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노스케이프 "정통 산악인의 도전정신, 그것이 노스케이프의 콘셉트"
패션그룹 형지의 노하우 발휘, 론칭 두 달 만에 36개 매장 오픈
김영만 부문장 "전문가 리서치 결과도 매우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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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케이프(north cape)는 노르웨이의 최북단 ‘노드카프(Nord Kapp)’의 영어식 표현이다. 북위 71도에 위치하고 있는 ‘노드카프(Nord Kapp)’는 인간이 여행으로 갈 수 있는 최북단 땅끝으로 피어리가 북극 탐험을 하기 전 마지막 베이스캠프로 꾸렸던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이 노드카프가 1973년 영국 기업에 의해 ‘노스케이프’라는 전문 산악 브랜드가 되었고, 1980년대까지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영국의 총리가 도전정신이 살아 있는 브랜드라며 친히 공장을 방문할 정도였다.
이처럼 노스케이프에는 처음으로 북극을 탐험하는 피어리의 도전정신이 깃들어 있다. 그래서 브랜드의 정신에도 가벼운 트레킹 수준이 아니라 정통 산악을 추구하는 순수한 열정이 들어 있다. 노스케이프의 콘셉트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노스케이프의 도전정신이 한국으로
노스케이프를 론칭한 패션그룹 형지는 이미 잘 알려진 규모 있는 일반의류 제조회사이다. 매출 규모로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 등 대기업 뒤에 있는 중견기업이다. 연매출도 7,000억 원 수준이다. 이처럼 ‘잘 나가는’ 패션의류전문기업이 아웃도어 시장에 뛰어든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 ▲ 김영만 아웃도어 부문장은 "진실한 아웃도어의 가치로 승부를 걸겠다"고 밝혔다.
- “올해 F/W 시즌에 국내 시장에 오픈한 아웃도어 브랜드는 10개가 넘습니다. 대부분 시티아웃도어예요. 요즘 트렌드를 따라가려 한 것이죠. 우리는 유일하게 정통아웃도어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아웃도어 트렌드는 캐주얼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신만큼은 ‘정통’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노스케이프 김영만(51·상무) 아웃도어 부문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노스케이프가 추구하고 있는 마케팅 방향은 다른 브랜드와 다르다. 아웃도어가 본래 가지고 있었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예전에는 아웃도어라고 하면 ‘산’을 이야기했지만, 지금은 집 밖에서 하는 모든 활동을 일컫는다. 의미가 확장되고 나서 ‘메트로 아웃도어’, ‘시티 아웃도어’, ‘어반 아웃도어’ 같은 단어들이 생겼고, 현재 브랜드들은 이런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 노스케이프가 이런 시장의 흐름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단지, 산을 중심으로 한 정통 아웃도어의 정신에서 시작하고 싶다는 뜻이다.
“국내 시장에 우리 브랜드가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존 브랜드들이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웃도어 브랜드는 기능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기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요. 반대로 그래서 더 자신 있어요. 품질에서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노스케이프는 아웃도어시장의 ‘매스티지(masstige, 대중과 명품을 조합한 신조어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만족도가 높은 고급품을 소비하는 경향)’ 브랜드 역할을 할 것을 자청하고 있다. 그래서 가격도 기존의 아웃도어 톱 브랜드보다 15~20% 저렴하게 책정했다.
“노스케이프는 기존 아웃도어 시장의 톱 브랜드에 비해 품질 면에서 손색이 없습니다. 형지의 30년 노하우와 아웃도어 분야 최고 인력 수급으로 이룬 결과입니다. 마진을 줄이더라도 가격을 낮춘 것은 아웃도어 제품의 가격거품이 빠져야 한다는 시대적인 요구와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많이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노스케이프의 타깃 고객층은 35~45세 연령대다. 이 나이 때 소비자는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려는 욕구가 강해서 무조건 높은 가격이나 브랜드 인지도를 찾기보다 ‘어퍼더블 럭셔리(affordable luxury, 감당할 수 있는 명품)’에 관심이 많다. 시장이 발달할수록, 경기가 장기침체로 이어질수록 합리적인 시장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부분을 감안하면, 아주 적절할 시기에 아주 적절한 브랜드가 탄생한 셈이다.
- ▲ 합리성으로 대변되는 북유럽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노스케이프 매장.
- 순수함, 그리고 정직함
“순수의 땅 ‘노드카프’를 모티브로 실용주의와 합리주의 소비를 추구하는 노스케이프는 노르웨이를 상징하는 국기 및 왕실문장 등을 상품의 모티프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이 이국적이고 세련미도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은 본래 합리적인 스타일로 이미지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순수함’은 곧 ‘정직함’이고, 정직함은 과장스러움이 아니라 합리성인 셈이죠. 그래서 노스케이프는 고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노스케이프의 전속모델은 배우 최민수와 하지원이다. 야성미와 순수함이 공존하는 이미지에 부합하는 모델을 섭외했다. 배우 ‘최민수’는 거친 자연환경을 정복하는 개척정신과 자연을 마주하는 인간의 순수함을 가지고 있고, 하지원은 순수하지만 의지가 강한 이미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 사람은 그동안 수많은 아웃도어 브랜드로부터 러브콜을 받아왔으나 결국 ‘노스케이프’ 모델로 낙점됐다는 것도 화제가 되었다.
“이 두 모델을 중심으로 기용해 공격적인 홍보 활동을 펼칠 예정이에요. 고객들과 함께 산행하는 기회도 가지려고 합니다. 가능하면 체험 마케팅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TV 광고, 라디오 광고, 신문 광고 등 ATL 마케팅도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체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우리 브랜드를 입고 산에 오를 때, 트레킹을 할 때 정말 얼마나 합당한지 알려주고 싶습니다. 또, 가능하다면 내년부터 원정대에 지원하려고 합니다.”
뭐니 뭐니 해도 아웃도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기능성’에 있다. 아무리 가격만족도가 높아도 이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 생존할 수 없다. 품질이 바탕이 되어야 하고, 그 다음이 가격인 셈이다. 이것이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노스케이프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겠다는 것은 일단 품질을 담보로 한 결정이다.
노스케이프 상품은 피어리, 노드카프, 보야지 세 가지 라인으로 나뉜다. 익스트림 아웃도어 라인 ‘피어리(Peary)’는 1909년 세계 최초로 북극점에 도달한 탐험가 피어리(Peary)의 도전정신을 담은 라인으로 원정, 고산등반, 장기 산행에 적합한 고기능성 아웃도어다. ‘노드카프’는 트레킹과 하이킹 등 레저활동에 적합한 기능성과 패셔너블한 디자인이 조화된 라인으로 북유럽의 실용적이며 모던하고 심플한 감성을 담아 세련된 아웃도어 라이프를 제안한다. ‘보야지(Voyage)’는 북유럽 풍의 젊은 아웃도어를 표방하는 캐주얼 라인으로 캠핑, 여행 등 가벼운 아웃도어 활동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 ▲ 브랜드는 영국에서 빌려왔지만 상품기획에서 소재개발, 디자인, 제품 생산까지 모든 공정은 형지에서 진행한다.
- ▲ 브랜드는 영국에서 빌려왔지만 상품기획에서 소재개발, 디자인, 제품 생산까지 모든 공정은 형지에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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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칭 한 달 반 만에 36개 매장 오픈
패션그룹 형지는 그 어떤 패션기업보다도 유통에 강점이 있다. 형지는 신규 브랜드 노스케이프도 그동안 쌓은 오랜 유통 노하우를 기반으로 가두점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8월 8일 인천 작전, 충남 천안역 , 목포 하당, 신제주에 4개점을 동시에 오픈한 후, 8월 중순 서울 종로에 2층 규모의 대형 플래그십 숍(Flag-Ship Shop, 대표매장) 오픈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매장 수를 늘려 9월 말까지 매장 36개를 기록했고,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사업설명회를 많이 가졌습니다. 그때 이미 신규 아웃도어 사업에 관심 있는 고객들은 문의가 많았습니다. 그분들이 타이밍을 보다가 매장이 한두 개 오픈되면서 폭발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대리점을 열려고 하시는 분들은 마지막에 매장 환경을 보고 싶어 합니다. 처음에 오픈한 4개 대리점을 보고 아이템이 좋다고 판단해서 사업에 참여하신 거죠. 분위기를 타서 결과가 좋았습니다.”
대리점 신청자에게는 혜택도 있다. 가맹점 신청을 하는 경우 500만 원 상당의 판촉물을 지원해 주고, 핵심 상권에 매장을 여는 경우에는 인테리어 비용도 일부 지원해 준다.
“오랜 시간 아웃도어 시장에서 전문적으로 사업이나 등산을 해온 분들이 우리 브랜드에 흥미를 갖는 것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리서치 결과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경쟁력이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시작은 한발 한발 나아가겠지만 향후에 국내 시장을 대표하는 톱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아웃도어 시장은 총 5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스케이프는 이제 시작이지만 결국에는 ‘5,000억 매출 브랜드’를 만들어내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목표를 세우면 이루어내는 기업의 전통을 생각한다면, 아웃도어 시장에서 노스케이프의 약진을 눈여겨볼 만하다.
아웃도어 브랜드는 기본적으로 품질과 기능이 모두 좋아야 한다. 노스케이프 제품들은 이미 실력이 검증된 제조라인에서 최고의 원단과 소재로 만들어지고 있다. 노스케이프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아웃도어 분야의 미약한 경험’은 아웃도어를 제대로 알고, 잘 이해하며, 의욕이 넘치는 인재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해결했다. 이것이 노스케이프가 희망가를 부르는 이유이다.
노스케이프는 “우리나라 산행에 딱 어울리는 브랜드야”, “아주 합리적인 가격이야”라는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