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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의 산행상담실] 그럴 땐 이렇게 해 보세요

김영인 2015. 9. 2. 11:40

Q 1


몇 해 전 산에서 사과를 먹던 등산객이 사과향의 냄새를 찾아온 말벌에 입을 쏘여 사망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말벌의 독성, 습성, 생태와 함께 적절한 대처 요령을 상세히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내응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주공아파트 



	[이용대의 산행상담실]
▲ 말벌들이 한 마리씩 땅속에서 기어나오고 있다. 맹독성인 포름산을 지닌 곤충이다.

산에는 사람을 해치는 온갖 곤충이 있습니다. 쇠파리, 벌, 진드기 등. 그중 가장 두려운 것이 벌입니다. 한국에 있는 벌의 종류는 58과가 넘으며 1,000종 이상 된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 벌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심한 경우는 벌에 쏘여 사망하는 사례마저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에게는 심각한 상태를 일으킵니다.


많은 종류의 벌 가운데, 특히 말벌은 공격적이고, 독성이 강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말벌은 가장 큰 벌의 일종으로 몸길이는 25mm가량 되며, 가슴에 긴 털이 많고 몸통은 흑갈색이며 머리는 황갈색을 띠고 독침을 가지고 있습니다. 집을 짓는 장소는 큰 나무의 빈 구멍이나 바위 밑, 땅속 등입니다. 따라서 등산할 때는 이런 장소를 주의 깊게 관찰해 되도록 접근을 피하는 것이 최선책입니다.


말벌 집을 발견했을 경우는 공격심을 부채질하지 않도록 하고 조용히 피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또한 말벌의 큰 무리에게 공격당할 때는 땅에 엎드려 가만히 있는 것이 좋으며, 주변에 강이나 계곡물이 있으면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효과적인 대피방법입니다.


말벌의 독은 의산(蟻酸)이라 하는 포름산(Formic)으로 지방산의 한 가지이며 자극적인 냄새가 있는 액체로, 쓴맛이 나는 알칼리 액이 혼합되어 맹독으로 변하므로 대단한 독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벌은 사람처럼 후각, 시각, 청각, 미각, 촉각의 5관을 가지고 있으며 향기나 단맛 등을 잘 식별합니다. 사람 몸에 바른 짙은 화장품이나 향수냄새는 벌을 불러 모으는 결과를 가져오게 합니다. 또한 과일을 먹고 있을 때도 과일 향을 쫓아 접근하기 때문에 이런 때 부주의로 벌을 자극하면 피해를 입게 됩니다. 사과를 먹고 있던 중 입을 쏘이는 경우는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또한 벌이 도망치는 물체를 잘 추적하는 것은 잘 발달된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벌은 머리 양측에 겹눈이 있으며, 머리 위에는 세 개의 홑눈이 있어 명암 판단을 정확하게 합니다.


벌에 쏘였을 때는 벌의 바늘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우선 독침을 뽑은 다음 입으로 독을 빨아내고, 암모니아수를 바릅니다. 암모니아수가 없을 때는 오줌을 바르면 효과가 있습니다. 비눗물로 씻는 것도 효과가 있으며, 찬물로 찜질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빨갛게 부풀어 올라 가려울 경우는 손톱으로 긁어서는 안 됩니다. 균이 침입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말벌처럼 큰 벌에 쏘이거나 한 번에 많은 벌에 쏘이면 충격사 할 수도 있으며, 심장부를 쏘일 경우는 더욱 위험합니다.


Q 2


낙석이나 나뭇가지에 머리 피부가 찢긴 두피 열창을 입은 부상자의 지혈방법이나 응급처치요령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박정수 서울시 성북구 정릉4동 



	[이용대의 산행상담실]
▲ 압박붕대로 상처부위를 감싼 두피열상 환자.

두개골을 덮고 있는 피부는 혈관의 분포가 많고 혈압이 높아 상처가 생기면 출혈이 심합니다. 신체의 피부 중에서 두피는 다른 부위보다 혈관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으므로 상처가 생겨 찢어질 경우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출혈이 많습니다. 두피의 단순열창만으로도 심한 출혈을 하여 쇼크로 사망하는 일도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지혈을 하는 것이 최선의 응급처치방법이기도 합니다.


두피열창의 부상자가 생겼을 때는 먼저 두개골의 골절 유무를 확인해야 하며, 찢어진 상처 속에 박혀 있는 흙이나 돌조각 등의 이물질부터 제거해야 합니다. 이물질을 제거할 때는 오염되지 않도록 배려하고 그 다음 즉시 지혈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가장 손쉬운 지혈 방법은 출혈부위를 압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손으로 그냥 눌러서는 지혈 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며 오염의 위험도 따릅니다. 깨끗한 탈지면이나 손수건 등으로 상처 부위를 덮은 후 눌러서 지혈해야 합니다.


상처가 가벼울 경우는 압박만으로 지혈이 가능하나 열창 정도가 클 경우는 탄력붕대를 감아서 지혈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붕대가 없을 경우는 깨끗한 스카프로 상처 부위를 압박해서 감아준 후 병원으로 후송해야 합니다.

 

Q 3


스토브 조작 미숙으로 텐트나 장비가 불타고 치솟아 오른 불길에 화상을 입는 경우가 있습니다. 스토브의 올바른 사용법과 선택요령 그리고 안전수칙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이진원 서울 마포구 동교동



	[이용대의 산행상담실]
▲ 가스버너와 분리형 가스·휘발유 겸용 호스식 버너.

등산용 스토브를 선택할 때 고려할 점은 무게, 연료구입의 용이성, 사용할 곳의 고도와 기온, 작동의 간편성과 고장 시 수리의 용이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아무튼 스토브는 다루기와 수선하기 쉽고, 잔 고장이 없어야 합니다. 춥고 비 오고 바람 부는 환경에서도 작동이 잘 되어야 하며, 열효율도 높아야 합니다. 눈을 녹이는 일은 단순히 물을 덥히는 것보다 연료가 두 배나 더 소요됩니다. 또한 무거운 쿠킹 세트를 올려놔도 넘어지지 않는 안정적인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성능이 좋은 스토브라 할 수 있습니다.


스토브는 가스연료를 쓰는 것과 액체연료를 쓰는 것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개 등산용 스토브의 무게는 0.4~0.5kg 정도이며, 장기간등반을 할 때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스토브가 더 효율적입니다.


가스스토브는 이미 공장에서 출하될 때 카트리지(가스저장 용기)에 고압가스가 채워져 나오기 때문에 가압 펌프질을 하여 압력을 높여 주는 번거로운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가스의 잔량이 줄어들면 압력이 떨어져 화력이 줄어드는 단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카트리지엔 보통 부탄, 프로판, 이소부탄 가스나 이들의 혼합 가스를 채워 줍니다.


액체연료 스토브는 연료 탱크가 연소기 아래 붙어 있는 일체형과  별도의 연료통이 파이프나 호스로 연결된 분리형으로 나누어집니다. 이런 형들은 화력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서 펌프질을 하여 탱크 내의 압력을 높여 주어야 하며, 화이트가솔린이나 석유를 연료로 사용합니다. 사용상의 불편함 때문에 석유스토브는 사용 범위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며, 지금은 화이트가솔린 스토브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스토브의 안전성은 사용 중에 쓰러져서 화재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매우 중요합니다. 연료통과 연소기가 일체형인 것이 분리형보다 사용 중에 넘어질 위험이 많습니다.


스토브의 올바른 사용법을 익혀 둔다는 것은 화재 및 화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스토브의 원리는 기화된 연료에 불꽃을 갖다 댐으로써 점화되어 작동하는 것입니다. 가스스토브는 카트리지 안의 연료가 이미 기화되어 있으므로 밸브를 열어 뿜어져 나오는 연료에 불만 붙이면 간단하게 작동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액체연료스토브는 연료통에서 액체연료가 기화돼 뿜어져 나올 수 있도록 예열 과정이 필요합니다. 즉 소량의 연료를 미리 연소시켜 분사장치 주변의 파이프를 예열해야 합니다. 간단한 작동법이긴 하지만 미리 작동 연습을 해 숙달해 두어야 합니다. 충분히 예열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료 밸브를 열면 불길이 솟아올라 화상이나 화재를 일으킬 염려가 있습니다.


스토브가 원활하게 작동하려면 규칙적으로 청소를 하고 펌프의 고무 패킹이나 가죽 패킹을 점검하고 이상이 있으면 교환해 주어야 합니다. 또한 설명서를 숙지해 응급 수선법을 익혀 두어야 합니다. 대개 스토브의 작동이 원활치 않은 경우는 노즐(분사구)의 구멍이 이물질에 의해 막혀버렸을 때입니다. 이런 때는 설명서를 참고해 분사구를 어떤 방법으로 뚫는지 알아두어야 합니다. 


스토브는 많은 양의 연료를 산으로 운반할 수 없기 때문에 불필요한 연료 낭비를 최대한 막아야 합니다. 스토브는 1시간에 보통 250ml의 연료를 연소하고, 해수면에서 1리터의 물을 5~8분 만에 끓입니다. 그러나 바람이 불면 25분이 걸릴 수도 있고 끓는 것 자체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연료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쿠킹 세트의 뚜껑을 덮고 바람막이를 써야 합니다. 바람막이가 없을 때는 매트리스나 배낭, 돌을 쌓아 불꽃이 날려 열이 손실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 주어야 합니다.  추운 환경에서 화이트가솔린을 쓸 때는 연료통을 두꺼운 양말 안에 넣어 대기의 찬 공기를 차단시키면 더 좋은 열효율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스토브용 연료의 종류는 화이트가솔린, 석유, 부탄, 이소부탄, 고체연료 등이 있으나 현재 많이 쓰이는 화이트 가솔린과 가스 연료 만을 설명하겠습니다. 연료 소모율은 어떤 종류의 산행인가에 따라 양상이 달라집니다. 즉, 조리방법, 식수사정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평소 산행 시 여러 조건하에서 연료 소모량을 메모해 놓으면 다음 등반 계획을 세울 때 어느 정도의 연료가 소요될지를 판단하는 훌륭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화이트가솔린은 우리가 가장 흔하게 쓰는 연료입니다. 부탄가스보다 높은 온도를 내며 많은 양의 눈을 녹여 식수를 만들거나 음식물을 신속하게 조리하는 데 우수합니다. 또한 화이트가솔린은 석유스토브를 사용할 때 예열용 연료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가솔린 스토브는 정제 휘발유나 화이트 가솔린만을 써야 하며, 자동차용 휘발유는 사용하면 안 됩니다.


올바른 연료를 쓰면 더욱 안전하고 분사구가 막히거나 압력이 과도하게 증가하거나 유해성 연기를 방출하는 일이 없습니다. 화이트가솔린은 냄새가 없고 가연성이 매우 높아 극도로 조심해서 취급해야 합니다.


부탄이나 부탄/프로판가스 카트리지 스토브는 매우 편리합니다. 우선 점화가 쉽고 화력조절이 용이하고 최대 화력까지 올리는 시간이 짧고 연료를 쏟을 염려가 없습니다. 밸브만 열면 카트리지 안의 내부 압력이 가스를 분출시켜 예열이나 가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보통 부탄가스 스토브는 영하의 기온에서 작동이 잘 안되고 내부가 보이지 않아 가스 잔량을 알 수 없으므로 여분의 카트리지를 휴대해야 합니다.


스토브 사용에 대한 몇 가지 안전수칙을 잘 지킨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첫째, 스토브의 점화는 화재가 일어날 경우 신속하게 집어던질 수 있도록 밖이나 텐트 입구에서 해야 합니다. 안전하게 작동이 잘되고 있다면 그때 안으로 들여와야 합니다.


둘째, 추운 겨울이라 할지라도 음식물의 조리는 텐트 입구의 전실에서 해야 환기에도 좋고, 작동미숙으로 불길이 솟아오르는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재빨리 대응할 수 있습니다.


셋째, 일산화탄소는 색깔도 냄새도 없으므로 사람이 이를 감지할 수 없기 때문에 텐트의 환기구를 활짝 열어 환기가 잘 되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넷째, 카트리지를 교환할 때는 불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해야 하며, 액체연료를 보충할 때는 반드시 스토브를 식혀야 합니다.


다섯째, 점화 전에는 연료관, 밸브, 접합부 등에서 연료가 새는지 꼼꼼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식으로 배우는 등산 용어]


플레이크(Flake) 



	[이용대의 산행상담실]
▲ 선인봉 박쥐길 플레이크.

얇은 바위가 암벽 일부에 들떠 있는 덧바위. 플레이크 크랙은 암벽등반을 할 때 훌륭한 홀드 역할을 하며, 옆으로 붙어 있는 플레이크는 언더클링(Under Cling), 레이백, 재밍기술 등을 이용해 오른다.


얇은 플레이크는 부서질 우려도 있다. 도봉산 선인봉 박쥐코스의 플레이크가 그 예라 하겠다.


컨티뉴어스 클라이밍(Continuous Climbing)



	[이용대의 산행상담실]
▲ 엘캡 노즈.

무빙투게더(Moving Together)라고도 하며 연속등반(連續登攀)을 의미한다. 암벽등반을 할 때 신속한 등반을 하기 위해 전 멤버가 확보를 하거나, 받는 일 없이 동시에 안자일렌으로 등반하는 방법을 뜻한다. 컨티뉴어스 클라이밍은 비교적 위험성이 낮은 암벽이나 얼음사면에서 멤버 전원이 등반 순서대로 동시에 올라가는 등반방식이다. 동시(同時)등반 또는 전 멤버가 순서대로 연속하여 오른다고 해서 연속등반이라고 부른다.


이 방식은 전 멤버가 같은 속도를 유지하면서 오르기 때문에 대원간의 간격은 5~6m 정도가 이상적이다.


등반루트의 각 피치 사이에 상당한 거리의 완경사가 있든가, 리지 등반 시 안자일렌의 필요가 예상되는 곳에서 로프를 풀고 묶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서 이런 방법의 등반을 한다.


겨울철 눈얼음의 비탈을 횡단하거나, 빙하지대의 숨은 크레바스(Hidden Crevasse)를 통과할 때 이 방법을 활용한다. 연속등반으로 급사면에서 행동할 때 멤버 중 한 사람이 추락하면 다른 동료가 이를 확보하기가 어려우며, 로프를 함께 묶고 있기 때문에 연쇄추락의 위험마저 있다.


컨티뉴어스의 장점은 신속을 요하는 상황에서 시간낭비를 막고, 로프를 풀고 묶는 수고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위험한 상황에서 불안한 요인이 발생했을 때는 신속하게 로프를 절단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용단을 내리는 것도 중요하다.


암구(岩) 


암벽에 세로로 급하게 파인 바위도랑. 이런 지형은 물이나 낙석의 통로가 되며 겨울철에는 눈사태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영어로는 걸리(Gully), 독일어로는 린네(Rinne)나 룬제(Runse), 불어로는 쿨와르(Couloir) 라고 하며, 걸리나 린네보다 얕은 암구를 룬제라고 구분하여 부르는 경우도 있다.


노즈(nose)


노즈는 암벽의 양 벽면이 만나 콧날처럼 각을 이룬 부분을 지칭하는 말이다. 대표적인 곳으로 요세미티의 엘캐피탄 남동벽과 남서벽이 만나는 지점으로 그 전체를 ‘노즈’라고 부른다.



방수와 발수 스프레이는 각기 어떻게 다른지요.

- 이남석 경기도 분당구 구미동

방수 스프레이와 발수 스프레이는 그 기능과 효과 면에서 역할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기능과 차이를 지니고 있습니다. 방수 스프레이는 등산장비가 물기에 젖는 것을 방지하는 방수효과를 지니고 있으며, 발수 스프레이는 물기가 묻었을 때 젖어들지 않고 표면에 물방울이 흘러내리도록 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방수 스프레이와 왁스.
방수 스프레이와 왁스.
방수효과를 필요로 하는 장비는 텐트플라이, 비옷, 가죽소재의 등산화 등입니다. 대부분의 장비는 사용기간이 길어지면 방수효과가 저하되기 때문에 물이 새어들어 젖게 됩니다. 이런 때 방수 스프레이를 고루 뿌려 주면 방수막을 만들어 제 기능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어텍스 소재의 의류나 침낭외피 등은 천 자체가 숨을 쉴 수 있어야(통기성)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소재에 방수액을 살포하면 오히려 본래의 기능을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에 소재의 기능과 역할을 구별해 올바르게 사용해야 합니다.

발수액은 물기가 묻었을 때 젖어들지 않고 물방울이 맺혀 흘러내리도록 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덧옷으로 사용되는 고어텍스 원단이나 텐트 본체, 또는 방수투습기능을 지닌 침낭커버 등 공기가 통해야 하는 통기성 장비에는 발수 스프레이를 살포하는 것이 좋습니다.

Q2

눈이나 얼음 위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불을 피우는 것이 좋은지요.

- 이용택 서울 도봉구 방학동

기온이 낮은 겨울 산에서는 눈이나 얼음 등으로 지면이 젖은 상태이기 때문에 불 피우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불이 있느냐 없느냐가 생사를 좌우하는 위급한 경우라면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모닥불을 피워 체온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눈이나 얼음 위에서 젖은 나무로 불을 피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또한 이런 환경 속에서 바람이라도 세게 분다면 불 피우기가 더욱 어려워집니다.

수분을 많이 함유한 젖은 나무나 생목은 좀처럼 불 피우기가 어렵습니다. 연기만 나고 전혀 타지 않아 초조해집니다. 마른나무가 없을 때는 생목을 칼이나 피켈의 브레이드로 흠집을 내서 손거스러미를 많이 만들면 타기 쉽고 나무를 가늘게 자르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송진을 깎아 모아 불씨를 만들면 더욱 좋습니다. 양초와 신문지가 있을 경우라면 양초를 신문지로 말아 불을 붙이면 훌륭한 불씨가 될 수 있습니다.

빨리 불을 피우고 싶을 때는 나무에 가솔린을 뿌리고 휴대용 연료를 화상(火床)의 가운데에 놓고 태우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생목은 일단 불이 붙어 타기 시작하면 오래 가고 잘 탑니다. 일단 점화되어 타기 시작하면 젖은 나무를 불 주변에 세워 놓아 건조시키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캠핑을 즐기는 가족.
모닥불을 피워놓고 캠핑을 즐기는 가족.
눈 또는 얼음 위에서 불을 피울 때는 돌이나 통나무로 바닥을 깔거나 몇 개의 굵은 나무를 토막 내어 바닥에 깐 다음 그 위에서 불을 피우면 좋습니다. 통나무의 경우는 큰 것일수록 좋으며, 가능하면 지면에서 많이 떨어지도록 해야 습기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적설량이 적을 경우는 지면 위의 눈을 걷어내고 불 피울 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강풍 속에서 불을 피울 때는 먼저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큰 바위 뒤나 움푹 파인 지형을 찾아 불 피울 자리를 마련해야 합니다. 돌을 쌓아 방풍벽을 만들거나, 굵은 나무를 일렬로 세워 바람막이 벽을 만들거나 주변의 눈을 긁어모아 벽을 만들면 방풍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매트리스를 펼쳐서 양끝에 말뚝을 세우고 걸쳐놓으면 훌륭한 방풍막 구실을 할 수 있습니다.

땔감은 나무의 재질에 따라 잘 타거나 화력을 오래 유지시키는 정도가 각각 다릅니다. 땔감용 나무는 크게 나누어 단단한 나무와 무른 나무가 있습니다.

단단한 나무(硬木・경목)는 불을 붙이기는 어렵지만 일단 불이 붙으면 화력이 강하고 불도 오래 유지됩니다. 이런 나무는 숯불이 남아서 그것을 다른 용도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무른 나무(軟木・연목)는 불붙이기가 쉽고 한꺼번에 타는 반면 불이 오래 가지 못하고, 숯불도 남지 않습니다. 이런 나무는 불길이 커서 화력은 있지만 빨리 타기 때문에 땔감이 많이 소모됩니다. 그러므로 불이 타기 시작하면 불붙이기가 쉬운 무른 나무를 이용하고 도중에 단단한 나무를 더하는 것이 좋습니다. 불을 붙일 때는 건조시킨 침엽수 잎이나 나무껍질이 적당합니다.

수지(樹脂)가 많은 나무는 화력이 강하고 불길을 오래 유지시킬 수 있으나, 그만큼 그을음도 많습니다. 썩은 나무는 타기 쉬울 것 같지만 연기만 나고 화력이 약한 것이 특징입니다. 경목의 종류는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등이 있으며, 이런 나무들은 불붙이기는 어려우나 일단 불이 붙으면 화력이 강합니다.

연목의 종류는 자작나무, 소나무, 눈 잣나무, 물푸레나무, 낙엽송, 삼목 등이 있으며, 자작나무의 경우는 껍질이 젖어 있어도 잘 타고 눈 잣나무는 단독으로는 잘 타지 않으며 삼목은 껍질이 잘 탑니다.

Q3

짧고 아쉬운 빙벽등반 시즌이 끝났습니다. 장기보관이 필요한 빙벽등반용구의 손질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 박정수 경기도 하남시 풍산동

빙벽등반 용구는 잘 손질한 후 보관해야 장비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습니다. 대부분 마른 수건으로 몸체 부분만 대충 닦은 후 보관하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손질하면 장기간 동안 보관할 경우 눈에 보이지 않는 틈새가 부식될 수 있습니다.

장기 보관중 금속 부식을 막기 위해 살포용 기름을 뿌리고 있다.
장기 보관중 금속 부식을 막기 위해 살포용 기름을 뿌리고 있다.
아이스툴의 경우는 피크를 연결시켜 주는 조임 볼트의 틈새에 남아 있는 물기를 제대로 건조시켜 주지 않은 상태로 장기 보관할 때는 금속의 부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피크를 연결한 조임 볼트를 풀어준 다음 나사 부분의 틈새에 낀 물기와 오물을 면봉이나 칫솔에 기름을 묻힌 후 닦아내야 합니다. WD-40과 같은 살포용 기름을 사용하면 금속표면에 강력한 보호피막을 형성, 금속의 부식을 방지해 줍니다.

아이스툴이나 크램폰의 조임 볼트가 녹이 슬어 응착되어 있거나, 지나치게 조여져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볼트 틈새에 기름을 쳐서 깊숙하게 스며든 뒤에 풀어 주어야 합니다. 또한 아이스툴의 피크나 크램폰의 포인트를 날을 세우기 위해 줄로 갈아낸 부분을 습기가 있는 장소에 그대로 보관했을 때는 쉽게 녹이 슬게 됩니다. 이처럼 부식하기 쉬운 부분에는 기름을 쳐서 보관하거나, WD-40으로 닦아 내고, 마른 헝겊으로 기름기를 제거한 뒤 매니큐어(manicure)를 금속 표면에 붓으로 칠해 보관하면 녹슬음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아이스툴의 경우 피크는 몸체에서 해체해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햇볕이 드는 곳에 장기 보관하게 되면 손잡이 부분을 감싸고 있는 러버가 변질될 수 있으므로 통풍이 잘 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Q4

평소 건강에 이상이 없던 친구가 함께 산행하던 중 갑작스런 가슴통증을 호소하면서 쓰러졌습니다. 의식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으며, 심장박동도 미약했습니다. 마침 옆을 지나던 20대 청년의 응급조치(심폐소생술)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되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친구는 돌연사를 면했고, 급성심근경색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응급조치 방법(심폐소생술)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 박인식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심폐소생술은 의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알아두어야 할 응급처치 방법입니다. 따라서 등산을 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구급처치 지식은 갖추고 있어야 하며, 실제 훈련을 통해 그 방법을 숙련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산에서는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책에서만 읽고 실제로 연습이나 훈련을 해두지 않으면 유사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평소 응급처치강습회 등을 통해 교육을 받아 두는 것이 최선책입니다.

환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때 심장 정지가 의심스러우면 곧바로 다음과 같은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응급처치 순서.
응급처치 순서.
① 환자를 가볍게 흔들거나 두드려 반응을 살펴본 후, 주변사람에게 구조를 요청하고 119에 연락해 현장을 알려야 합니다.

② 환자가 엎드려 있을 때는 누운 자세로 바꾸어야 하며, 머리를 뒤로 젖힌 후 턱을 들어 공기가 폐로 들어갈 수 있도록 기도를 열어 주어야 합니다. 환자의 혀가 기도를 막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부상자가 호흡 상태를 확인한 뒤 숨을 쉬고 있지 않다면 환자의 코를 손으로 막고 자신의 입을 환자의 입에 공기가 새지 않도록 단단히 포갠 후 정상 호흡이 재개될 때까지 숨을 불어넣습니다. 이 방법을 시도할 때는 두 번을 약 2초간 깊게 숨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③ 기도 양 측면에 있는 경동맥을 손가락으로 눌러 환자의 맥박을 확인하고 맥박이 느껴지지 않을 때는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합니다. 손바닥 아래 부분을 똑바로 갈비뼈 위에 올려놓고, 다른 한쪽 손 손바닥을 그 손 위에 겹쳐 깍지를 끼고 아래손바닥의 축이 환자의 가슴뼈 중간에 오도록 위치를 잡아야 합니다.

④ 1분에 80번의 빠르기로 힘차게 흉골을 압박해야 하며, 이때 팔은 곧게 펴서 체중이 팔을 통해 손바닥에 실리도록 해야 합니다. 갑작스런 압박은 피하고 압박 시에는 부드럽고 규칙적으로 지속해 힘을 가해야 합니다. 또한 압박하는 시간과 늦추는 시간은 거의 같은 정도로 실시해야 합니다.

⑤ 다시 코를 손으로 막고 구조자의 입을 환자의 입에 대고 공기가 새지 않도록 조치한 후 두 번 약 2초간 깊게 숨을 불어넣습니다. 공기가 환자의 폐로 들어가 가슴이 움직이는지를 확인한 후 같은 방법으로 심폐소생술을 계속해야 합니다.

⑥ 구조자가 두 사람일 경우는 한 사람은 멈추지 않고 심장마사지를 계속 하면서 다른 구조자는 심장마사지 5회당 인공호흡 1회의 비율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합니다.

심폐소생술을 할 때에는 가끔씩 환자의 맥박을 짚어보고 심장마사지가 잘되고 있는지 그리고 심장박동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환자의 맥박이 1분 동안 50회 이상 뛰거나 스스로 숨을 쉬면 심장마사지를 끝내야 합니다.

상식으로 배우는 등산용어

삽화
▣ 등반구호

등반 중에 의사소통을 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구호.

등반 도중 동료가 시야에서 사라질 수도 있고, 눈보라, 안개, 바람과 같은 기상조건 때문에 의사소통이 어렵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미리 정한 구호나 신호를 사용해 의사전달을 분명히 한다면 등반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등반 도중 동료 사이에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등반구호는 일반적으로 잘 쓰지 않는 말을 사용하면 오해와 혼란을 일으킬 수 있으며, 동료가 위험에 직면했을 때 의사소통이 원활치 못해 대처하지 못하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등반구호는 등반자 사이에서 자주 사용하는 구호를 정해서 쓰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런 등반구호는 다른 말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어투다. 등반구호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은 없으며, 국내에서도 통일된 방법은 없다.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등반구호는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낯선 사람이 들어도 의사소통에는 큰 장애가 없는 구호를 써야 한다. ‘출발, 줄 올려, 줄 당겨, 줄 늦춰, 줄 내려, 확보완료, 하강, 하강완료, 추락, 낙석, 낙빙’ 등이 등반구호의 예다. 그러나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큰 바위가 앞을 가로막거나 침니 속 또는 오버행의 위아래에서는 목소리로 의사소통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소형 무전기를 사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산악인들도 있다. 그러나 휴대해야 할 장비의 무게가 늘고, 건전지 소모로 무전기 작동이 불가능할 경우도 있으므로 소리 대신 로프를 당겨 의사를 전하는 로프신호방식도 필요하다. 로프를 강하게 1번 당기면 ‘줄 늦춰’, 2번은 ‘줄 당겨’, 3번은 ‘완료’ 또는 ‘출발’, 이런 식으로 사전에 신호를 정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강한 바람이 부는 악천후 속에서 등반할 경우 필요한 신호들을 소리 대신 로프를 통해서 표현한다면 안전등반을 이어가는 데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호흡이 잘 맞는 노련한 파트너 사이에는 로프의 움직임을 보고 등반자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고, 로프를 잡아당겨보는 것만으로도 등반자의 상황을 느낌으로 파악할 수 있지만 이런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 더블엑스테크닉(Double Axe Technic)

바일 두 자루를 이용한 수직 등반.
바일 두 자루를 이용한 수직 등반.
두 개의 손 도구를 가지고 양팔로 행하는 빙벽등반기술로서, 두 개의 아이스엑스(Ice Axe)를 양손으로 사용해 몸을 당겨 오르는 빙벽등반 기술이다.

더블엑스기술은 1967년 이본 취나드가 미국 캘리포니아의 여러 빙폭에서 시험 끝에 개발했으며, 그가 최초로 고안한 피크가 굽은 아이스엑스는 이 기술의 진가를 높이는 데 한몫 했다. 프랑스어로는 피켈로 끌어당긴다는 뜻으로 삐올레 트락시옹(Piolet traction)이라 한다.

이 기술의 개발은 빙벽등반의 한계를 한층 더 높였다. 오버행 빙벽의 자유등반을 가능케 했으며, 또한 전 세계에 붐을 불러일으켜 빙벽등반이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

더블엑스기술은 크램폰의 프런트 포인팅(Front pointing)기술과 병용해 사용한다. 이 기술은 빙벽등반에 상반되기 마련인 스피드와 안정감을 함께 향상시켰다. 더블엑스와 프런트 포인팅에 의한 등반의 장점은 항시 삼지점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과 빙벽에서도 안정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블엑스로 오르는 것을 일부에서는 ‘빙벽에서의 프리클라이밍’이라고 하기도 하나, 두 개의 손도구와 크램폰이라는 인공적인 용구에 의존하는 측면이 강하므로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Q1 백두산은 한반도 최고의 높이의 산입니다. 그런데 그 높이를 살펴보면 중국(2,749.2m), 북한(2,750m) 대한민국(2,744m)이 각기 다르게 표기하고 있습니다. 세 나라의 공식기록이 각기 다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 박숙자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대부분 산의 높이(標高)는 해발(海拔) 몇 미터라고 표시합니다. 해발은 해수면을 0m로 보고 그보다 얼마나 높은가를 잰 숫자입니다. 즉 바다의 기준면으로부터 어느 지점까지의 거리를 말하며, 이것을 표고, 해발, 또는 진고(眞高)라고 합니다.

따라서 산의 높이는 산 밑의 평지로부터의 높이가 아니라 해수면으로부터의 높이를 말합니다. 나라마다 고도를 측정하는 기준인 수준원점(水準原點)은 그 나라의 특정한 바다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백두산의 높이가 나라마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즉 세 나라의 수준원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높이도 서로 다른 것입니다.

우리나라 전 지역 높이(해발고도)의 기준이 되는 수준원점은 인천만의 평균해수면이며, 수준원점은 높이 26.6871m의 인천 인하대학교 안에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수준원점은 해발 0m가 아니라 26.6871m 지점입니다. 이곳이 바로 우리나라 국토 높이의 기준입니다.

북한에서의 수준원점은 원산 앞바다로 정하고 있으며, 그 일대 해수면의 높이가 인천 앞바다의 해수면보다 6m 정도가 낮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백두산의 높이를 2,750m로 표기하고 있는 것이며, 중국에서는 수준원점을 북한보다 0.8m 정도 높은 텐진 앞바다로 정하고 있어 중국에서 측정한 백두산 높이는 2,749,2m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재 대한민국과 북한 중국 간에 백두산의 정확한 높이를 가지고 어느 나라 높이가 정확한가 하는 문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Q2 GPS가 없던 시절 에베레스트와 같은 고산의 높이는 어떤 방법으로 측정했는지요.

- 김영식 경기도 과천시 문원동

과거 고도측정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바로미터(기압계)로 기압의 변화를 측정해 산의 높이를 알아내기도 했습니다. 이는 높이 올라갈수록 기압이 낮아지는 원리를 이용한 측정방법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만들어진 기압계는 크고 깨지기 쉬운 데다 운반이 어려워 산의 고도측정은 온도계를 이용했습니다. 물은 고도가 높아질수록 낮은 온도에서 끓게 마련이므로, 물의 비등점(沸騰點)을 측정해 그 지점의 고도를 계산했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을 이용해 고도를 측정하려면 반드시 측정하는 사람이 산에 올라가야만 하는 번거로운 문제가 뒤따랐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수직삼각측량법입니다. 이 방법으로 훨씬 쉽고 간단하게 고도를 잴 수 있었습니다. 삼각법은 각 지점 간의 위치(방위와 거리)를 정확히 결정하는 방법입니다. 수직삼각측량법에는 경위의(經緯儀)라는 측량기구가 필요했습니다. 경위의가 부착된 망원경을 통해 산 아래의 두 지점이 각각 산 정상과 이루는 각도를 측량하면 산의 높이를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1617년 네덜란드의 스넬리우스(Snellius)가 창안한 방법입니다.

1850년 인도의 대측량사업에 참여한 수학 천재 라다나드 시크다르는 삼각측량법을 이용해 히말라야산맥의 에베레스트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임을 확인했습니다.

Q3 휴대가 간편하고 영양가가 높아 비상식품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치즈는 어떤 성분의 식품인지요.

- 이창호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

치즈 보관소.
치즈 보관소.

치즈(cheese)는 부피가 작고 영양가가 높아 야외활동에서 비상식품으로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식품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종류는 500가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치즈가 음식물로 자리를 굳힌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습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치즈의 좋은 맛은 하늘이 내린 은총으로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황제나 귀족들의 연회에만 오르는 단골 메뉴일 정도로 귀한 음식이었으며, 장기보관이 가능해 경질의 치즈는 로마 보병군단의 필수 전투 휴대식품으로 채택되기도 했습니다.

치즈는 소화흡수가 잘되게 우유를 농축한 것으로 뛰어난 건강식품입니다. 치즈는 우유에 유산균과 양이나 송아지의 넷째 위에서 추출한 음유효소인 렌넷을 가해 응고시키고 발효시켜 만든 식품입니다.

치즈에는 우유에 함유된 모든 영양성분이 진하게 들어 있을 뿐 아니라 발효 숙성되는 동안에 단백질이 효소의 작용으로 분해되어 맛도 좋고 소화성도 향상된 식품입니다. 또한 비타민 A, B1, B2, 나이아신 등이 들어 있고 칼슘이 풍부한 식품으로 비상식품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우유를 발효시켜 만들었기 때문에 우유 알러지를 가진 사람도 큰 저항 없이 체내에서 흡수할 수 있습니다. 건전한 발육을 위해 발육기 어린이에게, 허약체질과 병후 회복기에 있는 사람에게 강인한 체력을 갖게 하기 위해, 노인에게는 장수를 위한 우수식품으로 치즈가 추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술을 마실 때 치즈를 안주로 곁들여 먹으면 위를 보호하므로 숙취와 악취를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치즈는 단백질이 20~30%, 지방이 30% 가량 들어 있어 고열량 식품이면서 소화가 잘 되는 특색이 있습니다. 또한 산행 전 마시는 커피는 육체적으로는 뇌나 근육을 긴장시키는 자극제로 흥분작용을 일으켜 활동력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막영지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 공복에 마시는 아침커피는 자극성이 강하고 위산 분비를 촉진시킵니다. 이때 중화 성분을 지닌 치즈를 곁들이면 위에 부담을 줄여 위벽 등 소화기관을 보호해 주어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치즈의 복잡한 맛이 커피의 쌉쌀한 맛과 궁합이 잘 맞아 새로운 맛을 즐길 수 있어 좋습니다.

Q4 산에서 밥을 지을 때마다 태우거나 설익은 밥을 하는 등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밥을 잘 지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 이용섭 서울시 중구 초동

압력밥솥을 이용한 밥짓기.
압력밥솥을 이용한 밥짓기.

고도가 높은 산에서 밥을 짓는 것은 평지와는 달리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산에서 밥을 하면 아래쪽은 타고 위쪽은 설익는 경우가 많으며, 조리시간도 길어집니다. 이는 고도에 따른 기압 차이 때문입니다. 산에서는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압이 낮아져 버너 불의 화력은 약해지고, 물의 비등점은 낮아집니다.

밥을 지을 때는 먼저 쌀을 물에 잠시 담가 두어 물기가 쌀에 충분히 배어든 후 불에 올려놓아야 합니다. 물기가 적게 배어 있는 쌀을 곧바로 불 위에 올려놓으면 설익을 수 있습니다.

밥을 짓는 취사용구는 가급적 두꺼운 알루미늄 용기를 사용해야 열이 골고루 전달됩니다. 얇은 용기는 화력이 바닥에만 집중되어 바닥만 타고 밥이 잘되지 않습니다.

물의 양은 쌀의 양으로 결정해야 하며 물의 높이를 재는 것은 잘못된 방법입니다. 밥물이 끓어 넘치는 것을 고려해서 집에서보다 물을 많이 부어야 하며, 화력의 세기를 강·중·약으로 줄여 나가면 기압차가 있더라도 잘 익은 밥을 지을 수 있습니다.

밥은 뜨거운 물로 삶는 것이 아니며, 뜨거운 수증기로 찌는 것입니다. 가열된 수증기가 위로 올라와 위에서부터 아래로 쪄내려가는 과정이 밥을 조리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밥을 짓는 도중에 뚜껑을 자주 열어보는 것은 실패를 자초하는 길입니다.

뚜껑이 잘 맞는 코펠을 사용해 처음에는 강한 불로 끓인 다음 밥물이 넘기 시작하면 뚜껑이 들썩거리지 않을 정도로 불을 줄이고 내뿜는 수증기 양이 현저하게 줄어들면 다시 불을 아주 약하게 줄여서 5~10분 정도 뜸을 들이면 아주 잘된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밥을 하는 도중에 뚜껑을 자주 열어보면 김(수증기)이 빠져 3층 밥을 면할 길이 없습니다. 또한 뜨거운 수증기가 빠져 나가지 않도록 뚜껑에 돌을 올려놓는 방법도 좋습니다. 밥이 설익었을 때는 물을 조금 뿌린 뒤 뚜껑을 덮고 30초 정도 강한 불에 올려놓았다가 조금 더 뜸을 들이면 잘 익은 밥을 지을 수 있습니다.

Q5 우리 몸에서 동상이 잘 걸리는 부위와 예방에 필요한 주의사항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 조성대 천안시 오룡동 

동상입은 얼굴.
동상입은 얼굴.

동상은 추위에 노출된 신체 부위의 조직이 어는 것을 말합니다. 피부온도가 10℃ 이하로 떨어지면 촉각과 통각이 소실되고, 더 아래로 떨어지면 혈액순환이 멈추면서 피하조직세포의 물이 얼기 시작하며 동상이 일어납니다.

특히 고소에서는 탈수와 적혈구가 증가하므로 혈액이 농축되면서 혈류가 느려지고 혈전생성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같은 기온일지라도 저소에서보다는 고소에서 동상 위험이 더 높으며, 고산의 한냉지에서 등산하는 산악인들에게 가장 두려운 복병은 바로 동상입니다.

동상이 잦은 부위는 손, 발, 귀, 코 등으로, 평소 의류 혜택을 못 받는 부위나 외부로 튀어나온 부위입니다. 특히 손은 부피에 비해 넓은 피부면적을 갖고 있으므로 다른 부위보다 빨리 얼게 됩니다. 손과 발은 심장에서 멀기 때문에 평소 혈류공급이 좋지 않은 곳이고, 혈관수축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기 때문에 추위에 매우 약합니다. 얼굴 부위 중에서도 외부로 노출된 코는 동상에 걸리기 쉬운 취약한 부분이므로 안면마스크나 발라클라바 같은 모자를 써서 외부의 한기를 차단해 주어야 합니다.

최근 보급되고 있는 공기에 의해 열을 발생시키는 ‘휴대용 보온대(핫팩)’는 혹독한 추위 속에서 체온을 유지시켜 주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산악인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휴대용 보온대는 최고 85℃, 평균 70℃에서 15시간 동안 보온상태를 유지해 줍니다. 열이 나는 보온대는 주머니 속이나 침낭 안에 넣어 사용하면 매우 효과적입니다. 시중에서는 ‘마이 핫 보온대’라는 상품명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동상은 사후조치보다는 예방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인 방법은 의류로 충분히 보온을 유지해 주는 것이 최우선이며, 행동 중에는 땀을 덜 내도록 하고 맨손으로 크램폰이나 피켈 등 금속제 장비를 다루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발의 동상은 등산화 끈이나 크램폰 밴드를 지나치게 꽉 조여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걸릴 수 있습니다. 비박 중에는 등산화 끈을 느슨하게 하고 마사지를 하여 혈액순환이 잘되도록 도모해야 합니다. 습설지대에서는 장갑과 양말이 젖어 동상을 발생시키므로 더욱 주의해야 하며, 고소에서 동상을 입었다면 최대한 빨리 하산을 서둘러야 합니다. 동상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고, 조기치료를 해야 추가 손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증상은 진행정도에 따라 세 단계로 구분됩니다. 1도는 피부가 빨갛게 붓고 가려움증이 생기며, 2도는 수포가 생기고 번지기 쉬우므로 신중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이 경우 즉시 하산해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하며, 3도로 진행되면 동상부위가 썩고, 이때는 뼈까지 썩어 신체 일부를 절단해야 합니다. 겨울 산의 복병은 동상이라는 점에 각별히 유의해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상식으로 배우는 등산용어

거대한 눈사태가 골짜기를 타고 쏟아져 내리 있다.
거대한 눈사태가 골짜기를 타고 쏟아져 내리 있다.

▣ 아발랑쉬 채널(Avalanche Channel)

눈사태가 쓸고 간 눈사태 통로를 의미한다. 영어로 아발랑쉬 채널이라고 하며, 매년 눈사태는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같은 장소에서 반복된다. 사태가 반복되는 지형을 지칭할 때도 쓰이는 말이다. 사태통로의 특성은 잔자갈지대, 습지, 매끄러운 슬랩 형태의 암반으로 이루어진 20~45도 경사 지형이다. 독일어로는 라비네반(Lawinebahn)이라 부른다.

데드 맨 앵커.
데드 맨 앵커.

▣ 데드 맨 앵커(deadman anchor)

로프를 걸기 위해 눈 속에 파묻는 확보장비를 뜻한다. 피켈, 아이스 툴, 스노 바, 스키, 배낭 등도 데드맨식 확보물로 사용할 수 있다. 단, 스키폴 같은 장비는 그 자체가 약하므로 사용을 피하도록 한다. 이런 장비를 굳이 사용해야 한다면 중간지점을 슬링으로 묶은 다음 눈 속에 수평으로 파묻고, 슬링을 눈 밖으로 빼내 카라비너를 걸어 사용한다.

가장 많이 쓰이는 설상 확보전용장비는 알루미늄 판에 금속 케이블을 연결한 데드맨(deadman)이다. 크기가 다양하며 클수록 지지력도 커진다. 이론상으로 데드맨은 하중이 걸리면 더 깊이 박히도록 설계된 동적확보물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엉뚱한 방향으로 반응할 수도 있다. 하중이 일직선상에 걸리지 않거나 옆에서 힘을 받을 경우 쉽게 뽑힐 수도 있다.

데드맨의 강도를 높이려면 케이블이 당겨지는 각도가 40도를 이루도록 홈을 파고 데드맨을 파묻어야 한다. 데드맨은 습하고 무거운 눈에서는 가장 좋고, 밀도가 고르지 않은 눈이나 건조하고 뭉쳐지지 않는 눈에서는 효과가 떨어진다. 이런 장비들은 우리나라보다 만년설의 설벽을 지닌 해외 고산등반에서 사용된다.



	[이용대의 산행상담실]

현재 코오롱등산학교 명예교장인 필자는, 1960년대부터 동양산악회 회원으로 전문 등반에 입문, 일흔여덟의 고령에도 5.10급 수준의 등반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활동가입니다. <등산교실>, <알피니즘, 도전의 역사>, <등산상식사전>을 펴냈으며, 공저로 <등산표준교재>, <즐거운 암릉길>, <한국산악회 50년사>가 있습니다. 이용대 선생에게 산행과 관련해 궁금한 모든 것을 물어 보세요. 친절히 답변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