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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연구실ㅣ쿨러 COOLER] "보온력은 기밀성과 단열재의 성능에 달렸다"

김영인 2015. 9. 2. 11:48

 

냉매 선택이 중요… 전기 사용 제품도 인기 몰이

	쿨러
한여름이면 최고 기온이 35℃가 넘는 날이 많다. 이처럼 여름 더위가 극에 달할 때는 캠핑장에서 음식물 관리에 비상이 걸린다. 여름철에 식재료를 적절한 방법으로 보관하지 않을 경우, 음식이 변질되거나 상하기 쉽고 이런 것을 먹으면 몸에 탈이 날 수 있다. 이를 예방하는 방법은 신선한 재료를 구입해 바로 요리해 먹거나, 냉장고에 넣어 신선함을 보존하면 된다.

냉장고가 없는 캠핑장에서 식재료를 장기간 보관하는 방법은 쿨러(Cooler)를 이용하는 것이다. 쿨러는 얼음을 넣어 음식물을 차갑게 유지해 주는 상자로 흔히 알고 있는 아이스박스(Icebox)와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장비다. 식재료 보관은 물론 더위를 식혀 줄 시원한 음료수를 보관할 때도 요긴하다.

대부분의 쿨러는 일반적인 냉장고와 달리 냉기를 만들어내는 기능이 없다. 냉매(아이스팩, 얼음, 드라이아이스, 얼린 음식물 등)를 이용해 물건을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차게 보존하는가에 따라 성능이 결정된다. 최근 국내에도 전기를 이용한 쿨러가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며 캠퍼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들은 차량의 전원과 캠핑장의 전기를 사용해 인위적으로 내부 온도를 낮출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냉기보존 기능의 원리

쿨러 속에 보관한 음식물을 차게 보존할 수 있는 것은 보냉재의 단열효과 덕분이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하드쿨러는 플라스틱이나 금속 벽 내부에 발포우레탄을 채운 형태로 만들어진다. 영업용 아이스박스 가운데는 스티로폼으로 만든 대형 제품도 있으나 부피가 커서 캠핑용으로는 적합지 않다. 소프트쿨러에 사용되는 보냉재는 판형으로 된 발포 폴리에틸렌을 많이 쓴다.

쿨러 성능의 차이는 보냉재 두께와 밀폐방식에 달려 있다. 보냉재가 두꺼울수록 냉기를 보존하는 성능이 뛰어나지만 지나치게 두꺼울 경우 부피가 크고 내부 용량이 부족한 경우가 있어 구입 시 유의해야 한다.

고급제품은 쿨러 뚜껑에 고무나 우레탄 밀봉재를 둘러 공기의 유통을 원천 봉쇄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제품은 냉기가 밖으로 거의 새어나가지 않아 여름에도 며칠씩 내부의 얼음이 그대로 남아 있다. 저가형 제품은 내부 충전재가 구석구석 충실하게 채워져 있지 않거나 뚜껑 등의 밀폐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쿨러를 선택할 때는 뚜껑이 본체와 완전히 밀착되고, 잠금장치가 튼튼한지 꼼꼼히 살펴보고 고르는 게 좋다. 가격만 보고 싸다고 구입하면 후회하기 십상이니 신중히 제품을

냉매 선택이 중요… 전기 사용 제품도 인기 몰이

쿨러는 재질에 따라 외관이 단단한 하드쿨러와 합성재질의 가방 같은 소프트쿨러로 구분할 수 있다. 캠핑용품 전문매장 ‘7942CAMP’를 운영하고 있는 임병일 대표는 “최근 출시되는 소프트쿨러는 성능 측면에서 하드쿨러를 능가하는 제품이 많다”며 “보냉층이 두껍고 밀폐력이 좋은 켈티(KELTY) 제품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 고객들에게 많이 권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최근 들어 전기쿨러를 구입하는 것이 캠퍼들 사이에 유행”이라며, “예전에 비해 가격이 많이 떨어졌고, 성능도 하드쿨러 못지않은 것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쿨러의 종류


	하드쿨러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모델인 콜맨 스틸 벨트.
▲ 하드쿨러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모델인 콜맨 스틸 벨트.

▼ 하드쿨러

단단한 벽 속에 단열재를 넣은 제품으로 전형적인 형태의 쿨러다. 외관 재질이 단단하고 두꺼워 보냉력이 우수하며, 형태 유지가 가능해 다른 물건을 쌓기에 편리하다. 소프트쿨러에 비해 부피가 크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콜맨 54쿼터 스틸 벨트 쿨러로 고가의 가격이 형성되어 한때 캠퍼들의 꿈이라 불리기도 했다. 지금은 똑같이 생긴 유사품도 많이 사용한다. 

 

 


 

 


	다양한 형태의 소프트쿨러.
▲ 다양한 형태의 소프트쿨러.

▼ 소프트쿨러

최근 소프트쿨러의 인기가 높다. 천이나 합성재질로 된 가방 형태의 쿨러로 가볍고 접어서 보관할 수 있어 편의성이 좋다. 자립성과 보냉력이 하드쿨러에 비해 떨어지고 외부충격에 약한 단점이 있다. 고가의 소프트쿨러 중에는 지퍼의 밀폐력이 하드쿨러를 능가해 보냉력이 오히려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제품도 있다. 하드쿨러에 비해 제작이 쉬워 다양한 용량과 형태의 제품이 나와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전기쿨러.
▲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전기쿨러.

▼ 전기쿨러

냉장고와 같이 냉각기가 달려 있는 쿨러로 이동할 때는 차량의 시거잭에, 집이나 캠핑장에서는 전기를 연결해 사용한다. 대부분이 열전반도체 펠티어 소자를 이용해 내부의 온도를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외부 기온 대비 18℃까지 온도를 낮출 수 있어 2박 이상 장기 캠핑에 유리한 제품이다. 큰 얼음을 넣을 필요가 없어 수납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식품을 시간제약 없이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쿨러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TIP  

쿨러는 얼마나 커야 하나

쿨러 구매 시 가장 먼저 고려할 점은 크기다. 캠핑 기간과 구성원 수에 따라 알맞은 용량을 선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당일 캠핑에는 25~40L, 1박2일은 40~50L, 2박3일은 50~60L 크기의 제품이 필요하다. 쿨러 내부는 일반적으로 2리터 생수병을 세워서 넉넉하게 보관할 수 있을 정도의 깊이(높이 33cm 이상)가 좋다. 내용물을 효율적으로 수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성능 좋은 소프트쿨러를 고르려면

소프트쿨러의 경우 본체의 지퍼 부분 안쪽에 높게 덧댄 단이 있어 여닫았을 때 지퍼 사이로 빠져나가는 냉기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이 좋다. 또한 수납성이 좋은 쉽게 접어서 보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을 고르는 게 현명하다. 냉기가 쉽게 빠지지 않도록 별도의 작은 뚜껑이 달려 있는 것이 유리하다. 쿨러 내부가 더러워져도 간단하게 꺼내 세척할 수 있도록 탈부착이 가능한 방수 라이너가 달린 제품을 골라야 후회하지 않는다.  

보조용품으로 쿨러 성능 UP

쿨러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오랜 기간 사용하려면 전용 케이스를 비롯해 쿨러스탠드, 보냉재 등의 보조용품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쿨러스탠드는 쿨러 바닥을 보호하고 높이 조절을 통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받침대다.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있으며 보조 테이블 등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쿨러케이스는 외부의 긁힘을 예방하고 내부의 냉기를 오랫동안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보냉제(냉매)는 쿨러 내부온도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보조품으로 얼음보다 저온에서 얼어 보냉력 유지에 유리하다. 보냉제의 부피와 무게가 부담스럽다면 캠핑장에서 먹을 생수병을 3일 이상 얼려 사용해도 좋다.  

쿨러의 효율 높이는 수납의 기술

쿨러에 식재료를 담을 때는 사용할 순서대로 묶어 차곡차곡 쌓아두면 편리하다. 즉 바로 꺼내 먹을 재료는 제일 위쪽이나 한쪽에 모아 두고, 사전에 식재료를 손질해 지퍼락이나 비닐 봉투에 넣어 둔다. 이렇게 하면 내부의 식재료들이 뒤섞이지 않고 준비한 대로 차례차례 꺼내 먹을 수 있다. 쿨러 뚜껑을 열고 닫는 횟수를 줄이면 식품의 보존 기간은 늘어난다. 

아이스팩의 위치 

쿨러 위·아래에 아이스팩을 넣는 방법에 따라 보냉력에 차이가 난다. 보통 쿨러의 제일 아래 얼음을 놓곤 하는데, 이는 냉기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반면 보냉력은 떨어지는 방법이다. 찬 공기는 위에서 아래로, 더운 공기는 아래서 위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쿨러에 아이스 팩을 넣을 때 바닥과 양쪽 측면, 위쪽에도 하나씩 넣는 것이 냉기를 골고루 잡아두는 방법이다. 쿨러 뚜껑 밑에 수건이나 단열소재를 덮은 상태로 사용하면 보냉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보관할 때는 완전 건조된 상태로

쿨러의 성능과는 상관이 없지만 사용한 이후에는 반드시 내부에 물기가 없도록 마른 행주 등으로 깨끗이 닦아 완전히 건조된 상태로 보관하는 게 좋다. 물기가 있는 상태로 두면 세균이 번식해 냄새가 나고 심한 경우 곰팡이가 피기도 한다. 특히 천 소재를 사용한 소프트쿨러는 관리를 잘해야 다음에 사용할 때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시마노 쿨러의 정교한 뚜껑 밀봉재.

1 일본 시마노에서 출시한 낚시용 하드쿨러. 59시간 동안 얼음이 녹지 않는 최강의 성능을 자랑한다. 하지만 가격 또한 최강이다.

2 시마노 쿨러의 정교한 뚜껑 밀봉재.

3 잠금장치 역시 견고하고 믿음이 간다.

4 완벽한 밀봉을 위해 설계된 본체의 테두리.

5 롤러의 완성도 또한 매우 높다.

 

 


	콜맨 익스트림 쿨러. 대중적인 하드쿨러 모델로 비교적 저렴하다.

6 콜맨 익스트림 쿨러. 대중적인 하드쿨러 모델로 비교적 저렴하다.

7 단순하게 설계된 뚜껑.

8 사출로 제작된 뚜껑은 기밀성이 높지 않다.

9 별도의 잠금장치를 만들지 않아 냉기 보존에는 불리하다. 

10 바닥에 고인 물을 빼낼 수 있는 배출구.

 

 


	다양한 형태의 소형 소프트쿨러들.

다양한 형태의 소형 소프트쿨러들.

다양한 용도의 휴대용 소프트쿨러들도 출시되어 있다.

냉매는 쿨러 위쪽에 둬야 냉기 보존에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