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가 얼어 있는 겨울 산에서 노년층의 실족은 골절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떻게 해야 뼈를 튼튼하게 유지할 수 있고 젊은 사람 못지않은 등산 활동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노년층 등산인구가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좋은 현상이라 할 수 있겠지만 자신의 건강을 과신한 나머지 20대 못지않은 지나친 활동을 하다가 부상을 입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나이를 먹으면 반사 신경이 둔해지거나 근육의 힘이 약해져 유사시에 버틸 수 있는 힘이 약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이 때문에 평범한 장소에서도 균형을 잃거나 돌이나 나무뿌리에 채여 넘어지거나 미끄러져 골절상을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각근력의 저하는 20대에 비해 50~60% 정도 떨어지게 됩니다. 사람이 늙으면 다리부터 약해진다는 옛말이 입증하듯이 특히 하체의 근력저하는 현저해집니다.
- ▲ 발목 염좌 환자를 압박붕대로 응급처치하고 있다.
- 나이가 들면 평행성,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 순발력, 최대산소섭취량이 떨어집니다. 이것도 각근력과 마찬가지로 50% 가까이 저하되며 산소섭취량의 저하는 지구력의 저하로 나타납니다. 일부 기력이 왕성한 노년층은 아직 젊은 사람한테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무의식중에 자신의 육체에 젊은 시절의 강인함을 기대하지만 그것은 단지 생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현대 의학의 발달은 인간의 평균 수명을 늘려 주었고 건강을 위한 여러 가지 여가활동으로 나이가 들어서도 좋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나친 기대와 자신감은 자신의 몸을 망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활동해야 합니다.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노년층의 활동이 돋보이는 여러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환경이 비슷한 가까운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면 60세 이상의 나이임에도 젊은이들 못지않은 노익장을 과시하는 실례를 볼 수 있습니다. 2002년 에베레스트 최고령 등정자로 세계를 놀라게 한 와타나베 다마에(당시 63세)는 10년 뒤인 2012년 73세의 나이로 또 한 번 에베레스트에 올라 자신이 세운 세계 최고령 여성등정기록을 경신했습니다. 그녀는 세계의 지붕 끝을 밟고 무사 귀환한 현존하는 최고령 여성입니다. 2003년에 정상에 오른 70세의 미우라 유이치로, 3년 뒤 미우라의 기록을 경신한 다키오 아라야마(70세 7개월) 등이 그런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도전할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이룩한 활동의 결과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성과가 아니며 이들은 이미 젊은 시절부터 지속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단련해 왔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미우라와 같은 사람은 1970~1985년 세계 6대륙 최고봉 스키활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을 정도로 지속적인 활동을 하며 저력을 키워 온 인물입니다.
노년층의 신체적인 쇠퇴는 어느 정도 트레이닝에 의해 막을 수 있지만 너무나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서는 안 됩니다. 어떻든 노년층이 안전한 등산을 즐기려면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알고 나름대로의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특히 중노년층의 신체적 변화 중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체내의 칼슘(Calcium) 감소입니다. 칼슘의 감소는 산에서 작은 충격이나 실족만으로도 골절상을 입게 합니다.
뼈를 튼튼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도 필요하며, 등산 활동 중에 골절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며, 특히 중노년층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뼈가 튼튼하다는 것은 칼슘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만약 병원에서 X선 사진 촬영을 하고나서 “뼈가 좀 약해 졌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뼈 속에 칼슘이 절반 이하가 되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칼슘이 부족하면 뼈에 바람이 든 것 같은 상태가 되며 심하면 스스로가 자신의 체중을 지탱할 수 없게 되고 점점 뼈가 부서져 허리가 굽게 되고 이것이 곧 골다공증입니다.
골다공증 상태가 되면 튀어나온 바위 돌기에 부딪히거나 하산 중 경사진 비탈길을 내려가다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는 등의 사소한 사고에도 골절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골다공증은 나이를 먹으면서 발생하는 조직의 노화현상이 원인으로 오랫동안 칼슘 섭취량이 부족하고 호르몬의 변화가 겹쳐서 촉진되고 활성형 비타민D의 부족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일반적으로 유제품 섭취가 적은 것도 칼슘 부족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일상적인 식생활에서 우유 한 잔이나 생선을 먹는 식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뼈에 함유되어 있는 칼슘의 양은 20세 무렵의 남성이 많고 40세 후반에 이르러서는 급격하게 몸 밖으로 빠져 나갑니다. 빠져나가는 비율을 늦추고 정점을 높이는 것으로 뼈를 튼튼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칼슘 섭취량은 예전에 비해 식생활이 풍요로워진 요즘에도 아직 부족한 상태입니다. 균형 있는 식단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칼슘은 위속으로 들어가 용해되고 십이지장부터 흡수되어 혈액으로 들어가서 뼈로 가는 것인데, 혈액 속에 칼슘이 부족하면 그 부족량을 보충하려고 뼈를 녹이기 때문에 뼈가 약해지는 것입니다.
식품 중에서 우유가 칼슘을 섭취하기에 가장 쉬운데 나이가 들면 우유나 버터 등의 유제품의 냄새가 싫다는 이유로 기피하게 되므로 칼슘 섭취량이 줄어들고 아울러 장의 기능이 떨어져 흡수가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우유가 싫다면 대신 생선으로 보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 고난도 볼더링 등반
- 평소 습관적으로 칼슘을 섭취해 혈액 속의 칼슘 농도를 항상 높게 유지해 주면 효과적입니다. 뼈를 튼튼하게 만들려면 식생활을 통해 칼슘 섭취량을 늘려나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평소 산행을 통하여 근육을 단련하면 골다공증 방지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요통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평지 걷기나 등산은 골다공증 예방에 아주 적합한 운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2 볼더링이 암벽등반 훈련으로 다시 없이 좋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 유래와 준비물, 트레이닝 방법 등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암벽등반의 기록을 살펴보면 ‘볼더링(Bouldering)’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것은 1914년경 영국에서부터입니다. 해안 벽이 많은 웨일즈(Wales)의 헬리그 볼더(Helyg Boulder)는 이름난 볼더링 대상지입니다. 그 20년 후 프랑스 파리 남쪽에 있는 숲 퐁텐블로(Fontainbleau)에서 피에르 알랭(Pierre Allain)이라는 유명한 클라이머가 볼더링 클럽 로샤시에를 만들어 매주말 회원들이 모여 볼더링을 하면서 신종 스포츠를 널리 보급했습니다. 알랭은 현재 우리가 신고 있는 플랫 솔 암벽화(Flat Sole : 빤빤이 창 암벽화)를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초기의 볼더링은 초심자의 기술 습득과 중급자의 기술 향상을 위한 트레이닝 대상이었으나 현재는 고도의 테크닉을 즐기는 고유한 장르가 되었습니다. 볼더링은 전문적인 암벽등반과는 관계없이 일종의 신종 스포츠로서 대중의 인기와 영합하고 있습니다.
볼더링에 필요한 준비물은 간단합니다. 암벽화, 초크(chalk)와 초크 주머니, 트레이닝복, 브러시(Brush), 대형 매트리스 정도만 준비하면 됩니다.
- ▲ 안개가 자욱한 산길을 걷는 등산인들. 강산성 안개는 사람뿐만 아니라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
- 암벽화는 밑창이 평평한 플랫 솔이 접착력이 좋습니다. 바지는 신축성이 뛰어난 스판 소재의 제품이 동작하기에 편리하며, 속건성 소재의 티셔츠 한 벌을 준비하면 됩니다. 초크는 땀으로 손이 미끄러지는 것을 보완해 줍니다. 탄산마그네슘 분말을 사용하며 최근에는 초크가루가 날리는 단점을 보완하기위해 액체로 만들어진 초크도 보급되고 있습니다.
초크를 손에묻히면 손끝이 터프해지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이 가루를 담아두는 주머니가 초크 주머니 입니다. 이 주머니는 허리에 찰 수도 있고 안전벨트에 걸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브러시는 필수적인 장비는 아니지만 홀드에 낀 흙먼지를 털어 내는 데 쓰입니다. 단단하게 붙어 있는 이끼 종류는 쇠 브러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초크 주머니에 끼워서 휴대하면 됩니다. 헌 칫솔로 대용할 수 있으며 신발창에 붙은 흙먼지를 제거하는 데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또한 두껍고 면적이 넓은 매트리스도 준비해 추락할 때 발목의 부상을 방지 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볼더링을 위한 특별한 준비운동은 없으나, 클라이밍을 위해 전문 근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체중을 바위 위로 끌어 올리는 동작과 비슷한 것 중의 하나가 턱걸이입니다. 턱걸이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여 근력을 키워 둘 필요가 있습니다. 차츰 횟수를 늘려가도록 노력해야 하며, 손끝을 모아 네 손가락만으로 한다면 적절한 운동이 될 수 있습니다.
볼더링을 위한 상체 훈련은 대부분 상체를 당기는 데 쓰이는 큰 근육 위주입니다. 등, 어깨, 그리고 팔의 윗부분인 상완입니다. 즉 당기는 근육을 중점적으로 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드러누워서 윗몸을 반쯤 일으키는 소위 싯업(Sit up)도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복근이 강화되며 장딴지 근육강화 훈련도 반복해야 합니다.
유연성 기르는 운동으로 스트레칭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볼더링 전후에 15분 정도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트레칭에 기대를 거는 것은 근육을 늘어나게 해주어 옆구리와 사타구니의 근육을 많이 벌어지게 하는 것과 굳어진 근육을 빨리 풀자는 데 있습니다. 스트레칭은 많이 할수록 몸이 나긋나긋해지며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고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산봉우리를 휘감고 있는 안개는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그런데 이런 안개비가 산성비보다 몇 배나 인체에 해롭다고 합니다. 산성비에 비해 안개의 오염강도가 더 심각한 것이 사실인지요. -이종범 서울시 도봉구 수유동
산성비가 인체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산성안개가 산성비보다 열 배나 인체에 해롭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 ▲ 설악산 귀때기청봉 너덜지대.
- 산성안개는 인체의 기관지나 눈을 자극하는 등 사람에게 해로울 뿐만 아니라 수목을 고사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몇 년 전 일본의 한 일간지에 ‘안개에 죽은 숲’이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어 사람들을 놀라게 한 일도 있었으며, 우리나라 신문에서도 ‘강산성안개 비상’이라는 연구결과가 한 대학교수에 의해 발표되어 산성안개의 유해성이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산성안개는 산성비와는 다른 방법으로 식물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산성비는 토양을 매개로 하여 간접적인 피해를 주지만 산성안개는 동식물에게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산성안개가 산성비보다 생태계에 더 악영향을 주는 이유는 빗방울은 지면에 떨어지지만 안개는 공기 중에 떠서 오래 머물면서 계속해서 주위의 오염물질을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안개가 비보다 더 오염물질의 농도가 높고 산성도도 높다고 합니다. 또한 표면에 달라붙어 영향을 미치는 시간이 비보다 안개가 더 길다는 점이 피해를 더욱 높여 준다고 합니다.
초기에 내리는 산성비는 오염물질의 농도가 높지만 지속적으로 내리는 비는 나뭇잎이나 물체 표면의 오염물질을 씻어버립니다. 그러나 산성안개는 식물의 잎 등에 부착되어 땅으로 흘러 떨어지지 않고 잎에 맺혀 있는 시간이 길고 해가 뜨면서 안개가 증발하게 되면, 오염물질의 농도는 더욱 높아져 생태계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오염된 안개는 낭만적인 무드를 연출하는 기상현상은 아니며, 비보다 오염물질이 더 많은 강산성으로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안개가 자욱한 산에서는 방수의류를 입고 피부가 노출되는 일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에서 휴식할 때 지면의 한기를 차단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한기차단용품은 어떤 것이 좋은지요. -하일성 종로구 누상동
등산할 때 잠시 동안의 휴식은 체력회복을 위해 중요합니다. 이런 때 바위나 풀밭, 가랑잎이 쌓인 곳에 앉아 휴식을 취할 수도 있지만 지면이 젖어 있거나 겨울철 눈과 얼음이 덮여 있는 맨땅 위에서 휴식을 취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들쥐가 많이 서식하는 지역에서는 유행성출혈열의 위험마저 따르기 때문에 바닥 깔개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런 때 필요한 것이 간이의자와 소형 매트입니다.
- ▲ 접이식 간이의자.
- 현재 시판되고 있는 소형 바닥 깔개는 3~4단으로 접어서 휴대할 수 있는 발포 스펀지 방석이 값도 저렴하고 가볍기 때문에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좀더 고급스런 깔개를 원할 경우는 공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소형 에어 매트가 좋습니다. 이 제품은 내구성이 우수한 방수원단과 복원력이 뛰어난 스펀지를 내장하여 깔고 앉았을 때 공기의 탄력으로 매우 편합니다. 그러나 이 깔개는 화기에 약하고 깔개 밑에 나무 그루터기의 날카로운 가지나 뾰족한 바위 돌출부에 찢겨지기 쉬운 단점도 지니고 있으므로 매트를 깔기 전에 바닥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등산용 접이식 간이의자도 휴식 시 요긴하게 쓰입니다. 두랄루민이나 알루미늄 파이프의 프레임에 나일론 천을 씌워 만든 제품입니다. 의자를 폈을 때의 모양은 삼각형과 사각형 두 가지 타입이 있으며 사각형의 타입이 좀더 편합니다.
간이 의자는 매트와 달리 질퍽한 땅 위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며 캠프 사이트에서 장시간 동안 앉아 있어도 불편하지 않습니다. 휴대할 때는 접이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배낭 속이나 바깥쪽에 부착해도 좋습니다.
등산용 깔개는 우리가 소홀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체온 보존에 필요한 중요한 용구라 할 수 있습니다. 눈이나 비에 젖은 차가운 바위에 앉는 것은 전도(傳導)에 의한 체열의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전도에 의해서 손실되는 인체의 열량은 소량에 불과하지만 때로는 눈, 바위, 얼음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다른 옥외 활동가들보다 훨씬 많이 전도에 의해 열을 상실할 수 있으며 이런 일이 누적될 경우는 저체온증상을 유발시켜 위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 다가올 겨울철 산행에서는 깔개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깔개 없이 눈이나 얼음 위에서 앉아 쉴 때는 배낭을 깔개 대용으로 깔고 앉는 것도 열전도를 막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보통 정도의 저체온증은 대개 완전히 회복되지만 심한 정도의 저체온증(중심체온이 26℃ 이하인 경우)은 대부분 생명에 지장이 초래되어 사망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장비라 할지라도 주변 환경에 따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 이용대 코오롱등산학교
- 상식으로 배우는 등산 용어
테일러스(talus)
풍화작용으로 벼랑 아래에 쌓인 돌 더미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곳을 흔히 ‘너덜’이라 부른다. 너덜은 너덜겅의 준말로 많은 돌들이 깔려 있는 산비탈을 지칭한다. 테일러스와 유사한 용어로 스크리(Scree)가 있다. 테일러스는 넓은 지역에 깔려 있는 돌무더기, 스크리는 좁은 지역에 쌓여 있는 돌무더기를 의미하지만 엄격하게 구분해서 사용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테일러스보다는 스크리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스크리 주변에서 암벽등반할 때는 로프의 끌림에 의한 낙석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 설악산 귀때기청봉이나 황철봉 일대의 넒은 경사지에 깔린 바위지대는 테일러스이고, 북한산 인수봉의 B코스에 쌓여 있는 돌들은 스크리에 해당한다.
설악산 귀청 일대나 황철봉 일대 또는 신선봉 일대처럼 넓게 형성된 곳이 있는가 하면 숲에 둘러싸여 산행 중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작은 규모의 것도 많다. 너덜지대에는 고만고만한 바위들이 널려 있어 발자국 흔적이 뚜렷하지 않으면 방향을 잘못 잡을 수도 있고, 특히 안개가 끼었을 경우 방향을 잡기 힘들다. 또한 눈이 쌓인 겨울에는 바위 사이 함정이 눈에 덮여 있는 경우가 많아 발목이나 다리가 빠질 위험이 있다. 특히 비가 내릴 경우에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세심한 주위가 필요하다. 너덜지대에 들어서면 건너편 숲 어딘가에 표지기나 케언(길 표시로 돌을 쌓아 놓은 것)이 있는지 먼저 살핀 후 방향을 잡아 나아가는 것이 안전하다.
Q 1
과거 일제가 우리나라 산에 남긴 풍수침략의 흔적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드립니다. 일제가 풍수침략의 흔적으로 남겨놓은 산정의 쇠말뚝 설치 목적이 한국 명산의 혈을 끊기 위해서였는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었는지 그 진위를 알고 싶습니다.
- ▲ 노적봉 정상에서 쇠말뚝 제거 작업 중인 고 백태흠씨.
아직도 일제강점기의 흔적은 우리 주변과 산하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한때는 일제의 풍수침략 근거라고 여겨지는 쇠말뚝 뽑기가 전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전국 명산의 혈을 끊기 위해 일제가 박았다는 쇠말뚝을 찾는 일과 뽑는 일이 산악인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실제로 여러 곳에서 제거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최초의 쇠말뚝 제거작업은 1981년 8월 15일 북한산 노적봉 정상에서 산악인 고 백태흠씨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몇 사람과 함께 4개월 동안 힘겨운 작업 끝에 이 일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때 뽑은 신주로 된 쇠말뚝은 길이 1.1m, 무게 5.5km였으며, 지금도 노적봉 정상에 이 말뚝을 뽑아낸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백태흠씨의 이런 활동이 있은 뒤 1995년 정부(내무부)는 전국에 박혀 있는 쇠말뚝 현황을 파악했으며, 그 결과 북한산의 노적봉을 비롯해 백운대, 속리산의 문장대, 마산 무학산, 신불산 등 14개 지역에서 19개의 쇠말뚝이 발견됐습니다. 가장 많이 발견된 곳은 백운대로서 15개였습니다. 쇠말뚝 제거작업은 1995년 5월에 모두 마무리됐으며, 1985년 5월 백운대에서 제거된 15개의 쇠말뚝은 현재 독립기념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은 산의 혈맥을 중시하는 풍수사상이 조선민족의 정서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1931년 조선총독부에서 발간한 <조선의 풍수>를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쇠말뚝을 박은 이유가 방향표시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으나, 이 분야 전문가들은 이런 견해는 옳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풍수전문가들은 쇠말뚝의 설치는 조선의 풍수를 갈기갈기 찢으려는 풍수적 주술이라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일제가 우리의 맥을 망가뜨린 흔적은 명산 곳곳에 있으며,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채 남겨져 있는 곳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이런 곳을 발견하여 치욕의 과거를 뽑아 조국 산하의 상처를 치유해야 합니다.
Q 2
화장실 시설이 없는 산에서 장기간 야영생활을 할 때 생태를 파괴하지 않는 배설물 처리방법에 대해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 ▲ 산악인 유학재씨가 대변용 구덩이를 파기 위해 제작한 에코삽. 15cm 길이다.
우리나라 산에서 처음으로 자연보호에 앞장선 사람들은 산악인들이었습니다. 시민운동으로 자연보호를 처음 실천한 사람 역시 산악인들입니다. 북한산의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고 우이령 관통도로를 저지하고, 백두대간 보존운동을 전개한 사람도 산악인들이었습니다. 이렇듯이 산악인들은 환경보호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사소한 데에까지도 환경을 배려해 왔습니다.
오랜 기간 생활공간으로 활용하는 야영장 주변은 그 어느 곳보다 청결을 유지해야 합니다. 산악환경을 고려한 배설물 처리방법은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 하나는 땅에 구덩이를 파서 그곳에 대변을 보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고도가 낮은 산림 지역이나 유기토양을 가진 지역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구덩이는 물길(계곡물)에서 최소한 60m 이상 떨어진 곳에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질오염을 막기 위한 방편이기도 합니다.
등산로나 야영장 주변에서도 이만한 거리는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유기물 층에 20~25cm 깊이의 땅을 판 다음 대변을 보고 흙으로 덮어야 대변이 유기토양에서 분해될 수 있습니다. 흙을 덮을 때는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게 조화되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또 다른 방법은 대변을 신속하게 건조시키는 방법입니다. 유기토양이 얇은 고지대나 높은 곳에 위치한 바위지대에서는 분해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땅을 파고 대변을 보는 방법은 좋지 않습니다. 이런 지역에서는 사람의 왕래가 없고 햇볕이 잘 드는 바위를 찾아 배설한 다음, 돌멩이를 이용해 배설물을 눌러두면 배설물 면적을 넓혀 주기 때문에 빨리 건조됩니다. 기온이 낮은 고소에서는 분해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등산객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서는 이런 방법이 다른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줍니다. 또한 소변은 식물이 없는 바위나 땅바닥에 배설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변에 들어 있는 염분이 식물을 죽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3
조선조 때의 고지도를 보면 각 고장 거리의 원근을 표시하는 단위가 리수(里數)로 표시돼 있습니다. 10리는 몇 km이며, 거리측정단위인 ‘리수’는 어떤 기준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궁금합니다. 어떤 기구를 사용해 거리를 실측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 ▲ 지도 한쪽에 거리표시가 돼 있는 ‘해동여지도’.
조선조 때 거리를 측정하는 기준은 ‘척(尺), 보(步), 리(里)’였습니다. 흔히 쓰는 자(尺)는 일반적으로 주척(周尺: 6치 6푼자)이며, 주로 도로나 토지의 측정에 쓰였습니다. 그 단위는 6척(尺)-1보(步), 360보(步)-1리(里), 3,600보(步)-10리(里), 1식(息)-30리(里)라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흔히 도리식수(道里息數)라 하여 30리(里)를 1식(息)의 단위로 사용했습니다. 조선시대의 역로조직(驛路組織)은 대개 30리마다 1개역을 설치해 운영했으며, 이 역에 도착하면 휴식을 취하게 했습니다. 우리나라 고지도에 나타난 리수(里數)에 남북(南北) 3,202리, 동서(東西) 1,230리로 기록되어 있는 것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국토를 실측했기 때문입니다.
평균값으로 1보는 약 1.543m(약 150cm)로 산출했으며, 조선시대에는 사람의 두 발이 모두 진행되었을 때를 1보(步)로 정해 사용했습니다. 10리(里)는 4km 정도로 알고 있으나 이때의 기준으로 보면 약 5.4km에 해당됩니다.
10리가 약 5.4km, 1보가 약 150cm로 옛 지도(대동여지도) 상에서의 계산과는 별도로 보척(步尺) 또는 10리의 단위가 축지적인 면에서 시대에 따라 어떤 값으로 환산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조선조 초기의 측량방법은 ‘승량지법 (繩量地法)’이라고 하여 새끼줄을 가지고 거리를 측량하는 극히 원시적인 방법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태조 2년(1393) 궁전의 형세도를 만들 때 새끼줄을 가지고 측량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측량방법은 토지의 측량뿐만 아니라 산성, 읍성 등의 축조 시에도 이용했다고 합니다.
그후 ‘기리고차(記里鼓車)’라는 거리측정기계장치가 세종 23년(1441) 발명되어 거리측정에 이용됐습니다. 기리고차는 거리측정장치가 부착된 수레로 10리를 갈 때마다 스스로 북을 울리도록 고안된 기계장치로 오늘날 자동차에 부착된 거리측정용 미터계기와 같은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리고차는 용도가 다양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세종 23년에는 신조보수척 (新造步數尺)을 사용해 각 도의 역로(驛路)를 측정했으며, 30리마다 1표(標)를 세우거나, 돌무더기를 쌓거나 나무를 심어 이를 표시했습니다. 지금의 도로에 설치된 거리 표식판과 같은 용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종 25년에는 각 도, 각 읍 간의 거리를 기리고차를 이용해 실측조사를 했습니다.
세조 13년(1467)에는 ‘규형(窺衡)’이라는 거리측정용 기계가 발명되어 실용화됐습니다. <세종실록>에 보면 이 기계는 ‘땅의 원근을 측량하는 물건’이라 기록하고 있습니다.
Q 4
산행 중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피부차단제로는 어떤 것이 좋으며, 올바른 자외선차단제 사용법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또한 일광화상을 입었을 경우 응급처치요령도 알고자 합니다.
- ▲ 자외선 차단크림.
여름에는 간편한 복장으로 산행하기 때문에 노출되는 피부면적이 넓어 자외선을 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피부에 부담을 주어 피부가 거칠어지고 때로는 피부질환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태양빛은 가시광선, 자외선, 적외선으로 구성되며, 이 중 자외선은 체내에서 비타민D를 합성하고 살균작용을 하는 이로운 역할도 하지만, 피부노화, 피부암, 건조, 피부염, 잔주름, 기미 주근깨 등을 생기게도 합니다.
특히 햇빛이 강렬하게 내리쪼이는 오후 시간대에 암릉을 종주하거나, 암벽등반을 할 때는 강한 자외선(Ultraviolet: UV)이 피부의 표피와 진피 층을 투과해 표피 밑의 모세혈관이 팽창되어 피부가 벌겋게 되면서 통증이 생깁니다. 통증은 대개 일광노출 2~6시간 뒤 시작돼 24시간이 지나면 최고조에 다다릅니다. 그리고는 붓거나 얇은 막의 물집이 생기고, 열이 나면서 화끈거리는 통증이 일어납니다. 심하면 두통과 함께 발열과 같은 전신증상을 일으켜 잠을 이룰 수 없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이와 같이 일광화상을 입게 되면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물집을 터트리면 상처를 통해 세균감염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2차 감염을 막기 위해서 항염증제나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때로는 부신피질 호르몬제(스테로이드제) 연고를 사용해야 합니다.
어떤 응급조치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 최선입니다. 자외선이 강한 야외에서는 긴소매 옷을 입고, 햇빛차단용 모자는 반드시 쓰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자외선차단크림을 수시로 바르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구름이 낀 날이라고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날에도 80% 정도의 자외선이 피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6회 이상 일광화상을 경험했던 환자에게서 피부암이 발생할 위험이 2.4배가량 증가한다는 연구보고도 있습니다. 자외선차단크림을 선택할 때 기준인 SPF(Sun Protection Factor)는 자외선 B의 차단효과를 표시하는 단위이며, 자외선 양이 1일 때, SPF15 차단제를 바르면 피부에 닿는 자외선 양이 15분의 1로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최근에 출시되는 PFA(Photoprotection Factor A)는 자외선A차단지수를 뜻합니다. 자외선A는 피부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만 이것 역시 피부노화를 유발한다고 합니다.
햇빛에 피부가 쉽게 붉어지는 사람의 경우는 차단지수가 다소 높은 25~30, 보통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15~20 정도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SPF지수가 높을수록 차단효과는 크지만 피부트러블을 일으킬 가능성도 그만큼 높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제품들은 UV-A차단성분도 함께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별로는 UV-A+, UV-A++ 등으로 표기되고 있습니다.
SPF지수가 높은 제품을 선택하기보다는 15~20 정도의 제품을 자주 발라 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산행 중에는 자외선차단제를 3~4시간 간격으로 발라 주는 것이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여성 산악인들은 화장을 한 다음에 스프레이 타입의 차단제를 뿌리는데 이것 또한 좋은 방법입니다.
최근 스프레이 타입의 제품을 얼굴에 직접 분무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이 제기되면서 얼굴에는 바르는 크림타입의 제품을, 팔다리 등에는 스프레이 타입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자외선차단제는 알레르기성 피부염이 발생하며,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지루성 피부염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으며, 기름기가 많은 지성피부를 가진 사람들의 경우는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자외선 차단제 쓰기를 기피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을 들어보면, 땀이 날 경우 흘러내리며, 피부 표면이 찐득거리는 불쾌감 때문에 사용하기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피부 보호를 위해서는 이런 불편함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합니다.
상식으로 배우는 등산 용어
다이렉트 에이드 클라이밍(direct aid climbing)
- ▲ 에이드 등반기술을 이용한 오버행 등반.
자유등반에 맞서는 등반방식으로 피톤, 볼트, 사다리, 등강기구, 고정로프 등의 인공적 수단을 이용해 홀드나 지점을 만들어 오르는 등반방식을 말한다. 등반계에서는 인공등반을 인간능력 외적인 방법으로 자유등반과 구별한다.
인공등반 초기에는 바위틈새에 피톤을 박아 지점으로 사용했을 뿐, 피톤을 적극적인 등반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점차 암벽등반이 첨예화됨에 따라 미등의 벽에 길을 뚫기 위해 인공장비를 적극적인 등반수단으로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1910년 한스 피히틀(Hans Fiechtl)에 의해 최초의 피톤이 개발되었을 때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산악인들에 의해 피톤의 사용이 활발했으며, 인공적인 용구의 덕택으로 알프스 미답 벽에 많은 길이 뚫렸다. 그러나 당시 전통적으로 수구성만을 고집해 온 영국의 일부 산악인들은 피톤 사용에 대해 심한 반발을 보이기도 했으며, 피톤의 사용을 사도(邪道)라 하여 인공등반의 가치를 거부했다.
그러나 좀더 어려운 등반을 지향하다 보니 체력의 한계 때문에 필연적으로 인공용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 이르렀고, 이런 경향 때문에 점차 보편화되기 시작했으며, 피톤을 사용할 수 없는 수직 암벽에서는 볼트(Bolt)를 사용해 지점을 만드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했다.
1930년대 이탈리아의 에밀리오 코미치는 인공등반을 통해 6급 등반시대의 문을 열었으며, 이후 본격적인 인공등반이 성행했다. 그러나 인공등반 전성시대에도 피톤리스(Pitonless) 등반을 몸소 실천한 파울프레우스와 같은 자유등반의 신봉자도 있었다.
어려운 암벽을 오르기 위한 수단으로 발전한 인공등반기술은 공업문명의 발전과 함께 수많은 인공장비가 개발되어 남용되기 시작했고, 마침내 암장파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들인다. 인공등반이 암장파괴를 가져온 극단적인 예로는 1970년 남미 파타고니아의 피츠로이(Fizroy)산군 세로토레(Serrotorre)에서 행해진 인공등반을 들 수 있다. 이 봉의 첫 등반에서는 전기발전기와 전기드릴을 이용, 무려 300여 개의 볼트를 박고 등반한 기상천외한 인공등반이 연출되어 세계 산악계를 경악시켰다.
이런 문제의 시비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비교적 암장을 깨끗하게 지켜주는 너트(Nut)의 개발로 연결되었으며, 오늘날에는 프렌드와 같은 캐밍 기구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암장의 파괴 없이 등반한다는 클린클라이밍 사조를 낳게 하여 자유등반의 발전계기를 마련했다.
최근에는 지나친 인공등반 의존도에서 탈피하자는 경향이 단순 암벽등반에서뿐만 아니라 고소등반분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영어로는 다이렉트 에이드 클라이밍(Direct Aid Climbing), 또는 아티피셜 클라이밍(Artificial Climbing)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공용구에 의존한다고 해서 인공등반(人工登攀)이라 한다.
레지(Ledge)
발로 딛고 설 수 있을 정도의 넓이를 가진 바위선반을 말한다. 테라스(Terrace)보다 좁으며, 스탠스(Stance)보다는 넓다. 테라스는 텐트를 칠 수 있을 정도의 넓이를 말한다. 영어로 ‘Ledge’라 하며, 일본에서는 암붕(岩棚)이라 한다.
‘등반 스타일’과 ‘등반 윤리’는 어떻게 다른지 알고 싶습니다.
- ▲ 1 캠을 이용한 크랙 클린클라이밍. 2 확보물이 설치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하드프리 등반.
- 대부분의 산악인은 ‘스타일’과 ‘윤리’라는 말을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타일이란 개인적인 특성과 방식을 의미하며, 윤리란 어떤 목표를 추구하는 데 적용되는 규칙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위에서 로프를 내려 톱로프로 어떤 루트를 처음 오르고 나서 그 루트를 초등했다고 하는 것이 정당한 것이냐 부당한 것이냐에 대한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스타일의 문제입니다. 이렇듯이 등반 스타일은 개인(자신)의 문제에 국한하는 데 비해, 등반 윤리는 타인과 자연환경이라는 주제와 관련되는 문제입니다.
즉, 자기의 행위가 다른 사람의 등반에 지장을 주거나 모험적인 요소를 감소시킨다면 그것은 등반 윤리와 관계되는 일입니다. 위에서 하강하면서 볼트를 박는 것은 선등하면서 볼트를 설치하는 것보다 덜 윤리적일 수 있습니다. 올라가면서 설치한 볼트라면 불편한 자리에 볼트가 설치되었다고 주장하겠지만, 등반의 모험적인 요소가 더 강하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등반에서 정당한 방법이란 인공적인 용구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볼트의 설치는 흔한 일이긴 하지만 무차별하게 볼트를 설치하는 일은 윤리적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확보를 위해서라면 가능한 한 회수가 가능한 장비만 사용하는 클린 클라이밍을 고수해야 합니다. 특히 기존의 루트에 볼트를 더하는 행위는 어떤 구실을 붙여도 정당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어떤 루트를 안전하게 등반할 자신이 없다면 아예 시도하지 말아야 합니다.
윤리의 주제는 바위 면을 인공적인 기구로 깎아서 홀드를 만드는 닥터링(doctering)을 하거나 음식 찌꺼기 등 오물을 남겨 자연환경을 오염시키거나 훼손해 다른 사람의 즐거움을 방해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입니다. 산악인이라면 암벽의 보존은 최대의 과제이며 바위 본래의 상태를 존중하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도 바위를 즐겁게 이용할 기회를 주는 것이 윤리의 주제입니다.
최근 과포화 상태에 이른 주말의 암장에서 등반의 차례를 놓고 시비가 일어나는 일을 종종 목격합니다. 등반할 때는 항상 타인을 배려해야 하며 상식을 넘어선 행동은 서로가 자제해야 합니다. 자신의 팀이 뒤에서 올라오는 팀보다 속도가 느릴 경우는 길을 양보하는 것이 등반예절입니다. 먼저 올랐다고 해서 선취특권을 주장하면서 느리게 오른다면 두 팀 모두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는 뒤에 오는 팀은 앞 팀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또한 예의입니다. 무작정 새치기를 하면서 오르는 것은 횡포입니다.
Q2
인공빙벽에서 톱로핑 방식의 등반만을 하다 보니 빙벽에서 선등의 기회가 없었습니다. 선등 시 확보물의 설치요령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 ▲ 스노바 설치는 허리 즈음에서 하는 게 효율적이다.
- 수직의 빙벽을 선등하면서 확보물을 설치하는 것은 힘들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담도 많습니다. 빙벽에서 확보물의 설치는 보통 스크루를 많이 쓰지만 이런 인공 확보물 외에도 얼음의 자연적인 형태를 확보물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튼튼한 얼음기둥(고드름), 나무 등에 러너를 둘러 확보물로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장 보편적인 확보물은 아이스 스크루(Ice Screw)입니다. 요즘의 스크루들은 설치와 회수가 용이한 장점이 있기 때문에 초심자들도 몇 번만 연습하면 쉽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 단, 스크루 설치는 체력과 시간 소모가 크기 때문에 같은 길이의 암벽 피치에 비해 적은 수의 중간보물을 설치해 확보물의 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크루 설치는 행어(hanger)가 얼음표면에 닿을 때까지 깊숙이 돌려 넣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행어까지 박기에는 얼음의 두께가 얇다면 더 짧은 규격의 스크루를 써야 합니다. 여분의 스크루가 없을 경우 스크루 중간 허리에 슬링을 걸어 쓰기도 하지만 안전성이 떨어지므로 이는 최후의 방편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추락의 충격이 클 경우 스크루가 충격방향 쪽으로 구부러지고 중간에 묶여 있던 슬링이 행어 쪽으로 밀리면서 날카로운 모서리에 절단될 수도 있습니다. 얼음 위로 노출된 스크루 길이가 5cm 이하면 그냥 행어에 퀵드로를 걸어 쓰면 되지만, 5cm 이상이면 그 지점은 불안합니다.
스크루는 빙질, 얼음의 두께, 기온, 설치 각도에 따라 강도와 안전성이 달라집니다. 보통은 얼음 면의 수직 방향에서 10~15도 정도 위로 올려서 설치합니다. 최근 스크루의 설치 각도에 대한 새로운 시험결과가 미국의 등산전문지 <클라이밍>에 발표된 바 있습니다.
단단하고 치밀한 얼음에서는 스크루의 축이 10~15도 위로 들리게(행어가 10~15도 정도 아래쪽으로 하향하도록) 설치하면 최고의 강도를 보인다는 시험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런 방법의 설치는 추락 하중이 실렸을 때 얼음이 깨질 가능성을 줄여 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밀도가 높은 얼음의 경우에만 해당하며, 일반적인 얼음에서는 종전의 방법대로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스크루를 설치하기 좋은 장소는 아이스 툴을 박기 좋은 지점과 같습니다. 볼록한 곳보다는 움푹 들어간 지점이 좋고, 다른 팀이 등반 중 만들어놓은 피크 구멍도 좋은 설치장소입니다.
스크루를 설치할 때는 한 손 이용방식과 확보 줄 이용방식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한 손 이용방식을 흔히 자유등반방식이라고 말하지만, 빙벽에서 자유등반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 표현입니다. 빙벽등반 자체가 아이스 툴이나 크램폰 같은 인공적인 도구를 써서 오르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한 손 이용방식은 양쪽(양손)의 아이스 툴을 얼음에 깊이 박은 다음 체중을 싣고 팔을 펴면서 한 손으로 아이 툴에 매달려 다른 손으로 확보물을 설치하는 방법입니다. 이때 상체가 빙벽에서 떨어져야 안정된 자세로 스크루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확보 줄 이용방식은 아이스 툴을 얼음에 깊이 박은 다음 코드슬링에 연결된 피피(FIFFI)나, 길이조절이 자유로운 이지데이지(Easy Daisy)에 연결한 카라비너를 아이스툴의 스파이크 구멍에 걸고 매달려서 설치작업을 합니다. 이때 다른 한 손의 아이스툴은 얼음에 박아 놓고 스파이크 구멍에 퀵드로를 걸고 등반용 로프를 걸어 둡니다. 스크루 설치가 끝난 뒤에는 등반용 로프를 걸어놓은 아이스 툴에서 로프가 끼워진 퀵드로를 회수해 스크루에 옮겨 끼운 후 등반을 계속합니다.
가장 효율적인 설치 위치는 바로 자신의 엉덩이 높이입니다. 이 위치는 스크루를 얼음 속에 밀어 넣는 데 자신의 전 체중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팔을 가슴 아래로 유지할 수 있으므로 일정량의 혈액이 팔로 공급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양발은 좋은 스탠스에 놓고 해야 하며, 마땅한 스탠스가 없을 때는 크램폰의 발톱으로 얼음을 파내서 딛기 좋은 발판을 만들어야 합니다.
스크루의 설치는 정확하고 신속해야 하며, 푸석한 얼음 표면이나 잔 고드름, 스크루 회전을 방해하는 얼음 등을 제거한 후 설치해야 합니다. 한 지점에 두 개의 스크루를 설치할 때는 두 지점 사이의 간격이 적어도 60cm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한 지점에서 뻗어나간 파열선이 다른 지점까지 이어져 양 지점 모두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선등자가 장비를 안전벨트에 휴대할 때에는 잘 쓰는 손 쪽에 선등에 필요한 장비를 걸도록 해야 합니다. 스크루는 앞쪽에 걸고, 길이에 따라 짧은 것부터 긴 것 순으로 이빨이 뒤로 향하도록 걸어야 하며, 다음엔 퀵드로와 러너를 걸어야 쓰기에 편리합니다.
겨울 산에서 눈 표면의 변화에 따른 운행 시 고려할 사항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 ▲ 급경사 설사면을 오르는 등산인들.
- 눈의 결정체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빙점 아래의 온도에서 응축될 때 형성되며, 신설의 경우 수분이 30%, 공기 함유량이 70% 차지하며 때로는 그 이상이 되기도 하는데, 산에 내리는 눈은 평균 7~10%가 수분입니다. 이것이 눈에 대한 화학적인 정의이지만 눈은 표면의 변화에 따라 무빙(霧氷), 서리, 분설(粉雪), 싸락눈, 사스트루기, 눈처마, 선컵 등으로 표면 상태가 변화하기 때문에 겨울 산을 오를 때는 변화하는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무빙은 안개가 얼어붙은 하얀색의 불투명한 서리입니다. 이 종류의 눈은 나무나 바위같이 바람에 노출된 물체에 형성되며 밀도가 높고 딱딱한 표면을 형성하며 부스러지기 쉽고 바위나 얼음 표면에 있을 때는 불량한 확보지점이 됩니다.
서리는 지면 높이에서 만들어지는 눈으로, 대기 중의 수증기가 고체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단단한 물체 위에 형성됩니다. 눈 표면에 내린 서리는 ‘표면서리’라 부르며 매우 미끄럽습니다.
분설은 솜털 같은 가벼운 신설을 말하며, 가랑눈 또는 세설(細雪)이라고 부르며, 접착력이 없고 공기가 대부분으로 푸석푸석하며, 건조한 표층 눈사태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런 종류의 눈 위에서 글리세이딩 등 하중을 가하면 눈사태의 가능성이 커집니다. 새로 내린 눈의 밀도는 기상조건에 달려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온도가 높을수록 눈의 밀도가 더 무겁고 더 습합니다.
싸라기눈은 눈의 표면층이 녹고 얼기를 반복하면서 형성되며 등산 중에 스텝 키킹을 하기에 좋은 상태지만 오후 늦게 녹은 다음에는 너무 두껍고 끈적끈적해서 운행하기가 어려우며, 눈 아래층의 녹은 물이 흐를 때는 습한 표층 눈사태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사스트루기(sastrugi)는 눈 표면이 바람에 씻기어 물결(파도) 같은 무늬나 울퉁불퉁한 모양이 만들어진 것을 말합니다. 무늬 모양이 각양각색이며 바람의 영향을 받는 완만한 사면에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사스트루기는 겨울철 자연이 만들어낸 조형미이며 사진작가들이 즐겨 찍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사스트루기는 겨울철 건조한 눈이 강한 바람에 의해 굳어지는 윈드 크러스트(wind crust)가 되어 표면이 단단해진 경우가 많으며 러셀 때문에 고생스러울 때 사스트루기 지대를 만나면 단단한 눈 위로 걸을 수 있기 때문에 쾌적한 루트가 되기도 합니다.
한 번 쌓인 눈이 크러스트가 되면 눈사태 염려는 없으나 그 위에 신설이 쌓이면 눈사태의 위험이 따릅니다. 또한 바람에 휘날린 눈 입자가 바람이 약한 장소에 쌓여 있는 상태를 설판(雪板)이라고 하며, 이런 곳은 눈사태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사스트루기는 나무가 없는 높은 능선이나 평원 등 바람을 고스란히 맞는 곳에 생깁니다.
우리나라 말로 눈처마라고 불리는 커니스(cornice)는 능선이나 벼랑 끝에 지붕 처마처럼 얼어붙어 튀어나온 설층으로, 절벽의 바람이 불어가는 쪽으로 쌓여서 매달린 오버행입니다.
커니스 위를 걷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무너지는 커니스 덩어리는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 위험하며 눈사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등반 중에 커니스를 만나면 피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입니다.
선컵(sun cup)은 눈 표면에 작게는 2~3cm, 크게는 60~70cm 정도로 패어 있는 구덩이로 그 크기가 다양합니다. 태양의 복사열에 의해 생기며, 대체로 날씨가 오랫동안 맑아 있으면 선컵은 깊고 넓게 패어 있기 때문에 보행할 때 불편합니다. 울퉁불퉁한 선컵의 표면을 걸어 올라가는 일은 등반자를 피로하게 합니다. 선컵은 ‘삭마(削磨)구멍’이라고도 합니다.
겨울 산을 오를 때는 눈 표면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등반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위험요소들을 사전에 예방해야 합니다.
상식으로 배우는 등산 용어
- ▲ 1 닥터링을 이용한 드라이툴링 등반. 2 아이스바일 두 자루를 이용한 더블엑스테크닉 등반.
- 닥터링(doctoring)
홀드가 없는 암벽 면을 드릴로 깎아내어 홀드를 만드는 것을 뜻한다. 영어권에서는 닥터링이라는 말뿐만 아니라 ‘치핑(chipping)’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며, 이렇게 만들어진 홀드를 치피드 홀드(Chipped Hold)라 한다.
이런 행위는 클라이밍 세계에서 사도(邪道)로 지적될 뿐만 아니라 자연을 훼손하는 등반행위이기 때문에 옳지 못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등반을 목적으로 초등 루트나 기존의 루트에 흠집을 내서 홀드를 만드는 일은 다른 사람의 모험성과 등반 가치를 방해하는 올바른 행동양식이 아니다. 등반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항시 다른 사람의 등반성도 고려해야 한다. 프리로 오를 수 있는 루트에 볼트를 박아 루트의 등급을 떨어트리는 행위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더블엑스테크닉(Double Axe Technic)
두 개의 손 도구를 가지고 양팔로 행하는 빙벽등반기술로, 더블엑스테크닉(Double Ice Axe)은 두 개의 아이스엑스를 양손에 사용하여 몸을 당겨 오르는 기술이다.
더블엑스 기술은 1967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여러 빙폭에서 이본 취나드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그가 최초로 고안한 피크가 굽은 엑스와 해머는 이 기술의 진가를 높이는 데 한몫 했다.
이 기술이 개발됨으로써 빙벽등반의 한계를 한층 더 높였으며, 빙벽에서 오버행의 프리화까지 가능케 했다. 프랑스어로는 피켈로 끌어당긴다는 뜻으로 피올레 트락시옹(Piolet traction)이라 한다. 이 기술의 개발로 전 세계에 빙벽등반 붐을 불러일으켰으며, 빙벽등반은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
더블엑스 기술은 크램폰의 프런트포인팅(Front pointing) 기술과 병용해 사용한다. 이 기술은 빙벽등반에 상반되기 마련인 스피드와 안정감을 함께 향상시켰다. 더블엑스와 프런트포인팅에 의한 등반의 장점은 항시 3지점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과 빙벽에서도 안정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블엑스로 오르는 것을 일부에는 ‘빙벽에서의 프리클라이밍’이라고 칭하기도 하나, 두 개의 손도구와 크램폰이라는 인공적인 용구에 의존하는 측면이 강하므로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빙벽을 프리로 오른다’는 표현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데브리(Debris)
바위조각, 토사, 나무 조각 등 잡다한 퇴적물이 쌓여 있는 지대를 말한다. 데브리는 프랑스어권에서 쓰는 용어이며, 영어로는 스크리(Scree), 독일어권에서는 슈트(Schutt)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데브리는 그 주변이 눈사태 지역임을 귀띔해 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런 지점은 사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지형이므로 신속하게 통과해야 한다.
Q1
적설기 등산용구인 스패츠는 어떤 것이 좋은지요. 어떤 제품은 밑단의 틈새로 눈이 새어 들어오거나 지퍼가 망가지는 일도 있고, 등산화를 고정하는 밴드가 망가지기도 하며, 어떤 제품은 기장이 너무 길어 보행에 지장을 주기도 합니다.
스패츠(Spats)는 눈길 걷기나 물이 흐르는 빙벽등반 시 반드시 필요한 용구입니다. 발목 이상의 깊은 눈길을 헤쳐 나가거나 물이 흐르는 빙벽 등반할 때 바지 끝단 사이로 물과 눈바람이 스며들지 않도록 하며 보온효과를 높여 주는 용구입니다.
스패츠는 단순한 기능을 지닌 용구이긴 하지만 구조적으로 작은 결함이 있을 때는 동상이나 체온저하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스패츠의 소재는 보통 나일론 옥스포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방수와 발수기능이 뛰어난 고어텍스 스패츠도 보급되고 있습니다. 나일론 옥스포드로 만든 스패츠는 안쪽에 폴리우레탄 코팅을 하여 방수와 방풍의 기능이 뛰어나지만 내부에서 발생하는 땀을 외부로 배출할 수 없어 결로현상으로 얼어버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고어텍스 스패츠는 방수와 발수기능이 우수해 내부에서 발생하는 땀 배출이 원활하기 때문에 건조한 상태를 유지시켜 주지만 값이 비싼 것이 흠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고어텍스 스패츠는 전체를 고어텍스 소재만을 사용해서 만들기보다는 발목 아래 부분은 옥스포드 원단을 써서 외부의 충격에 찢어지지 않도록 내구성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또 어떤 제품은 하단부에 옥스포드 소재 대신 내구성이 뛰어난 초강력 울트라 고어텍스 소재를 채용해 잘 찢겨지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옆 부분에 망사를 부착한 통풍구를 지퍼로 개폐할 수 있도록 설계해 땀 배출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스패츠를 고를 때는 다음과 같은 요령이 필요합니다.
첫째, 밑단이 등산화와 잘 밀착되는지 직접 착용해 보아야 합니다. 등산화와 스패츠 밑단 사이에 틈이 있을 경우 물이나 눈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스패츠 밑단에 신축성이 있는 고무 밴드를 댄 제품은 스패츠와 등산화를 잘 밀착시켜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스패츠의 밑단은 조금 넓게 만들어진 것이 등산화 윗부분을 충분히 감쌀 수 있습니다.
둘째, 지퍼는 견고해야 하며 눈과 얼음이 붙었을 때도 개폐가 잘 되어야 합니다. 안쪽에 지퍼를 달고 바깥쪽에는 벨크로 테이프로 덮개를 만들어 부착하도록 만든 제품이 좋습니다. 이런 제품은 지퍼가 고장 났을 경우에도 개폐가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지퍼 없이 벨크로 테이프만 부착한 스패츠도 보급되고 있습니다.
셋째, 등산화와 스패츠를 고정시키는 밴드는 강철와이어나 네오 프랜 합성고무가 채택되고 있습니다. 와이어로 만든 밴드는 바위지대와 같은 험한 길을 장시간 걸을 경우 끊어지지 쉬운 단점이 있으나, 눈이 달라붙지 않는 장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반면에 네오프랜 밴드는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등산화 밑창에 눈덩이가 뭉치는 스노볼(Snowball)이 생기는 단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넷째, 사소한 부품인 것처럼 생각할 수 있으나, 스패츠 앞쪽에 달린 금속 고리는 등산화 끈에 잘 걸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이 좋습니다. 이 고리가 등산화 끈에 잘 걸리지 않을 경우는 스패츠 앞부분의 틈새가 벌어져 킥스텝(Kick Step)을 할 때 눈이 들어 올 수 있습니다. 어떤 스패츠는 금속 고리가 너무 작아 등산화 끈에 걸리지 않는 제품도 있습니다. 금속 고리는 아래쪽에서 거는 타입과 위쪽에서 끼우는 두 가지 모양이 있습니다. 어느 모양이거나 등산화 끈에 잘 걸릴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 좋습니다.
다섯째, 스패츠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조여 주는 고무 밴드나 조임 끈이 너무 꽉 조여지는 제품은 혈액순환을 방해하므로 좋지 않습니다. 조임 끈은 고무줄에 코드 락을 부착한 것이 편리합니다.
여섯째, 스패츠의 길이는 무릎관절 높이까지 올라오는 길이가 적당합니다. 기장이 너무 길 경우 보행 시 불편합니다.
Q2
산행 중에 발목의 접질림이 자주일어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혹시 평발이 원인이 되어 그런 것은 아닌지요. 발목 근육의 힘을 기른다면 이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발목근육을 강화하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접질린 발목에 붕대를 감아주고 있다.](http://san.chosun.com/site/data/img_dir/2016/01/04/2016010401944_1.jpg)
산행 중에 발목을 삐는 일은 많습니다. 발목이 삔다는 것은 발목이 비틀려서 일어나는 염좌를 의미하며, 경사가 심한 지형에서 미끄러지거나 빠른 걸음을 옮겨 놓던 중 충격을 받아 몸의 균형을 잃어버릴 경우 발생합니다.
발목을 삐었을 때는 움직이거나 무게를 실으면 통증이 오고 발목이 붓습니다. 이런 때에는 우선 두꺼운 패드로 발목을 감싼 다음 단단하게 붕대를 감아 안정시켜야 합니다. 통증이 계속될 경우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해야 합니다.
발목에 힘이 있으면, 어느 정도 균형을 잃어도 발목을 다치지 않지만 힘이 없으면 발목을 자주 삐게 됩니다. 평소 발목을 자주 삐는 사람은 우선 발목근육의 힘을 기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약속장소에서 누구를 기다릴 때나 장시간 동안 전철 안에서 서 있을 때는 한쪽 발로 서 있는 훈련을 하거나 계단 오르기 또는 발목 스트레칭을 하여 발목근육을 강화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발목 스트레칭을 하려면 머리를 팔로 괴고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다른 쪽 손으로 발끝과 발목관절 사이를 잡은 다음 뒤꿈치를 엉덩이 쪽으로 부드럽게 당기는 동작을 반복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발목뿐만 아니라 다리, 발까지 강화할 수 있습니다. 발목을 삔 후에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등산을 하거나 무리하게 움직이면 반복적으로 발목을 삐게 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발목을 삘 때 인대나 근육뿐만 아니라 뼈, 관절, 연골이 함께 부상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런 때는 반복적으로 발목을 삐게 되므로 발목을 다친 후 6주가 지나도 계속 통증이 있으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한편 선천적으로 발이 기형인 사람, 즉 평발이거나 다리뼈가 안쪽으로 휜 안짱다리 또는 바깥쪽으로 휜 밭장다리인 경우도 발목을 자주 삐게 됩니다. 이런 경우 발목이 긴 등산화를 선택하면 어느 정도 발목부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요즘 널리 보급되고 있는 발목이 짧은 리지화 종류는 반복적으로 발목을 삐는 사람에게는 적당치 않습니다.
Q3
체중을 줄이려고 동네 뒷산에서 걷기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매일 4km정도씩 열심히 걸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발을 디디려고 하니 발바닥에 통증이 느껴지며 아파서 걷기 운동을 중단했습니다. 정형외과를 찾은 결과 족저근막염이라고 합니다. 등산을 병행하면서 이 병을 치유하는 방법은 없는지요.
![족저근막염은 무리한 걷기나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생기는 병이다.](http://san.chosun.com/site/data/img_dir/2016/01/04/2016010401944_2.jpg)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 아래에서 발가락 부위까지 발바닥에 길게 이어진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입니다. 흔히 많이 걷다 보면 발바닥에 무리하게 힘이 가해지고 그로 인해 발바닥 근육을 덮고 있는 근막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오게 됩니다. 이는 과체중 상태에서 평소 운동을 안 하다가 갑자기 많은 양의 걷기를 하면서도 생기는 증상입니다.
이른바 스포츠 질병으로 과(過)사용증후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 갑자기 체중감량효과를 기대하며 무리한 걷기운동이나 조깅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근막의 미세한 파열과 염증이 반복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발바닥을 혹사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스포츠 손상이기도 합니다.
통증을 없애려면 아킬레스건을 늘려 주는 신전운동을 해줘야 하며, 하중을 흡수하는 등산화를 착용하고 발바닥 아치(arch)를 받쳐 주는 깔창을 사용하면 과사용증후군을 피할 수 있습니다.
Q4
장시간 산행 중 다리에 쥐가 나서 고통스러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날은 귀가 후 취침 시에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처리해야 회복이 되는지요. 또한 쥐는 왜 일어나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쥐난다리 풀어주는 방법](http://san.chosun.com/site/data/img_dir/2016/01/04/2016010401944_3.jpg)
쥐가 난다는 것은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는 것으로 부분적으로 근육의 긴장이 강화되기 때문에 근육이 수축되면서 심한 통증을 수반하는 증상입니다.
쥐가 나는 원인은 준비운동 부족, 추위, 강행군으로 인한 지나친 피로, 심한 트레이닝, 혈액순환장애 등입니다. 꽉 조이는 양말의 고무줄이나 밴드에 의한 혈관압박 등도 경련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저체온증, 체내염분의 결핍, 칼슘 부족 등도 원인입니다.
등산 중에 쥐가 나면 심한 통증 때문에 언제 다시 발생할지 불안해집니다. 이것은 근육의 산소부족이 원인입니다. 심한 운동을 하면 산소가 근육에 고루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근육이 피로해지며, 땀과 함께 체내의 염분이 체외로 방출되면 염분부족 현상이 올 수 있습니다.
휴식 도중에 쥐가 나는 경우 땀을 많이 흘려 근육이 급격하게 차가워져 혈액의 흐름이 불안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쥐가 났을 때의 대처방법은 첫째,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젖은 옷을 갈아입고, 쥐가 난 부분을 마사지해 주어야 합니다.
둘째,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양의 땀을 흘렸기 때문에 수분을 보충해야 하며, 전해질용액(스포츠 드링크)을 마시거나 홍차, 코코아 등 몸을 덥힐 수 있는 차를 마시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또한 수분과 함께 에너지원이 되는 당분을 섭취하면 피로회복이 빠릅니다.
셋째, 쥐가 난 부분을 느슨하게 풀어 주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 후, 느긋하게 휴식을 취해야 하며, 스트레칭과 근육을 자극하는 연고를 바르고 마사지로 근육의 긴장을 풀어 주어야 합니다.
경련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에 오르기 전에 충분한 수면을 취해 컨디션을 조절해야 하며, 사전에 스트레칭을 하면 몸에 산소가 충분하게 공급되고 근육이 풀어져 온몸이 따뜻해집니다. 하산 후에는 정리운동을 통해 근육의 피로를 풀어 주면 피로회복이 빠를 뿐 아니라 근육통에도 좋습니다.
상식으로 배우는 등산용어
![발라클라바는 강추위 산행 때 필수다.](http://san.chosun.com/site/data/img_dir/2016/01/04/2016010401944_4.jpg)
▣ 발라클라바(balbclava)
발라클라바는 흔히 안면모, 목출모 등으로 불리는데 얼굴만 나오는 방한용 모자의 러시아어 이름이다. 신체 중에 체열의 60%가 머리와 목 부분에서 발산되기 때문에 추운 환경에서는 머리를 보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기능을 살린 모자가 발라클라바다. 이 모자는 눈, 코, 입 부분만 밖으로 노출되고 머리 전체와 목 부분까지 뒤집어쓰게 되어 있어 매우 우수한 보온성을 지니고 있다. 안면모는 얇고 가벼운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발라클라바를 쓴 위에 오버재킷에 부착된 후드(hood)를 쓰거나 다른 모자를 덧써서 보온기능을 보강하는 것이 기능적이고, 등반 중 헬멧을 써야 할 경우에도 얇은 것이 좋다. 소재로 실크, 폴라텍, 울 등이 사용된다.
▣ 설선(雪線)
높은 산에 쌓인 눈이 녹는 지역과 연중 녹지 않는 지역을 구분하는 경계선을 말한다.
즉 일 년 내내 쌓인 눈이 녹지 않는 높이의 하한선(下限線)을 지칭하며 영어로는 스노 라인(snow line)이라고 한다.
설선의 높이는 위도, 기온, 강설량, 지형, 방위 등에 따라 다르다. 히말라야나 안데스는 약 5,000m, 알프스는 약 3,000m, 알래스카나 스칸디나비아 북쪽은 약 1,000m이며, 극점 부근은 해면고도와 같다. 우리나라에는 설선이 없다.
![아이스바일](http://san.chosun.com/site/data/img_dir/2016/01/04/2016010401944_5.jpg)
▣ 아이스 툴(Ice Tools)
빙벽등반용 손 도구를 말한다. 일반등산에서 사용하는 표준 피켈의 길이보다 샤프트가 짧고 피크, 헤드해머, 애쯔, 손 받침대와 같은 부품을 용도에 따라 자유롭게 교환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아이스 툴이다.
보통 50cm 길이의 짧은 샤프트는 빙벽등반이나 혼합등반을 할 때 다루기가 쉽고, 피크가 박히는 정확도가 높으며 팔 근육을 피로하게 하는 샤프트의 진동을 줄여준다.
아이스 툴의 무게는 보통 580~907g 정도이며, 어떤 제품은 무게 추를 달아 스윙의 무게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헤드가 무거운 아이스툴은 잘 박히지만 뽑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피켈과 달리 아이스 툴은 피크의 반대편에 애쯔 대신 해머가 달려 있으며 똑같은 아이스 툴 한 쌍을 쓰거나, 한쪽은 해머가 달린 것과 다른 한쪽은 애쯔가 달린 것을 짝지어 쓸 수도 있다.
대부분의 아이스 툴은 피크, 애쯔, 해머 등 규격화된 부품 모두를 용도에 맞게 조립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융통성이 늘어나게 되었다. 등반 도중 피크가 부러지면 루트 중간에 매달려서도 교체가 가능하게 되었다.
‘어떤 아이스툴이 가장 완벽한 것일까?’ 장비를 선택할 때 산악인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직접 사용해 본 후 자신에게 제일 잘 맞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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