는 매출 1,000억 원 달성이란 목표를 회사 안팎에 두루 선포한 뒤 일로매진한다는 결심을 다지겠다는 뜻이다.
“북한에서 큰 제품 공장 가동 중”
정 사장은 이엔에스의 다양한 소싱 라인도 품질 대비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꼽고 있다. 그는 오래 전부터 북한 공장에 공을 들여왔고, 이제 안정화단계로 접어들어 한국인 고유의 뛰어난 손재주를 중국보다 저렴한 인건비로 제품 생산에 투입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 성실 납세자 250명에 1차에 이어 2차로도 선정된 성실한 기업가인 정 사장은 요즈음 직원들에게 “당신들 자신이 자신있게 입고, 집안 식구들에게도 자랑스럽게 입힐 수 있는 그런 옷을 만들라”고 주문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그런 제품이 나오고 정 사장만의 특별한 판매 노하우가 결합한다면 시장에서의 폭발력은 만만찮을 것이다.
정 사장은 마라톤 풀코스를 15회 완주한 마라톤 매니아이기도 하다. “뛰면서 영어 단어 외기 등도 할 수 있어 운동으로 달리기를 택했다”고 할 만큼 시간도 아껴 쓰는 사람이다. “돈 때문에 미친다는 얘기가 실감날 정도로 어음 때문에 절절 맬 때도 1시간 뛰고 나면 아프던 골치가 가라앉았다”고 한다.
등산은? 노스랜드를 시작하고 나서 대학원 CEO 과정을 같이 한 친구들과 청계산이며 북한산, 주왕산 등 전국 각지의 산을 섭렵해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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