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인류는 모닥불을 이용해 난방과 요리를 하며 생존했다. 또한 인류는 불을 사용하기 시작하며 급속도로 문명을 발전시켰다. 하지만 현대 사회로 넘어오며 일상생활에서 모닥불을 피워 음식을 하거나 몸을 녹일 일은 없어졌다. 생활에 편리한 다양한 난방과 요리 기법이 대중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닥불에 대한 향수만큼은 그대로 캠퍼들에게 이어오고 있다.
아웃도어용품 전문매장 ‘7942CAMP’의 임병일 대표는 “매장에서 만나는 캠퍼들 중에 불 때는 재미로 캠핑한다는 분들이 많다”며, “모닥불은 낭만적인 캠핑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모닥불 피우는 장비인 화로대(火爐臺)는 캠핑 필수품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화로대는 바닥에 불이 닿지 않아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장비다. 또한 좀더 쉽고 안전하게 불을 관리할 수 있으며, 효율적인 요리와 난방을 가능케 한다.
화로대의 소재와 구조
불을 담는 그릇인 화로대는 열에 강해야 한다. 대부분의 캠핑용 화로대는 스테인리스스틸로 제작한다. 열 변형이 적고 쉽게 녹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금의 성분에 따라 품질의 차이가 크다. 스테인리스스틸 중에도 자석이 잘 붙는 것은 녹이 슬기 쉽다. 철판의 두께가 얇은 제품은 열에 의한 변형이 심해 사용 후 접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화로대는 오래 전 출시된 일본 S사 제품이 캠핑용 모델의 기본형으로 자리를 잡았다. 바닥판과 접이식 화로, 재받이, 그릴 브리지, 그릴 등이 분리 구성되어 가방 하나에 모두 수납되는 형태다. 캠핑 매장에서 만날 수 있는 제품의 반 이상이 이런 형태다.
다른 스타일의 제품은 브랜드마다 특유의 디자인을 적용한 것들이다. 특히 소형 화로대는 매우 다양한 구조의 제품이 출시되어 있다. 제품마다 특징과 사용방법이 크게 달라 구매할 때 이 부분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화로대의 구성
화로대는 불을 효과적으로 피우기 위해 고안된 장비다. 때문에 각 부위 별로 고유의 기능을 지니고 있다.
요즘 출시되는 제품은 효율적인 요리와 난방을 위한 많은 장치가 포함된 경우도 있다. 기본 형태의 화로대 각 부분을 살펴본다.
1 화로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의 삼각형 판을 받침대가 지지하고 있는 형태다. 철판이 두꺼울수록 열 변형이 적지만 무거워진다. 가볍지만 상판이 너무 얇은 제품은 고열에서 뒤틀리거나 변형이 올 수 있다. 2 받침대 화로 밑에 설치해 지면으로 열이 전달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용도다. 화로에서 떨어지는 재를 받아 주기도 한다. 화로 받침대는 다리 고정 핀이 있어 화로대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방식이 더 안전하다. 3 수납가방 대부분 화로대 구성에 가방이 포함된다. 가방 하나에 받침대와 화로, 재받이, 그릴브리지, 그릴 등이 모두 수납된다. 사용한 화로대를 신문지로 싸거나 김장비닐 등에 넣어서 수납하면 가방을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 4 재받이 화로 안쪽에 걸치고 위에 장작을 얹어 불을 피운다. 구멍이 있어 장작이 잘 탈 수 있도록 공기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무거운 주철 소재의 재받이는 화로대가 흔들리지 않도록 해 안정감도 준다. 5 그릴 브리지 화로대를 조리 도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화로대에 끼워 사용한다. 그릴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위에 그릴을 얹어 사용하거나 프라이팬 등을 이용해 요리할 수도 있다. 6 그릴 그릴 브리지 위에 얹어 화로대로 조리할 수 있도록 돕는 장비다. 대부분 불을 피우고 그릴을 사용해 직화구이 요리를 한다. 사용 후 화로대는 대충 털어 수납하더라도 그릴만은 사용 후 꼭 닦아 주는 게 좋다. 7 주철그릴 직화구이용 그릴.
다양한 형태의 화로대
기본형 화로대는 사각뿔 모양을 하고 있다. 지면에 전달되는 열을 최소화시키고 접어서 수납하기 쉬운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많은 화로대가 개발되어 출시됐지만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형태다.
하지만 불을 피우는 용도인 화로대의 모양이 하나로 통일될 수는 없는 일이다. 다양한 브랜드에서 수많은 형태의 화로대가 출시되어 있다.
특히 백패킹용 소형 화로대는 분리 수납이 가능한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이 나와 있다. 분해하면 작은 책 한 권 크기밖에 안 되는 제품도 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상품 속에 녹여 낸 제품들도 눈에 띈다. 열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고 팬을 돌려 연소 효율을 높이기도 한다. 화로대 하나로 난방과 요리, 전기 공급까지 가능하도록 고안된 제품이다.
1 바이오라이트 캠핑스토브. 2 CAMFIN 와이드그릴 화로대. 3 오일 엣지 더블 스토브. 4 미니 테이블 숯불 그릴. 5 페트로막스 아타고 화로대-그릴. 6 바이오 라이트 베이스캠프 화로대. (휴대폰 충전이 가능한 제품) 7 노마드 초미니 화로대. 8 쇼스 스텐레스 타키비 그릴. 9앱스 미니 화로대.
화로대 연관 용품
화로대의 불을 이용하기 위해 사용하는 장비들이 있다. 불을 쉽게 피울 수 있도록 돕거나, 요리를 쉽게 만드는 것들이다. 화로대와 함께 사용하면 불편함 없는 ‘모닥불 놀이’가 가능한 제품들이다. 기본적인 것들만 살펴본다.
1 삼각대 모닥불 위에서 더치오븐이나 들통을 이용한 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장비다. 삼각대에 길이 조절이 가능한 체인이 달려 있어 더치오븐의 높낮이를 맞춰 화력을 조절할 수 있다. 2 차콜 스타터 숯에 쉽게 불을 붙이기 위한 도구다. 숯을 차콜 스타터에 넣고 아래쪽에 신문지나 착화탄, 토치를 써서 불을 붙인다. 굴뚝효과로 상승 기류가 형성되며 순식간에 숯이 달아오른다. 숯에 완전히 불이 붙으면 화로대로 옮겨서 사용한다. 3 토치 가스를 이용해 강력한 화력으로 장작이나 숯에 불을 붙이는 편리한 장비다. 화로대에 눌러 붙은 기름덩어리를 태우거나 더치오븐을 관리할 때도 유용하다. 4 휴대용 훈제기 화로대나 스토브 위에 올려놓고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훈제기. 부피와 무게를 최소화해 수납이 편리하다. 고기나 치즈 등을 손쉽게 훈제해 먹을 수 있다. 5 철제솔 화로와 그릴 손질용. 6 화로대 테이블 화로대에 딱 맞는 크기로 만든 전용 테이블. 가운데 화로대를 놓고 둘러앉아 음식을 먹을 수 있어 편리하다.
화로대 관리법
화로대는 사용한 뒤에 정리를 잘해야 깔끔하게 유지관리가 가능하다. 재와 고기 기름이 범벅된 그릴이나 화로대를 방치하면 다음 사용 때 불쾌하기 마련이다. 화로를 닦으려면 먼저 토치로 기름때를 태운다. 그 후 철제 솔이나 긁개로 남은 덩어리들을 털어내고 신문지에 잘 싸서 가방에 넣어둔다. 이 정도만 해둬도 다음 캠핑 때 기분 좋게 사용할 수 있다. 좀 더 깔끔하게 보관하려면 집에서 뜨거운 물에 베이킹소다를 풀어 화로대와 그릴 등을 불린다. 그 후 세제를 이용해 깨끗하게 닦고 충분히 말려 보관하면 된다.
화로대 어떻게 사용하나
▶ 화로대는 바닥에 파쇄석이 깔린 곳이나 흙으로 된 곳에 놓고 불을 피운다. 잔디밭에서는 화로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화로대 바닥에 눌리고 열이 가해지면 잔디가 죽는다. 파쇄석이나 흙이 깔린 곳이 없다면 같은 크기의 장작을 두세 겹 정도 쌓고 그 위에 화로대를 설치한다.
▶ 화로대 사용 후 남아 있는 재는 캠핑장에 별도로 마련된 ‘재 버리는 곳’에 버린다. 재 버리는 곳이 따로 없으면 완전히 식혀서 일반쓰레기봉투에 담아서 버린다. 화로대를 계곡물에 씻는 것도 금물이다. 재나 기름때가 물에 섞이면 계곡이 순식간에 망가진다.
▶ 화로대는 사용 가능한 곳이 정해져 있다. 대부분의 자연휴양림에서는 화로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숲과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공기가 건조한 시기에는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