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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개 이해하기

김영인 2010. 4. 23. 11:36

 

F2.8? 4.0? 조리개의 F값은?

  니콘 D80과 캐논 EOS 400D 발매로 시작된 하반기 DSLR 디카 시장은 올해도 많은 유저들을 사진 세계로 끌어모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막상 DSLR 유저가 되려면 알아야할 것들이 많습니다. 특히 컴팩트 카메라를 사용해오다 DSLR 카메라로 상향기변해온 유저들이 가장 난감해하는 문제가 바로 렌즈입니다. 렌즈를 직접 고르다 보면 평소에 모르고 지나쳤던 사양도 자꾸 눈에 들어와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그중에서도 조리개에 대한 부분은 초첨거리나 구경과 같이 익숙한 단위를 사용하지 않아 초보자들에게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 어렵기만 하지요.

  조리개란?

  조리개는 카메라의 렌즈 내부에서 빛이 들어오는 구멍의 크기를 조절하는 장치입니다. 얇은 날개막이 약 5 ~ 8장 둥글게 모여 열리고 닫히는 동작을 통해 빛의 양을 조절합니다. 밝은 실외에서 셔터스피드를 유지하면서 노출을 낮추거나 노출을 유지하면서 셔터스피드를  늦출 때 이 조리개를 활용합니다. 조리개는 카메라 뿐만 아니라 현미경에도 탑재돼 반사경으로부터 들어오는 빛의 양을 제한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PICT2732_s.jpg PICT2733_s.jpg
<DSLR 카메라의 심도미리보기 버튼을 누르면(오른쪽 사진) 조리개가 조여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디카가 보급되고 카메라의 자동기능이 첨단화되면서 컴팩트 디카 유저들은 더 이상 조리개와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습니다. 자동, 혹은 P모드를 통해 적정 노출치만 적용하면 카메라가 알아서 다 제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리개는 사진의 화질과도 연관되는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합니다.

  수치는 무엇을 의미하지?

  렌즈의 사양표를 보면 F2.8-F4.8, 혹은 1:1.4와 같은 문구를 접할 수 있습니다. 바로 조리개의 능력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mm로표기되는 초점거리나 초단위로 쓰는 셔터스피드에 비해 F라는 생소한 단위가 붙기 때문에 처음 보는 이들은 이러한 수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이 숫자들의 정확한 의미는 바로 '구경비'로,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해 해당렌즈가 빛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상태를 1로 보았을 때 조리개가 만들어낸 유효구경과 렌즈 전체의 구경과 얼마나 차이나는지를 나타낸 것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편한 방법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28-105mm F3.5-4.5렌즈는 최대광각인 28mm에서 F3.5(1:3.5)를, 최대망원인 105mm F4.5(1:4.5)를 지원합니다. 렌즈의 전체구경이 58mm라고 가정(편의상 필터구경을 실구경으로 가정합니다)하면, 1: 3.5 = □ : 58로 풀어 조리개가 열어주는 유효구경이 약 16.57mm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이 렌즈가 F2.8을 지원한다면 유효구경은 약 20.71mm까지 넓어져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겠지요. 렌즈에 대해 '밝다', '어둡다'라고 표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보다 밝을 수 없는 캐논 EF 50mm F1.0L USM>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이렇게 풀이됩니다. 먼저 이론상으로 F는 렌즈를 통과한 광량을 나타냅니다. F값은 광학원리에 따라 렌즈 유효구경의 제곱에 비례합니다. 초점거리와 유효구경이 같을 때를 F1.0으로 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조리개를 한스톱씩 줄이면 광량은 1/1, 1/2, 1/4, 1/8, 1/16, 1/32, 1/64로 줄어듭니다. 여기에 제곱에 비례하는 원칙을 적용해 분모에 루트값을 적용해 산출한 것이 우리가 흔히 접하는 1, 1.4, 2, 2.8,...과 같은 조리개 수치입니다. 이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공식이 나오기도 하지요.



조리개값(F) = 초점거리 / 유효구경

  조리개값에 의한 노출은 렌즈 종류에 상관없이 모두 동일합니다. 예를들어 50mm렌즈가 지원하는 F2는 렌즈의 유효구경이 25mm라는 것을 의미하고, 그보다 망원인 200mm 렌즈는 동일한 F2에서 유효구경이 100mm입니다. 빛이 도달하는 거리가 길어져 손실이 발생하는만큼을 넓은 구경으로 대체하므로 두 렌즈는 조리개 수치가 같을 때 노출이 같은 화상을 연출합니다.

  밝은 렌즈, 뭐가 좋아?

  이론이 다소 어려웠지만 종합해보면 F값이 작을수록 렌즈의 유효구경이 크게 벌어지는 렌즈이고, 빛을 더 많이 투과시킨다는 내용입니다. 빛을 더 많이 투과하는 밝은 렌즈는 그만큼 셔터스피드 확보에 유리하지요. 일반적으로 SLR 카메라에 사용되는 교환식 렌즈는 F2.8이상이면 밝은 편입니다. 특히 최대개방에서 소프트한 특성을 보이는 렌즈의 특성을 감안하면 해상력 증가를 위해 조리개를 두세스톱 조인 상태에서 밝은 렌즈들이 흔들림으로부터 더 자유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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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최대개방, 오른쪽은 F11. 대부분 렌즈들은 최대개방보다 조리개를 어느정도 조여줘야 해상력이 상승한다>

  

  이밖에도 대다수 유저들에게 알려진 바와 같이 밝은 렌즈는 얕은 심도 표현이 가능해 인물촬영시 배경흐림 효과가 강하게 나타납니다.

DSC_1416_s.jpg

   밝은 렌즈는 분명 촬영자가 원하는 사진을 가능케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편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밝은 렌즈들은 대부분 대구경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제작 단가가 많이 드는 편입니다. 가격이 비싸지요. 특히 망원으로 갈수록 F2.8이상 밝기를 확보해주는 렌즈의 가격대는 일반인들에게 매우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라갑니다.

  그렇다고 밝은 렌즈가 무조건 전문가의 영역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얕은 심도와 빠른 셔터속도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각 브랜드의 표준 단렌즈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50mm F1.8같은 렌즈는 1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어 저렴한 가격에 밝은 렌즈의 장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85mm F1.8이나 100mm F2.8 Macro 렌즈 역시 50만 원대 이하 가격으로 고급 렌즈군의 밝은 줌 렌즈에 비해 저렴하게 마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그마나 탐론과 같은 범용 브랜드의 제품 중에도 가격대 성능비 높은 렌즈들이 많습니다. 카메라의 역사는 깊고 시장에 렌즈는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용도에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까요?




빨간 띠 안두르면 어떻습니까? 사진 잘만 나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