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정보

[배냥 in&out] 67 '비박'하실 건가 봐요

김영인 2010. 8. 30. 15:23

 

산속에서 1박을 하는, 이른바 '1박2일' 산행을 즐기는 마니아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주로 암벽 등반이나 해외 고산 등반 훈련을 위한 전문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야영'이 다시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다.

1970~80년대 유행처럼 번져나가다가 산림 내에서의 취사 금지 조치 등으로 사라진 지 몇 십 년만의 회귀라고 할 수 있겠다.

산 속에서 별바라기를 하며 하룻밤을 보내는 야영은 시도부터 낭만적이다. 그러나 대부분 산은 취사·야영 행위가 금지돼 있어 적당한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막상 야영을 하려고 해도 준비장비가 만만찮다.

이러다보니 자연휴양림이나 캠핑장을 갖춘 산행지로 야영 산꾼들이 몰린다. 이런 산 주변에는 70L 이상 크기의 대형 배낭을 머리 끝까지 세우고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이렇게 인사하는 이들이 있다. "짐이 많은 걸 보니 산에서 '비박' 하실건가 봐요?"

우선 관심을 가지고 상대에게 인사를 건넨 것까지는 좋으나 '비바크(Biwak:독일어, 비부악Bivouac:프랑스어)'란 용어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이어서 상대의 속시원한 대답을 기대하기 어렵다. 아마 답은 이럴 것이다. "아, 네~네."

'비바크'란 말은 원래 군대가 야영을 하며 경계병이 밤을 지새는 'Bi(주변)+Wache(감시하다)'에서 유래된 말이란다. 산에서 텐트를 사용하지 않는 일체의 막영인 것이다. 그런데 텐트로 야영을 할 사람에게 텐트 없이 자는 '비박'을 할 것이냐고 물으니 대답이 신통찮을 수 밖에.

지정된 장소 이외의 곳에서 일절 야영이 금지된 지리산 국립공원이라 하더라도 침낭에 비닐 하나 정도 덮는 비바크는 허용된다. 그러나 비비색이라는 비바크 전용 장비를 이용하거나 비닐이나 타프를 지붕처럼 친다면 명백히 의도된 야영으로 보고 단속 대상이 된다. 자연을 즐기기가 쉽지 않다.

 

이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