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먹(Hammock)은 남미 원주민이 최초로 사용했다고 알려진 침구의 일종이다. 그물이나 천을 이용해 만든 침대로 한때 캠퍼들의 필수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누워서 휴식을 취하거나 아이들의 놀이용품으로 해먹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해먹의 본래 용도는 잠을 자기 위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해먹을 야외 숙박용으로 사용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서구의 아웃도어 마니아들은 해먹을 이용한 캠핑을 많이 즐긴다. 해먹 사용법을 자세하게 정리한 책이 나와 있는가 하면, 다양한 해먹 전문 브랜드에서 만든 제품들이 시장에 나와 있다. 해외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해 보면 수많은 종류의 해먹이 유통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 넓은 숲 속에서는 여럿이 모여서 해먹을 치고 캠핑을 즐길 수도 있다.
- ▲ 서핑 마니아들에게도 해먹은 좋은 휴식처가 된다. 4 넓은 숲 속에서는 여럿이 모여서 해먹을 치고 캠핑을 즐길 수도 있다.
- 해먹 캠핑은 장점이 뚜렷한 야영 방법이다. 봄가을을 기준으로 해먹 캠핑을 위한 채비를 모두 합하면 2kg 남짓으로 소형 텐트 무게밖에 나가지 않는다. 부피도 작은 침낭 수준에 불과하다. 보온용 퀼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매트리스나 그라운드시트도 필요치 않다. 여기에 물과 간단한 식량을 추가하면 30리터짜리 배낭 속에 개인용 취사야영 장비가 모두 들어간다. 짐이 가볍고 작아지기 때문에 훨씬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해먹은 손쉽게 접어 수납이 가능하고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텐트와 달리 폴을 휴대할 필요가 없어 무게도 가볍다. 허공 위에 설치하기 때문에 바닥의 지형에도 별다른 구애를 받지 않으며, 물이나 습기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특징이다. 땅바닥에서 떨어져 있으니 뱀이나 벌레, 야생동물을 피할 수도 있다.
해먹을 이용한 캠핑은 캠프사이트를 만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자연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 텐트를 치기 위해 바닥을 평탄하게 만들거나 나무를 자르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물론 해먹이 매달려 있는 동안 나무에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하룻밤 머물다 떠나는 정도로는 큰 무리가 가지는 않는다.
- ▲ 숲 속에서 해먹을 이용한 캠핑을 즐기고 있다.
- ▲ 오토바이나 자전거 투어에서도 해먹은 유용하다
- 사실 해먹은 단점도 적지 않다. 해먹을 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넓은 장소가 필요하다. 최소 3.5m 간격의 든든한 나무 두 그루가 필요하고 타프까지 설치하려면 더 많은 공간이 있어야 한다. 게다가 지극히 개인적인 야영 형태로 여러 명이 함께 모여 있기 힘들다. 본격적인 캠핑을 위해서는 파라코드와 소형 카라비너, 언더퀼트 등 잡다한 장비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해먹을 설치하는 것도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다. 늘 같은 거리에 나무나 기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바닥이 평탄하다는 보장도 없다. 서 있기도 힘든 가파른 숲 속에서 해먹을 설치해야 할 경우도 생긴다. 때문에 반복된 연습을 통해 숙달돼야 자신에게 적합한 해먹 세팅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해먹은 한자리에 머무는 것에 초점을 맞춘 캠핑보다, 이동이 많은 하이킹이나 장거리 종주 산행에 적합한 야영장비다. 특히 우리나라는 숲과 산이 많아 어디서나 손쉽게 해먹을 칠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길에서 조금만 떨어진 숲으로 들어가면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해먹은 장거리 산행은 물론 자전거나 모터바이크 투어, 카약 등 이동을 하면서 캠핑을 즐길 때에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는 장비라 하겠다.
천과 끈으로 만든 쉘터
보온 장치 갖추면 한겨울 해먹 캠핑도 가능
- 해먹은 직사각형의 천과 나무에 묶을 줄만 있으면 설치해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해먹 캠핑을 위해서는 좀더 많은 보조 장비가 필요하다. 해충이 많은 지역이나 여름철에는 모기장을 쳐야 하고, 비나 이슬을 막기 위해서는 타프를 지붕처럼 설치해야 안락하게 지낼 수 있다. 추위를 막기 위해 해먹 하단부를 감싸는 단열 막을 설치하는 것도 필수다. 겨울철에는 해먹 전체를 누에고치처럼 감싸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 이런 여러 장구를 갖추고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설치하는 것이 해먹 캠핑의 매력이다.
해먹(Hammock)
아웃도어에서 캠핑용으로 사용하는 해먹은 가볍고 튼튼해야 한다. 나일론 소재의 천으로 만든 것이 많이 쓰인다. 천의 두께가 얇고 가벼워 배낭에 꾸릴 때 무게와 부피가 작아 편리하다. 해먹의 기본형은 사각형 천으로 양쪽 끝에 매듭이 지어진 형태로 끈을 달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크기는 길이 3m 폭은 1.5m 정도로 2m를 넘어도 상관없다. 폭은 넓을수록 편하고 확장성이 좋다. 편의성을 위해 개발된 브리지 해먹이나 박쥐 해먹, 브라질리안 해먹, 가로대형 해먹 등도 있으나 구조가 복잡하고 부피가 커진다. 이동 중에 즐기는 캠핑을 위해서는 단순한 것이 좋다.
타프(Tarp)
해먹 위에 설치해 비를 피하거나 바람을 막는 데 사용한다. 줄을 이용해 해먹을 묶은 나무에 고정시키고 네 귀퉁이를 당겨서 펙 등으로 고정하면 텐트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외부에 해먹 사용자의 모습을 노출되는 막아 주는 효과도 있다. 설치한 타프를 그냥 아래로 늘여 뜨려 해먹을 감싸면 보온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방수 처리가 된 얇은 천을 사용하며 해먹을 덮을 수 있는 크기면 충분하다. 물론 타프가 크면 그만큼 안락하고 활용성도 좋다.
고정 장치(Suspension)
해먹을 설치하려면 해먹과 나무 또는 기둥을 연결하는 줄이 필요하다. 강도가 높고 신축성이 없는 로프를 많이 사용하며 웨빙 테이프를 이용하기도 한다. 참치 잡이용 낚싯줄로 사용되는 ‘다이니마’(Dyneema) 소재의 로프는 인장강도가 높고 가벼워 해먹 줄로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가는 줄을 그냥 걸어 사용하면 나무가 손상될 수 있다. 나무를 보호하려면 폭이 넓은 웨빙 테이프를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줄에 비해 부피가 크고 무거운 것이 단점이다. 줄을 쉽게 걸고 뺄 수 있도록 소형 카라비너 또는 더블 링을 고정 장치로 사용하기도 한다.
모기장(Bug net)
모기나 벌레가 많은 시기에 해먹 캠핑을 하려면 모기장이 필수다. 해먹 전체를 덮을 수 있을 만큼 크기가 넉넉해야 사용이 쉽다. 입구가 넓은 것이 드나들기가 쉬워 편하지만 부피가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탄성이 있는 줄로 출입구를 조이는 형태와 지퍼를 이용해 문을 여닫는 스타일이 있다. 지퍼가 달린 것은 밀폐가 잘 되지만 그만큼 부피가 커지는 것이 단점이다.
보온 장치(Quilt & Sock)
한여름에도 해먹에서 자다 보면 한기를 느끼는 경우가 있다. 몸 전체가 공중에 떠 있어 체온을 빼앗기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먹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보온 장치를 달아야 한다. 침낭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해먹과 몸이 닿는 등 부위는 체중으로 눌려 보온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이런 점을 보완하려면 해먹 아래쪽에 누비이불인 언더퀼트(Under Quilt)를 달고 위쪽에 덮는 톱퀼트(Top Quilt)를 사용한다. 해먹 전체를 누에고치처럼 감쌀 수 있는 해먹 삭(Sock)을 이용하기도 한다.
몸에 편한 각도 찾기
기둥만 있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아
해먹은 정확하게 설치해야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선호하는 해먹의 설치법에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큰 틀의 몇 가지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가장 기본적인 해먹 설치법을 알아본다.
- 장소 선정 해먹 캠핑을 하려면 우선 장소를 골라야 한다. 튼튼한 나무가 3.5m 이상의 간격을 두고 서 있는 곳이면 어디든 괜찮다. 바닥이 평탄하면 더 좋겠지만 경사가 지거나 지면이 고르지 않아도 상관없다. 나무가 없다면 바위나 기둥, 차량 등 구조물을 이용해 설치가 가능하다. 해먹을 설치하기 전에 위를 살펴 떨어질 만한 죽은 나뭇가지가 없는 확인해야 한다.
- 줄 매기 적당한 나무를 골랐으면 해먹을 고정할 줄을 맨다. 평지를 기준으로 눈높이 정도에 웨빙이나 줄을 매면 적당한다. 줄을 맨 높이는 두 곳이 동일해야 한다. 해먹 줄은 충분히 긴 것을 가지고 다녀야 다양한 상황에 맞게 설치가 가능하다.
- 해먹 설치
나무에 맨 줄에 매듭을 해서 해먹 양쪽의 끝의 고리를 고정하면 설치는 끝난다. 이때 줄 길이 조절이 중요하다. 나무 사이가 좁으면 약간 느슨하게, 사이가 넓으면 좀 팽팽하게 묶는 것이 좋다. 줄이 길면 좀 더 많이 밑으로 처지기 때문이다. 해먹에 사람이 들어갔을 때 형성되는 각도는 가운데가 처진 상태에서 머리와 다리 쪽이 30도 정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고 한다. 일정한 해먹 각도를 위해 리지라인(Ridge Line)을 양끝의 카라비너 사이에 걸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리지라인이 팽팽해지게 해먹 줄을 묶으면 된다. 해먹의 높이는 지상에서 50cm 정도가 적당하다.
- 타프 설치
비와 바람, 외부의 시선 등을 막기 위해 해먹 위에 타프를 설치한다. 리지라인을 이용해 타프를 걸어도 되지만 공간이 좁아져서 답답한 것이 흠이다. 별개의 줄을 이용해 약간 높게 설치하면 움직이기 좋아 쾌적하다. 하지만 바람이 들이치면 추울 수 있으니 상황에 맞게 설치하도록 한다.
- 퀼트 설치
언더퀼트는 해먹 하단 보온을 위해 필요하다. 신축성이 있는 코드를 이용해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바싹 붙여서 설치한다. 해먹과 언더퀼트 사이에 공기막이 생기며 외부로 체온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준다. 톱퀼트는 이불처럼 덮는 형태의 반쪽짜리 침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리와 발을 집어넣고 몸 위에 덮어서 사용한다. 침낭에 비해 부피가 작고 가벼워 배낭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
보관법 해먹을 보관할 때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스네이크 스킨’ 해먹 보관용 주머니를 이용하면 된다. 해먹과 타프, 버그넷, 언더퀼트 등이 설치된 그대로 길쭉한 ‘스네이크 스킨’을 밀어서 감싼 다음 그대로 주머니에 눌러서 담으면 된다. 이렇게 보관하다가 양쪽 끝의 고리만 해먹 줄에 걸어 주고 ‘스네이크 스킨’을 밀어서 벗기면 끝이다.
Q&A
해먹에서 자면 허리가 아파요 해먹을 제대로 설치하고 바른 자세로 누우면 허리가 아픈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어깨가 좁혀 오고 목과 무릎이 불편한 경우가 더 많다. 해먹에 누울 때는 대각선으로 약간 비스듬하게 자리를 잡으면 어깨와 허리가 훨씬 편하다. 목이나 무릎이 불편할 때는 옷이나 베개를 받치면서 최적의 자세를 찾아야 한다.
가는 줄을 사용하면 나무가 다쳐요 나무에 가는 줄을 묶어서 해먹을 설치할 경우 표피에 상처가 나기 쉽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줄을 묶을 곳에 수건이나 박스 등을 먼저 둘러 나무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마땅한 물건이 없을 때는 부러진 나뭇가지를 여러 개 잘라 줄과 나무 사이에 촘촘하게 끼우면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
빗물이 해먹 줄을 타고 흘러 들어와요 타프를 설치하면 비가 내려도 해먹 속에서 쾌적하게 지낼 수 있다. 하지만 강우량이 많아지면 줄을 타고 스며들어오는 빗물이 해먹을 적시기도 한다. 이를 막기 위해 물이 해먹에 닿기 전에 밑으로 타고 흐를 수 있도록 유도 줄을 설치한다. 이런 간단한 조치로 해먹이 젖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국산 해먹 루엣비든 캠핑용 해먹은 수입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는데 지난해 국내 브랜드가 시장에 나오며 인기를 끌고 있다. 레저용이 아닌 전문 캠핑용을 지향하는 제품으로 다양한 부속 장구를 함께 출시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언더퀼트나 모기장 등은 구하기 어렵고 값도 비쌌다. 하지만 루엣비든에서 이 제품들의 라인을 갖추며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초 경량 모델인 ‘클라우드9’(200g)에 이어, 좀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와일드’(367g) 모델도 나와 있다. 수입 해먹에 버금가는 성능의 제품들이지만 가격은 합리적이다. 홈페이지www.luettbiden.com
1 편하게 눕기.
2 빗물 유도줄.
3 나뭇가지나 종이박스 등을 덧대어 주면 나무와 로프에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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