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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업계 수장에게 듣는다] 이대훈 프로스펙스 사장

김영인 2010. 4. 29. 09:36
“잭울프스킨, 몽벨과 더불어 국민 아웃도어 생활의 동반자 될 것”
▲ LS네트웍스의 이대훈 사장. (사진=조영회 기자)

프로스펙스는 과거 코오롱과 더불어 아웃도어 부문에선 국민 브랜드라 부를 만한 성황을 누렸다. 피서지에 가보면 텐트의 태반은 국제상사의 프로스펙스 상표였을 만큼 여러 사람이 애용했던 브랜드다. 이 프로스펙스 브랜드는 그러나 국제상사가 국제그룹 해체와 법정관리 등의 우여곡절을 거치며 사세가 위축되는 한편 국내외 여러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약진하며 등산동호인들로부터는 다소 잊혀지고 멀어져간 브랜드가 되었다.


이 프로스펙스가 최근 대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 6월 GS그룹(회장 구자홍)이 인수 후 회사 이름을 국제상사에서 LS(Leading Solution)네트웍스로 바꾸고, 새 CEO로 섬유분야에서 풍부한 노하우를 쌓아온 이대훈 사장(56)을 영입, 옛 명성의 탈환뿐 아니라 국내 제일의 아웃도어 브랜드로 부상을 꿈꾸는 중이다. 이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BI, CI 선포식을 2월19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갖기도 했다.


아마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 사장이 밝혔듯, 스포츠 브랜드 시장은 브랜드 소비자의 충성도가 높고 이미지가 한 번 굳어지면 깨뜨리기 힘든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 한강로2가에 있는 LS용산타워(옛 국제센터 빌딩) 집무실에서의 인터뷰 내내 이 사장은 마치 이미 모두 이루어낸 뒤이기라도 한 듯 쾌활하고도 자신감 있는 어조였다. 32년 전 반도패션의 반도상사에서 시작해 무역과 제조업 분야의 대기업들을 거쳐오며 언제나 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던 체험 덕분일 것이다.



섬유분야는 봉제까지 달통


이 사장은 섬유 분야는 원자재부터 시작해 봉제까지 전 부문에 걸쳐 경험을 쌓았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면서 이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LS네트웍스 수장을 맡은 다음 직원들한테 수시로 한 말이 ‘해보지도 않고 두려워하지 말자’였어요. 270명 직원들과 작년 11월 초 오대산에서 하조대까지 10시간 동안 꼬박 밤을 새워 걸은 끝에 동해 일출맞이 행사를 한 것도 그런 자신감을 직원 모두에게 심어주자는 뜻이었습니다.”


▲ 2월19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가진 BI, CI 선포식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는 이대훈 사장(왼쪽).

이 사장은 LS네트웍스가 지금 가진 유무형의 자산만으로도 프로스펙스의 화려한 부활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비록 표류하기는 했을 망정 80년대 당시 국제상사 매출이 연간 4,700억 원이었고 작년만 해도 2,000억 원이 넘었지요. 그중 조깅, 테니스화, 트레이닝복 등 스포츠 부문이 80% 정도로 대부분이고, 아웃도어 관련 매출은 20% 400억 원에 불과합니다. 그간 LS네트웍스에 축적된 아웃도어 분야 노하우로 봐선 아주 미미한 수준이죠. 그리고 현재 프로스펙스 매장은 380개로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닌 데다 대개 지방에서 핵심 상권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해온 분들도 40%나 되죠. 3년 정도의 프로그램으로 밀어부치면 2012년엔 아웃도어 분야만 1천억 원대 사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겁니다.”


그 주요 방편으로 이 사장은 브랜드 선호에 따른 ‘묻지마 구매’가 아닌 ‘목적 구매’ 욕구를 채워주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고 말한다.


“소재를 가지고 소비자들 우롱하지 말자, 우선 직원들에게 이렇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믿고 샀는데 알고 보니 소재가 형편없는 싸구려였다면 배신감이 얼마나 크겠어요. 그래서 담당자들이 좋은 소재 쓰겠다고 하면 거의 오케이입니다. 디자인과 기능도 마찬가지예요. 소비자가 마음 속에 그리고 있는 디자인과 기능을 구현한 제품을 내면 브랜드 가치는 저절로 높아지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무조건 세계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목적에 적합한 수준으로, 금액상 마음 편히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을 내겠다는 뜻입니다.”


이 사장은 이런 관점에서 제품 생산을 새롭게 시작하는 한편 올초부터 CF광고도 하는 등 본격적인 홍보도 시작했다. 한국 최고의 모험 등반가로 꼽히는 김창호씨를 자문위원으로 영입한 것도 물론 홍보 전략의 하나일 것이다. 또한 아웃도어 부문을 좀더 적극적으로 키우기 위해 스포츠 분야에서 아웃도어 부문을 따로 독립시켜 디자인부터 제조, 유통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일했다. 장차는 아웃도어 사업이 LS네트웍스의 핵심을 이루게 할 것이라는 이 사장의 복안이다.


▲ 작년 봄 국제상사 노사평화 선포식에서 노조 간부들과 손을 맞잡은 이대훈 사장(가운데).

이 사장은 “등산은 우리 국토 환경, 국민 생활습관, 국민성 등에 두루 걸맞는 최고의 레저”라고 말한다. 그러나 소득이 높아지며 레저생활도 다양해져 가고 있는 추세로, 장차는 가벼운 등산이나 달리기까지도 포함한 걷기가 대유행할 것으로 이 사장은 내다본다.


“독일에서는 반더포겔(Wandervogel·철새)이라 해서 산천을 걸어다니면서 심신 단련을 하는 도보여행이 유행한 지가 이미 100년도 더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생활 속의 아웃도어라 하겠지요. 국민과 이런 철학을 공유하면서 제품을 만들며 함께 커나간다는 것을 프로스펙스의 근본으로 삼을 겁니다. 그 준비 차원에서 전 직원이 대한걷기연맹에서 지도자과정을 연수했고, 저도 했습니다.”

 

“2015년 매출 1조원 글로벌 기업될 것”


이 사장은 소득이 높아지며 등산 이외 여러 분야의 아웃도어 스포츠가 유행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중 하나가 사이클 시장으로, 나이가 들어도 수월하게 즐길 수 있고 사고빈도도 낮아 이미 급성장 추세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그외, 아웃도어 레저는 무엇이든 망라하여 취급할 것이라고 이 사장은 말한다.


▲ 새출발한 프로스펙스의 퓨처스토어 1호점인 코엑스점 개장 행사 때 점포를 둘러보고 있는 이대훈 사장.

“다만 아웃도어 레저를 크게 세 부류로 나누어 부류별로 브랜드도 달리하려 합니다. 프로스펙스는 이미 말한 대로 가벼운 생활속의 아웃도어 동반자로서 아웃도어 문화를 창출해가는 브랜드로 어필할 것이고, 일반적인 등산이나 다소 거친 야외생활용 브랜드로는 독일의 잭울프스킨을 수입,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역사가 40년이나 된 잭울프스킨은 이를테면 독일의 프로스펙스로서 독일의 남녀노소가 모두 야외생활시 즐겨 입는 의류죠. 그리고 전문가용 브랜드로는 일본 몽벨과 손잡기로 했어요. 현재 몽벨 수입 판매를 하고 있는 오디캠프 최영규 사장과도 대강 협약이 끝난 상태입니다. 몽벨은 프로페셔널하고 요트나 카약 등으로도 외연이 확장된 브랜드죠. 이렇게 일단 세 브랜드로 각각의 특성과 대상 시장에 따라 적극 공략에 나설 겁니다.”


▲ 프로스펙스 매장에서 점주의 얘기를 듣고 있는 이대훈 사장. 이 사장은 LS네트웍스 대표 취임 후 전국의 매장을 직접 돌아보기도 했다.

계획대로 순조로이 사업이 추진될 경우 2015년에는 LS네트웍스가 매출 1조 원 규모의 글로벌 브랜드 기업으로 발돋움해 있을 것이라고 이 사장은 말한다.


이 사장은 자칭 ‘동네 등산 마니아’다. 고2 때부터 수락산, 도봉산을 오르는 재미를 붙였고, 지금은 집 근처 산인 대모산이나 구룡산을 수시로 오른다. 수서역에서 양재역까지 2시간30분쯤 걸으면 딱 좋다는 이 사장이다. 북한산도 좋아하여 혼자서도 찾을 때가 종종 있다. LS네트웍스를 맡은 이후엔 매달 1회씩 직원들과 산행도 하고 있다.


▲ 스톰XCR 등산화를 들어보이는 이대훈 사장. “상부는 일반 운동화 형태를 취해 발이 편하게 했고, 아래쪽을 바위에 잘 붙는 부틸러버창을 부착, 평상화 겸 트레일화로 신어도 최고”라고 말한다.

현재 프로스펙스는 의류가 110종, 등산화가 12종 나오고 있다. 이를 올 가을까지 각각 280종, 40종으로 늘일 예정이다. 그중엔 리지화도 포함돼 있다면서 이 사장은 품질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제가 직접 신어 봐서도 알지만, 프로스펙스의 부틸러버창은 우리나라 암질에 가장 잘 붙는 최고의 창 소재예요. 이 스톰XCR 등산화는 상부는 일반 운동화 형태를 취해 발이 편하게 했고, 중창으로 플러버(Flubber)라는 푹신한 감각의 중창을 써서 평상화 겸 트레일화로 신어도 좋습니다. 제가 중국 공장 돌아보러 갈 때 이 신발만 신고 이틀 내내 걸어다녔는데 아주 편하고 좋았어요.”


한국은 소재 분야도 뛰어나고, 패션업계도 30년 가까이 발전해왔으며, 아웃도어 인구층도 두텁다. 이는 아웃도어 사업에 매우 중요한 기반으로, 이를 발판 삼아 노력하면 세계적 아웃도어업체도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사장은 말한다.


이 사장은 82년 섬유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직후, 지금은 한국 굴지의 그룹 총수가 된 섬유업계의 어느 선배 경영인에게 들은 얘기를 지금도 간혹 되새긴다.


“섬유산업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산업, 평화의 산업, 그리고 아름다움을 주는 산업이다,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참으로 인상깊었고, 그후 섬유업에 종사하면서 늘 잊지 않았던 말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LS네트웍스는 이런 마음으로 프로스펙스 제품을 내고 소비자들을 모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