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정보

[브랜드] 마무트

김영인 2010. 4. 8. 07:55

 

스위스 완벽주의로 만든 토털 아웃도어 브랜드
       로프로 시작, 토코·라이클·아융기락·루시도 등 전문 브랜드 인수해

매머드(Mammoth)는 화석으로만 남아 있는 고대생물로 코끼리의 선조로 알려진 동물이다. 등산장비 브랜드 가운데 이 화석 코끼리를 로고 마크로 사용하는 곳이 있다. 스위스의 아웃도어 장비업체 마무트(Mammut). 그런데 코끼리 모양은 친숙하지만 이름이 어쩐지 낯설다. 매머드와 마무트는 비슷하게 생겼으나 엄연히 다른 생물이다. 생물학적 분류상 같은 목에 속하지만 과는 다른, 이를테면 친척쯤 되는 동물인 것이다. 물론 둘 다 이제 화석으로만 남아 있다.


우리나라 산꾼들 사이에 마무트는 고급 등반용 로프 브랜드로 깊게 각인되어 있다. 마무트 로프는 적금을 부어 돈을 마련해야 겨우 손에 쥘 수 있는 고가의 장비였기 때문이다. 소모품이지만 등반가의 목숨과 직결되는 장비라 신뢰도와 안전성이 높은 제품은 모든 이들의 꿈이었다. 그만큼 마무트 로프는 믿을 수 있고 품질이 뛰어났다.



150년 전 수공업으로 로프 만들던 회사


스위스 콘체타 그룹의 마무트 스포츠 그룹이 전개하는 마무트는 150년이나 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862년 창립자인 카스파 타너(Kaspar Tanner)가 스위스 렌츠부르크(Lenzburg) 부근 딘티곤(Dintikon)에서 등산용 로프를 제작한 것이 마무트의 출발점이다. 처음에는 가내 수공업 수준의 작은 규모로 시작했다. 하지만 로프의 품질을 인정받아 차츰 소문이 나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사업체로 변모하게 되었다.


그는 1878년 교통이 편리하고 작업 환경이 좋은 렌츠부르크로 회사를 이전하고 세일르바렌 파브리크 AG 렌츠부르크(Seilrwaren Fabrik AG Lenzburg)라고 회사명을 바꾸었다. 전문적인 로프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곳을 발판으로 로프 전문 업체로 꾸준히 성장했다.


▲ 국내 시장에 마무트를 전개하고 있는 포리스트시스템 이석호 사장.

20세기에 들어 마무트는 여려 차례 회사 이름을 바꾸며 변신을 거듭했다. 1968년 아로바 렌츠부르크 AG(Arova Lenzburg AG)로, 1984년 아로바 마무트 AG(Arova Mammut AG)로 회사명이 바뀌었다. 이 즈음부터 마무트란 브랜드가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92년 마무트는 렌츠부르크 인근의 세온(Seon)에 새로운 공장을 짓고 본사를 이전했다.


이후 마무트는 등산용 왁스 제품을 출시하는 브랜드 토코 AG(Toko AG) 등을 합병하며 종합 아웃도어 브랜드로 변신을 꾀했다. 결국 2000년대에 들어 등산화 전문 브랜드 라이클(Raichle)과 침낭 전문 브랜드 아융기락(Ajungilak), 랜턴 전문 브랜드 루시도(Lucido)까지 인수하며 현재의 마무트 스포츠 그룹(Mammut Sports Group AC)으로 거듭나게 됐다.


마무트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변화의 진폭이 컸다. 하지만 마무트는 늘 발전과 확장의 방향으로 변신했다. 이는 장인 정신이나 고집스러움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특별함이 있다. 100년 넘게 지속되는 기업이 드문 우리의 현실을 볼 때, 전문 브랜드와 융화하며 발전하는 스위스 사람들의 생존 방법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도 마무트는 새로운 브랜드 합병을 통해 소리 없는 변화를 진행 중이다.


▲ 01 익스트림 로간 재킷. 02 마무크 GTX 등산화. 03 트라이 포드 헬멧. 04 루시도 TX1 램프. 05 아융기락 얼트투드 침낭.


토털 아웃도어 브랜드로 이미지 변신


국내에서 마무트를 소개하고 있는 기업은 포리스트시스템(대표 이석호)이다. 지난 1993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금은 컬럼비아스포츠웨어가 진행 중인 마운틴하드웨어를 국내에 처음 소개해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마운틴하드웨어 미국 본사가 컬럼비아스포츠웨어로 흡수되면서 국내 운영권도 한국 지사로 넘어갔다. 이를 대신해 2006년부터 포리스트시스템은 마무트 브랜드의 국내 도입을 시작했다.


이석호 사장은 다른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마무트의 국내 시장 안착에 도전했다. 그리고 3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볼 때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가장 큰 성과는 등반용 로프로 여겨지던 마무트의 이미지를 종합 아웃도어 브랜드로 변화시킨 것이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기였습니다. 대기업들도 아웃도어 브랜드를 들여오고 많은 돈을 투자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타 브랜드와는 다른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했습니다. 등산, 낚시, 패러글라이딩, MTB 분야의 테스트 팀을 지원하며 전문가에게 접근했고, 산노래 음악회와 연극을 후원하는 등 문화 마케팅도 펼쳤습니다. 소비자에게 마무트를 알리기 위해 꾸준하게 노력한 것이 효과적이었습니다.”


브랜드 홍보와 더불어 전국의 등산장비 전문매장을 유통망으로 이용하며 판매에도 힘썼다. 직영점도 조금씩 늘어 현재 백화점을 포함해 총 다섯 곳에서 마무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매출도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스위스 본사에서도 한국 시장의 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마무트 스포츠 그룹의 롤프 슈미드(Rolf G. Schumid) CEO는 포리스트시스템과 적극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마무트 본사는 한국을 글로벌 시장 10대 거점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고 집중적으로 공략할 예정입니다. 직접적인 투자를 통해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도 시작합니다. 정확한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해 안에 마무트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아웃도어 전문점도 개설할 계획입니다.”


▲ 라이클 등산화와 마무트 배낭. 올해부터 등산화도 마무트 브랜드로 생산된다.

마무트는 의류부터 배낭, 전문 등반 장비까지 거의 모든 산악용품 라인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등산화, 랜턴, 침낭 등 전문 브랜드까지 거느리며 명실상부한 토털 아웃도어 브랜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상품 구성은 아웃도어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스위스 특유의 기술력을 그대로 담아


마무트는 스위스 특유의 정밀한 기술력이 담겨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시계와 가공기계 등 정밀산업이 발달한 나라답게 옷 하나를 만들 때도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다. 안전을 고려한 디자인과 높은 품질, 신뢰도, 깔끔한 마무리는 모든 마무트 제품이 가진 장점이자 특징이다.


경량성과 내구성(Light&Strong) 역시 마무트 제품이 추구하는 목표다. 부피와 무게를 줄이면서도 첨단 소재를 사용해 극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마무트는 신개발 첨단 소재를 누구보다도 과감하게 채용하는 뛰어난 순발력을 자랑한다. 특히 같은 스위스 기업인 쉘러의 신소재를 선구적으로 사용해 많은 인기를 끌었다. 최근 개발된 온도 반응 소재 ‘C-체인지’도 업계에서 가장 먼저 사용했다.


정통 품목인 등반용 로프는 마무트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150년을 이어온 오랜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남다른 노력을 쏟고 있다. 범용성이 높은 로프는 물론 용도에 따라 두께, 길이 등을 극도로 세분화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마무트 특유의 노하우와 기술력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마무트는 철저하게 스위스 공장에서만 로프를 생산한다. 직접 관리해야 제품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고집과 노하우 보호 때문이다.


▲ 마무트 의류를 전시판매하고 있는 엑셀시오 직영 매장.

마무트 의류는 고기능성 제품과 일반 레저용 라인으로 구분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문가용으로 디자인된 익스트림(Extream) 라인은 고기능성 소재를 사용하고 활동성을 고려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극한 환경에서 착용할 수 있도록 가볍고 착용감도 좋다. 검정과 빨강, 오렌지색과 군청색 등 과감한 색상 대비를 사용해 눈에 잘 띄는 것도 독특하다.


마운틴(Mountain) 라인은 등산이나 트레킹 같은 일반적인 야외활동에 적합한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고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극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성능을 지녔지만, 평상복으로 착용할 수 있는 무난한 디자인이 장점이다. 재킷과 팬츠, 티셔츠, 조끼 등 제품군이 가장 다양하다.


스노(Snow) 라인은 스키나 스노보드 등 설상 스포츠에 적합하게 디자인된 제품군이다. 하드 셀과 소프트 셀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적절한 보온과 투습기능을 구현했다. 밝고 선명한 색상을 사용해 시각적으로 돋보이는 디자인이 특징.


클라이밍(Climbing) 라인은 스포츠클라이밍을 즐기는 젊은 세대의 감각을 도입한 제품군이다. 자연스럽고 세련된 디자인과 색상의 통일감을 준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등반 장비는 안전벨트와 헬멧, 암벽화, 카라비나, 퀵드로, 빌레이디바이스, 하강기, 초크백 등을 생산한다. 여기에 로프까지 더하면 기본적인 등반은 가능한 라인이 갖춰진다. 150년 역사를 가진 노르웨이 침낭 전문 브랜드 아융기락은 이미 유럽에서는 명품으로 소문난 제품. 올해부터 마무트 브랜드로 생산되는 등산화는 스위스 전문 브랜드 라이클의 기술력으로 제작되고 있다. 랜턴 브랜드인 루시도는 현존하는 제품 가운데 가장 먼 거리(120m)까지 선명하게 비출 수 있는 기술력을 자랑한다.


마무트는 어디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제품 구색을 갖추고 있는 준비된 토털 아웃도어 브랜드다. 어느 한 제품도 허술한 구석을 찾을 수 없다. 아직은 국내 일반 소비자들에게 덜 알려져 있지만 오히려 그런 생소함이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09년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을 구상하고 있는 마무트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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