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카메라 정보

건축사진 촬영하기

김영인 2010. 5. 6. 08:26

여행을 가거나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면 멋지고 웅장한 건축물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건축물들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예술이기 때문에 그것이 주변환경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합니다.

입체감 있는 건축물을 평면적인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이 그리 쉬운일은 아닙니다. 건축사진은 단순히 기록을 위한 사진부터 미학적인 부분을 위한 사진까지 그 목적과 동기는 광범위합니다. 촬영자는 건축물을 촬영하기 전 건축물의 미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다룰 것인지 실용적인 면을 포인트로 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그 특징에 맞게 사진을 촬영하도록 합니다.

이 강좌에서는 건축사진중 건물의 외관을 촬영하는 간단한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건축사진의 예>


건축사진은 심도를 깊게해서(사진 전체에 초점이 맞게) 촬영해야 하기 때문에 조리개를 최대한 조여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셔터 스피드는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삼각대에 카메라를 단단하게 고정시켜 흔들림 없는 사진이 촬영되도록 합니다.

건축사진은 동적이거나 순간적으로 변하는 피사체가 아니기 때문에 샤프한 초점과 풍부한 계조를 지닌 망원계열보다는 표준, 광각계열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건축물의 크기, 원근감 등을 적절하게 묘사할 필요가 있으므로 사용 렌즈의 초점거리 선택이 중요합니다. 건축사진은 표현 목적이나 촬영 장소의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촬영거리의 제한을 받는 장소에서는 당연히 초점거리가 짧은 광각계열의 렌즈가 필요합니다. 이때 광각 렌즈일수록 원근감이 과장되어 근거리에 있는 피사체는 지나치게 크게 촬영 되므로, 비교적 가까이 있는 피사체는 제외하여 촬영합니다. 이는 건축의 크기 비교에 혼란을 주기 때문입니다.


건축사진은 정확하게 기록해야 한다는 목적으로 시차에 의한 왜곡보정을 해 주는(무브먼트가 가능한) 대형 카메라가 주로 사용됩니다. 오늘날에는 특수렌즈로 분리되는 무브먼트 기능을 지닌 시프트 렌즈(shift lens)가 출시돼 일반적인 SLR 카메라로도 건축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건축사진 촬영시에는 정면과 측면을 살펴야 합니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사진이 평면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면보다는 정면과 측면 사이에서 촬영하는 것이 입체감을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건축사진에서 중요한 표현 요소중 하나는 안정감 입니다. 건축물의 수직선이 평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위가 좁다든가, 밑이 좁아지는 일(원근감 과장)이 없도록 무브먼트를 이용해 촬영해야 합니다. 지상에서 높은 건축물을 촬영할 때 위가 좁아지는 현상은 짧은 초점거리를 가진 광각렌즈 일수록 과장됩니다. 왜곡 정도가 심하면 그래픽도구를 사용한 교정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무브먼트가 불가능할 경우라도 건물사진에 안정감을 주기위해서는 건물이 지면에 세워져 있는 모습이 기울어져 어색하지 않도록 촬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잘못된 건축사진의 예

<건물 좌측을 수직으로 세워촬영>

<건물 우측 기둥을 수직으로 세워촬영>

<건물 우측을 수직으로 세워촬영>


올바른 건축사진의 예

<건물의 좌,우측을 기준으로 중앙에 만나는 점을 수직으로 세워 촬영>

올바른 건축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건물이 보이는 면의 좌,우측에서 임의로 중앙을 잡아 그 점을 수직으로 세워 촬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에서 수직으로 세우기 힘들다면 측면으로 본 건물의 중앙에 위치한 유리창을 기준삼아 촬영하는 것도 좋습니다.(위의 방법은 간단하지만 건축물 촬영시 쉽게 놓쳐 버릴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건축물의 외관 또는 건물과 함께 주변환경을 촬영할 때에는 빛에 의해 건축물 구조가 달리 보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맑은 날에 자연스러운 건축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건축물의 위치나 방향은 태양빛에 영향을 받으므로 항상 조건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사계절에 따라서 제각기 콘트라스트가 다르므로, 적어도 하루 중 가장 좋은 광선 상태가 되는 시간을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자연스럽고 안정된 입체감을 갖기 위해서는 45' 이하로 낮은 광선 상태가 좋습니다.

특히 하얀 건축물은 입체감이 결여될 수 있으므로 사광(정면을 기준으로 45˚각도로 들어오는 빛)을 이용하면 건축물의 입체감을 잘 묘사할 수 있습니다. 건축사진은 건축물의 외관뿐 아니라 구조물 전반에 걸친 자연스러운 조화도 함께 기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주변에 건물이외의 규모나 크기를 알 수 있도록 다양한 사물을 넣어 촬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중 하나입니다.(원근감이 과장되지 않도록 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사라지고 잊혀져 가는 건축물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건축사진은 건축적인 미를 평가할 수 없더라도 우리들이 살아왔던 배경이 되어 지난 날의 모습을 보여주는 풍경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을 촬영한다면 훗날 중요한 기록으로서의 건축사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