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은 비와 바람을 뿌리지만, 무더위를 몰고 오기도 한다. 푹푹 찌는 듯한 날씨 속에 계획된 '산행'은 어쩌면 잘못된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두 발은 물론 허리까지 물에 담그는 계곡 산행이라면 생각이 달라진다.
그래서 여름철엔 특별히 계곡 산행만을 즐기는 마니아가 많다. 외국에서는 급류타기라는 개념의 '캐녀닝(Canyoning)'이라는 신종 스포츠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계곡 산행은 일반 산행과 다르게 특별히 준비해야 할 사항이 많다. 우선 현대 전자기기의 가장 큰 적인 물기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휴대폰과 GPS, 카메라 등을 물로부터 지켜내지 못하면 산행의 재미가 급감한다. 이들 장비는 별도의 방수팩에 수납한 뒤 또 한 번 싸 주는 것이 좋다.
배낭까지 물이 찰 리야 없지만, 미끄러져서 헤엄을 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갈아입을 옷가지와 각종 휴대품도 모두 비닐로 이중 삼중 방비를 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배낭에 수납하면 등에 멘 배낭이 오히려 위급할 때 구명조끼와 같은 역할을 한다.
등산화도 통가죽으로 된 중등산화보다는 계곡용으로 나온 샌들이 좋겠다. 발가락은 드러나지 않아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날카로운 바위나 돌부리가 때론 흉기가 되기도 하니 말이다. 여벌의 양말이나 가벼운 운동화를 차량에 별도로 준비하는 것도 보송보송한 귀가를 보장한다.
특별한 길이 없는 만큼 작은 폭포를 오르내릴 경우가 많으니 8㎜ 보조 자일을 15m 이상 가져가면 도움이 된다. 보다 전문적인 계곡 산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하네스(안전벨트)나 웨트슈트(보온 기능이 있는 잠수복)를 갖추고 가는 사람도 있으나 일반적인 계곡 산행이라면 그렇게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위험한 길은 돌아가는 '용기'도 필요하다. 필수 준비 품목인 모험을 즐길 마음을 준비해 가면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쾌감이 달려온다.
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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