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카메라 정보

AF(Auto Focus)의 동작 방식

김영인 2010. 4. 23. 11:35

 

  초기 디지탈 카메라 초보 사용자들은 반셔터를 통해 초점을 잡는다는 사실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그냥 셔터를 눌러 사진이 흔들리기 일쑤였습니다. 대부분의 자동초점 카메라들은 먼저 셔터를 살짝 누르는 반셔터 조작을 통해 초점과 노출을 우선 확인하고 나서 셔터를 눌러야 합니다.

  최근 복고 바람이 불면서 오래된 기계식 카메라나 수동 초점 카메라를 사용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수동 초점 카메라는 파인더를 육안으로 확인하면서 초점을 직접 맞추는 방식입니다. 파인더 안의 피사체가 뚜렷하게 보일 때까지 렌즈를 조절한 후 촬영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카메라는 과연 어떻게 자동으로 초점을 조절하는 것일까요?

  자동초점 카메라들은 동작 방식과 원리가 제각각으로 AF 방식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적외선을 이용한 AF, 피사체의 위상차를 이용한 AF, 혹은 컨트라스트를 검출하는 컨트라스트 AF 등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부분 2가지 방식을 한번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AF 시스템이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각 AF 시스템의 동작 방식과 원리는 무엇일까요?

  적외선 AF

  적외선 AF는 이름처럼 적외선을 쏘고 피사체에 반사된 적외선이 돌아오는 시간, 거리를 측정해 초점을 맞추는 시스템입니다. 혹은 적외선 신호의 강, 약에 의해 거리를 산출하기도 하며 삼각 측량을 이용한 검출도 가능합니다.

  적외선 AF의 장점은 빛이 부족한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추후 알려드릴 컨트라스트 AF는 어두운 곳에서나 피사체의 명암 구분이 거의 없는 경우 동작 원리상 초점 잡기를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적외선 검출 AF는 적외선을 사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광량과 관계없이 초점을 잡을 수 있습니다. 반면 적외선을 반사하는 유리면에는 초점을 맞추기 힘들며 적외선을 이용한 메커니즘상 너무 짧은 거리나 너무 먼 거리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등 거리제한이 있다는 점은 단점입니다. 과거 저가형 카메라들에 주로 사용되었던 방식으로 최근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다른 방식과 병행해서 사용하는 AF 방식입니다.

   콘트라스트 검출 AF

  콘트라스트 검출 AF는 피사체 일부분의 대비를 기준으로 초점을 조절합니다. 우선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검출 센서로 보냅니다. 그리고 피사체 일부분(중앙 부분을 측정하는 것이 보통입니다)의 대비를 측정합니다. 대비값에 따라 렌즈 위치를 조절하고 들어온 빛이 최대 대비를 보이는 순간 초점이 맞았다고 판단하는 방식입니다.

 왼쪽그림을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검출 센서가 피사체의 대비를 측정하고 대비값이 낮으면 렌즈 배열을 움직여 검출 센서로 들어오는 피사체의 모습을 바꿉니다. 그러다가 대비가 최대가 되는 순간(그래프상으로 High값을 갖는 순간)을 측정합니다. 피사체에 초점이 정확히 맞아 이미지 대비가 가장 높을 때입니다. 카메라 영상신호의 특정주파수 성분의 최대점에 해당할 때 사진을 촬영하는 것입니다.

  보급형 디지탈 카메라의 콘트라스트 검출 AF는 속도가 약간 느립니다. 그 이유는 AF검출 센서를 CCD로 사용하기 때문에 초점이 맞는 범위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즉 가장 높은 대비값을 찾기 위해서는 렌즈를 앞뒤로 여러번 움직여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SLR카메라에서도 콘트라스트 검출 AF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AF 검출 센서를 앞, 중간, 뒤에 할당하여 2 ~ 3개 정도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이미지의 앞, 뒤의 대비값을 미리 측정하기 때문에 렌즈를 덜 움직이게 되어 속도가 빠른 것입니다.  

  
콘트라스트 검출 방식은 그 원리상 빛이 부족한 곳에서는 불리합니다. 빛이 부족한 곳에서는 피사체의 콘트라스트가 정확히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콘트라스트가 없는 상황에서도 초점 잡기가 곤란합니다. 하늘이나 흰 벽면 등 콘트라스트가 아예 없는 피사체의 경우 카메라가 초점을 잘 잡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또한 검출 센서의 갯수와 정확도에 따라 렌즈가 움직이는 시간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위상차 검출 AF


  위상차 검출 AF는 가장 많이 쓰이는 초점 조절 방식입니다.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콘트라스트 검출 방식과 같지만 위상차 검출 AF는 들어온 빛을 나누어 이미지의 파형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초점을 조절합니다. 우선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피사체의 화상 정보를 AF검출 센서 내의 렌즈를 사용해 2개의 상을 만듭니다. 그 후 2개의 상 사이의 상간격을 라인 센서로 계측하고 초점이 얼마나 어긋났는지를 계산합니다.


 <그림 1. 초점이 앞에 맞았을 때>


  <그림 2. 초점이 뒤에 맞았을 때>


 <그림 3. 초점이 정확히 맞았을 때>

  초점이 맞았을 때는 결상면(상이 맺히는 곳)에 상이 정확히 맺히고 상간격 주파수와 신호 출력이 일치합니다(그림 3). 결상면에 대해 초점이 맞은 면이 촬영 렌즈쪽과 가까운 경우는 초점이 앞에 맞은 경우입니다(그림 1) 2개의 신호출력은 초점이 맞은 적정치보다 좁습니다. 반대로 초점이 뒤에 맞은 경우 신호출력은 적정치보다 넓어지고 초점이 맞는 편 역시 결상면 뒤쪽입니다(그림 2). 신호 출력을 측정하고 나면 촬영 렌즈를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이동해야 상간격이 일치하는지를 AF센서가 순간적으로 계산해 렌즈를 움직입니다. 따라서 초점을 맞추기 위해 렌즈를 움직일 때 수치적으로 더 빠르게 분석할 수 있어 AF속도가 빠른 편입니다. 콘트라스트 검출 방식이 피사체의 이미지 밝기 대비를 기준으로 초점을 잡는다면 위상차 검출 AF는 피사체의 상간격 범위를 기준으로 초점을 조절합니다.

  최근 고급 카메라들은 움직이는 물체의 속도를 측정하여 초점을 미리 맞추는 동체예측 AF를 지원하기도 합니다. 즉 피사체의 속도와 가속도를 토대로 몇초 후 피사체가 위치할 곳의 위상차를 미리 계산해 그곳에 초점을 맞추어 두는 것입니다. 빛이 약간 모자란다고 하더라도 피사체의 윤곽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초점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저광량에서도 어느정도 초점을 잡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물론 아주 어두운 곳에서는 오동작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위상차 검출 AF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콘트라스트 검출 AF와 마찬가지로 대비가 없는 피사체는 초점을 잡지 못합니다. 피사체의 위상차를 검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태양광이나 반사광 등 강한 빛이 프레임 안에 있는 경우도 빛이 위상차 검출을 방해합니다. 피사체가 너무 작은 경우도 초점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AF는 상당히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구조 자체는 간단합니다. 적외선 AF는 적외선으로 피사체와의 거리를 측정, 그 거리 앞에 무조건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며 콘트라스트 검출 AF는 피사체의 대비값이 가장 큰 거리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위상차 AF는 피사체의 상간격이 일치할 때를 측정하는 AF 방식입니다. 하지만 각 메이커에서는 기본적인 AF 방식 이외에도 정확도를 높이고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검출 센서를 개선하고 초점이 맞는 범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초점은 사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초점이 맞지 않아 흐릿한 사진을 얻게 된다면 상당히 억울한 일입니다. AF의 구동 원리,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장단점을 이해하고 자신이 사용하는 카메라의 AF 방식을 미리 파악해 두면 초점이 빗나가는 상황을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