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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호(Yoho)국립공원은 캐나다로키의 관문 도시 밴프(Banff) 북서쪽에 위치해 있다.
행정구역 상 브리티시컬럼비아에 속해 있지만 접근은 알버타의 캘거리를 거치는 것이 가깝다. 이곳은 주변에 위치한 밴프나 재스퍼 등에 비하면 공원 규모가 작아 트레킹 루트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요호국립공원은 다른 곳에 비해 유난히 내밀한 아름다움으로 이름이 높다. 아득한 높이의 폭포, 침봉으로 둘러싸인 환상적인 호수, 거대한 빙하 등 나름대로의 특징을 지닌 트레킹 코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 ▲ 하늘과 맞닿은 듯한 분위기의 아이스라인 트레일.
- 아이스라인(Iceline)은 요호국립공원의 근간을 이루는 요호계곡 서쪽 사면에 조성된 트레일이다. 이곳에 솟은 프레지던트(President·3,124m)봉우리 주변의 에메랄드(Emerald)빙하 동쪽 외곽을 따르는 산길이다. 이 코스는 알프스의 명봉 마터호른을 초등한 에드워드 윔퍼(Edward Whymper)가 개척했다. 그는 19세기 초반 캐나다 로키에 머물며 많은 트레킹 루트를 만든 주인공이다. 아이스라인 코스는 그가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루트 가운데 하나로 1902년에 완성됐다.
아이스라인 루트는 이름이 의미하는 그대로 빙하의 선을 따라 걷는 트레킹 코스다. 해발 2,000m를 넘나들며 산허리를 돌아가며 환상적인 요호계곡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초기에는 상당히 모험적인 코스였지만, 빙하가 많이 줄어들어 퇴석지대를 걷는 구간이 많다. 지금은 일반인들도 쉽게 다닐 수 있도록 코스가 잘 정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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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라인 트레일의 출발점은 요호계곡의 명소 타카카우(Takakkaw)폭포 주차장(1509m)이다. 주차장에서 길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공원감시초소(Warden Cabin)가 있고 북쪽으로 계속해 200m쯤 더 가면 타카카우야영장이다. 이곳에서 본격적인 트레일이 시작된다. 나무가 울창한 숲을 지나 계곡을 따라 약 3.5km 가면 왼쪽으로 더치스네이(Duchesnay)호수로 가는 길이 보인다. 이 산길은 호숫가를 거쳐 다시 상류에서 계곡길과 합류된다.
- ▲ 눈이 깊게 쌓인 아이스라인 트레일은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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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호계곡 물은 두 가지 색깔
트레일 중간에 계곡의 폭포를 보러 갈 수 있는 샛길들이 나 있다. 잠시 시간을 내어 물가로 내려가면 땅을 파고 들어간 엄청난 수량의 폭포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폭포 위쪽의 강폭이 의외로 넓다. 주차장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들어가니 두 가지 색깔의 강물이 섞이지 않고 흐르는 곳이 보인다. 요호강과 아이스라인 방면에 내려오는 물줄기가 합수되면서 독특한 풍광을 만들어 낸 것이다.
합수지점에는 라우핑(Laughing)폭포 캠프장이 있다. 계곡가에 형성된 널찍한 평지 곳곳에 캠프 사이트들이 조성되어 있다. 이 캠프장 뒤쪽의 계곡 끝에는 거대한 물줄기를 자랑하는 라우핑폭포가 벽 위에서 쏟아진다. 캐나다로키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듯 의젓한 모습이다.
- 아이스라인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리틀 요호계곡으로 이어지는 서쪽 산길을 따른다. 산길로 접어들면 가파른 오르막이 초입을 장식하고 있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산길을 밟아 오르면 어느새 고도가 한참 높아져 있음을 인식할 수 있다. 한여름에도 리틀 요호계곡 상류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냉기가 서려 있다.
리틀 요호계곡길은 곳곳에 갈림길을 토했다. 캠프장에서 1.6km 위에서 북쪽으로 뻗은 산길은 마르폴(Marpole)호수를 거쳐 트윈(Twin)폭포 산장(Chalet)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계속 계곡을 따라 500m가량 더 오르면 오른쪽으로 트윈폭포 위로 오르는 훼일백(Whaleback) 트레일이 나타난다. 여기서 상류로 100m 거리에 왼쪽으로 물을 건너는 다리가 보인다. 이 다리를 건너면 셀레스트(Celeste)호수로 곧바로 가는 트레일로 접어든다. 이 길의 끝은 아이스라인 트레일의 중간지점으로 연결된다.
- 셀레스트호수 갈림길을 지나 잠시 오르면 평원이 펼쳐지며 마음이 편안해진다. 드문드문 나무가 자라는 숲과 널찍한 초지가 형성되어 있고 야생화가 지천이다. 빙하에서 흘러나온 회색빛 계류 뒤로 침엽수가 하늘을 향해 솟구쳤다. 곰이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닌다면 환상적인 그림이 될 듯한 장소다. 숲 위로 펼쳐진 하얀 산과 날카로운 봉우리들이 어우러진 모습도 한 폭의 그림 같다.
- ▲ 타카카우폭포가 정면으로 내려다보이는 조망처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
- 남쪽으로 보이는 높은 산에 하얀 눈과 빙하가 걸려 있다. 아이스라인은 수목한계선과 빙하의 경계를 따라 이어지며 멋진 선을 그려낸다. 리틀 요호계곡의 아름다움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캐나다로키 풍광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요호계곡의 갈림길에서 리틀 요호계곡을 따라 5km가량 오르면 스탠리 미쉘산장(Stanley Mitchell Hut)이 있고 바로 위 200m 거리에 리틀 요호캠프장(2073m)이 자리했다. 캠프장 바로 앞에 삼거리에서 오른쪽은 하이킹 루트로 키웨티녹(Kiwetinok)호수(약 3km), 왼쪽 길은 에머랄드빙하를 보며 사면을 타고 가는 아이스라인 코스로 이어진다.
자갈길 따라가며 빙하 위용 감상
리틀 요호캠프장에서 왼쪽길을 따라 물을 건넌 뒤 계곡 상류로 조금가다 왼쪽 숲으로 접어들면 아이스라인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숲을 지나는 코스다. 7월 초에는 눈에 많아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캐나다로키는 길이 뚜렷하지만 갈림길 등 특정 위치가 아니면 이정표가 거의 없다. 우리나라처럼 나무에 매달아 둔 리본도 볼 수 없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지만 눈이 쌓여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곤란을 겪을 수도 있다. 악천후가 예상되거나 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반드시 지도와 나침반, GPS를 휴대하고 산행에 나서야 안전하다.
- ▲ 수목한계선 위를 걷는 재미가 쏠쏠한 요호국립공원의 아이스라인 트레일.
- 숲을 빠져나오면 아이스라인 트레일 특유의 퇴석지대가 시작된다. 산장에서 4.1km 거리의 언덕이 아이스라인 정상(2,230m)이다. 이곳에서 700m가량 더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 길은 셀레스트호수를 거쳐 다시 리틀 요호계곡으로 이어진다. 아이스라인은 직진해 빙하를 보며 진행하는 길이다. 바위와 자갈이 쌓인 삭막한 사면을 타고 걷다 보면 왼쪽 아래로 장엄한 모습의 타카카우폭포가 서서히 다가온다. 셀레스트호수 갈림길에서 1km 거리의 절벽 위에서 보는 폭포가 정말 장관이다. 그 위로 펼쳐진 엄청난 빙하도 한눈에 든다. 요호국립공원의 속살을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는 장소다.
폭포 전망대에서 고도 크게 낮추며 2.2km가면 다시 갈림길(1,860m)이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쪽(남쪽)으로 이어지는 하이라인(High Line) 트레일은 요호호수로 이어진다. 급경사의 산사면을 가로지르는 이 코스는 길 상태가 거칠다. 눈이 쌓여 노면의 상태가 나쁘거나 초보자가 낀 팀은 이 코스를 피하는 것이 좋다.
- ▲ 트레커를 두려워하지 않는 로키의 땅다람쥐.
- 갈림길에서 왼쪽(동쪽)의 가파른 길로 내려서면 다시 갈림길이 나타난다. 이곳에서도 오른쪽(남쪽) 길을 타고 고도를 높이면 요호호수로 이어진다. 왼쪽 길로 1km 정도 내려가면 타카카우폭포가 바라보이는 위스키 잭 호스텔(Whisky Jack Hostel)에 닿는다. 호스텔에서 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어 있다. 트레커를 위해 만들어둔 트레일에서 보는 폭포 풍광이 압권이다. 도로 합류지점에서 주차장은 약 1km 거리다.
아이스라인 트레일은 총 거리 22km로 1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보통 7월 중순이면 눈이 완전히 녹기 때문에 트레킹을 즐기는 데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기후가 좋지 않거나 시기가 이를 때는 눈을 볼 확률이 높다. 철저한 채비가 필요한 곳이다.
- [ 트레킹 팁 ]
출발 기점 타카카우폭포 주차장(1,509m)
최고 기점 아이스라인 정상(2,230m)
표고차 721m
산행 거리 22.0km
난이도 중급
접근 레이크 루이스에서 1번 고속도를 타고 북서쪽으로 22.3km 진행하다 필드(Field) 3.7km 못 미친 곳의 갈림길에서 오른쪽 타카카우폭포 진입로로 들어선다. 이 길을 따라 구불거리는 고개를 넘어 14km 가면 타카카우폭포 아래 주차장이다. 이곳을 기점으로 원점회귀 산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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