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사를 보고 산에 가 보면 리본이 너무 적게 달린 것 같아요. 리본 좀 많이 달아 주세요."
산행기사를 탐독하고 이에 따라 산행을 자주 한다는 한 독자는 산길을 가다 리본이 없으면 불안해지기 때문에 리본을 많이 달아줄 것을 요구한다.
길을 잘못 찾아 오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거나 제자리를 맴도는 일도 자주 발생하는 산행에 있어 리본은 요긴한 존재다. 방향감각이 짐승들처럼 발달하지 않은 인간이 앞사람이 간 길을 따라 감으로써 심적인 안정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산행기사를 쓰기 위해 현장을 답사하면서 리본을 매달아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산행을 하면서 전적으로 리본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리본을 매다는 행위는 본질적으로는 산을 훼손하는 행위다. 비닐 재질로 된 리본이 나무에 어지러이 매달린 장면을 자주 보게 되면 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물론 이정표가 없는 산에서 이정표 역할을 하는 리본의 공익성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이마저도 극도로 싫어하는 산꾼들은 보이는 대로 리본을 제거하곤 한다. 나무의 성장이나 비바람에 의해 리본이 떨어져 나가는 수도 있다. 어쨌든 리본이 상당 기간 그대로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는 셈이다. 심술궂은 이들이 리본을 떼내 엉뚱한 데다 부착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고정된 이정표가 없는 산을 찾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지도와 나침반을 지참해야 한다. 갈림길이 나오거나 애매한 지점에서는 수시로 방위를 확인하는 버릇을 기르는 것이 좋다. 리본은 지도가 바탕이 될 때에야 비로소 유용한 보조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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