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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웨스트우드

김영인 2012. 10. 6. 10:48

 

안전산행보험, 독도 이름 지어주기 캠페인 등으로 인지도 급상승 100호 대리점, 볼륨 브랜드로서 입지 다져

아웃도어 제품 하면 ‘비싼 옷’이란 생각이 먼저 떠오르지만 고품질의 제품을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하는 토종아웃도어 브랜드가 있다. 바로 젯아이씨(주)(대표 김홍·50)가 전개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웨스트우드다.

2001년 청바지로 유명한 캐주얼 브랜드였던 웨스트우드를 인수한 후 이듬해 아웃도어 브랜드로 전향한 웨스트우드는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올해는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쳐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날개를 달았다. 물론 매출액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상반기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30% 신장한 35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7월 말까지 4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매출 500억 원을 훨씬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웨스트우드 김홍 대표는 무역관련 분야에 종사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는 그만의 장점을 만들었다.
“웨스트우드를 인수하고 아웃도어 브랜드로 전향한 2002년부터 지금까지 저희는 자체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중국 청도 제1공장을 시작으로 2004년엔 중국 내에 제2공장을 세웠습니다. 경기도 광주에는 물류센터를 지었죠. 이를 통해 자체적인 제품 품질 관리와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웨스트우드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생산이 강한 기업’이라는 것입니다.”

초기부터 자체생산방식 고수

김홍 대표의 철학은 ‘고가제품=고품질’이란 인식에 따라 가격 거품이 심해진 아웃도어 시장에서 ‘1% 소수를 위한 고가제품이 아닌 99%의 대중이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이지(easy) 아웃도어 브랜드가 되자’는 것이다.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주문자상표에 의한 생산방식) 대신 자체생산방식을 고수하는 것도 고품질의 제품을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기 위한 방책이다.

현재 웨스트우드의 가격대는 재킷은 6만~49만 원대, 등산바지는 2만~14만 원대, 등산셔츠는 2만~11만 원대로 책정되어 있다. 현재 나와 있는 제품 중 가장 비싼 재킷도 50만 원을 넘지 않는다. 그저 취미로 등산을 즐기려는 소비자에겐 참으로 ‘착한’ 가격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아웃도어 제품의 품질은 세계에 내놔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곧 제품의 품질은 대부분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기능에 큰 차이가 없다면 소비자가 바라는 것은 바로 ‘가격’일 것입니다. 아웃도어 활동의 목적은 즐거운 활동을 통해 건강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고가의 아웃도어 장비는 소비자에게 큰 부담이 됩니다. 저는 소비자와 이득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웨스트우드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왼쪽)신림역, 양재역 등 등산객이 많이 찾는 지하철역에서 전개했던 지하철 가상스토어. / 안전산행보험 캠페인의 지면 광고. 소비자의 안전까지 책임지겠다는 웨스트우드의 정신을 잘 보여준다.
웨스트우드는 값비싼 수입산 기능성 소재 대신 ‘크론텍스(CRONtEX)’와 ‘제노텍스(XeXotex)’ 같은 국내에서 개발한 기능성 소재를 사용한다. 생산비용은 저렴하지만 기능에 있어서는 여느 수입산 소재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특히 제노텍스는 방풍 기능이 뛰어나 바람이 거친 우리나라 지형에 알맞다.

크론텍스는 최대 투습도 2만2,659g/㎡, 내수도 1만㎜H₂O 이상의 고기능성 투습, 방수 소재다. 강한 눈과 비에도 물과 습기가 스며들지 않고, 뛰어난 투습 기능으로 내부 습기를 신속하게 밖으로 배출한다.

웨스트우드는 이 두 소재를 사용해 재킷을 만든다.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선보일 수 있는 비결이다. 제품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의류를 비롯해 등산화, 배낭, 속옷, 등산스틱, 모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생산하고 있다. 앞으로는 캠핑라인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브랜드 리뉴얼로 인지도 급상승

웨스트우드는 2010년부터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도전이었다. 우선 할인마트 내에 입점해 있던 120여 개의 점포를 모두 철수했다. 대신 로드숍 위주로 유통라인을 확 바꿨다. 선두권 아웃도어 브랜드에 비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웨스트우드로서는 모험이었다.

▲ 100번째로 개업해 웨스트우드의 성장을 상징하게 된 여수 대리점 내부.
“웨스트우드가 좀더 높은 목표에 이르기 위해서는 브랜드 파워를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요. 하지만 미래지향적인 안목으로 본다면 꼭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로드숍 위주로 개편한 지 2년 만인 지난 7월 20일 여수에 100호 대리점을 낸 것이다. 이를 계기로 웨스트우드는 명실상부 볼륨 브랜드로서의 기반을 다지게 되었다. 올해 말까지는 120여 개로 로드숍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흔히 대리점 수가 늘어나면 그에 비례해 관리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대리점은 브랜드의 얼굴이기에 한 곳 한 곳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본사 입장에서는 100개의 대리점이지만 점주의 입장에서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연 삶의 공간이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어느 한 곳이라도 소홀히 관리할 수 없지요. ‘웨스트우드 매장을 하니까 돈이 되더라’란 소리를 듣게끔 본사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꼼꼼하게 관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기존의 중심 상권뿐만 아니라 지역적 현황까지 파악해 신규 대리점 오픈을 진행하며, 오픈 이후에는 대리점별 시장 상황에 맞는 마케팅 전략 및 매체 광고 집행으로 매장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 독도 기브&케어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는 웨스트우드 홈페이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기업의 철학으로 캠페인을 전개하는 모습이 많은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유통구조 개편과 더불어 사회적 공헌에 적극적인 기업 이미지도 구축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아웃도어 업계최초로 ‘안전산행 보험 캠페인’을 전개했다. “산보다 사람이 먼저입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10만 원 이상 겨울 신상품을 구매한 15세 이상 소비자에게 현대해상과 제휴한 안전산행보험을 무료 가입시켜 준 것이다.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제품을 믿고 선택해 준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산행을 즐길 수 있도록 케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국내 최초로 고객 케어 서비스인 안전산행보험 캠페인을 시작한 것입니다.” 김 대표는 안전산행보험 캠페인과 더불어 지하철역 광고에 상품 정보와 QR코드를 함께 담아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쇼핑할 수 있는 지하철 가상스토어를 오픈했다. 이 또한 업계 최초로 시도한 것이다.

이처럼 한발 앞선 마케팅 전략을 전개해 온 김 대표는 올해 한 번 더 ‘큰 이슈’를 만들었다. 바로 독도 사랑 캠페인인 ‘2012 독도 기브&케어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의 주요 내용은 독도에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었다.

“저는 독도를 단지 우리나라 동쪽에 있는 섬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보는 독도는 바다 밑에서부터 2,270m에 이르는 거대한 산의 봉우리입니다. 그런데 막상 지도를 찾아보니 ‘동도’와 ‘서도’로만 나와 있더라고요. 독도가 산이라면 당연히 그에 걸맞은 봉우리 이름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독도에 이름지어주기 캠페인을 기획하고 전개한 것입니다.”

▲ 제노텍스와 크론텍스 소재 등 국내 생산 원단을 사용해 가격을 낮춘 웨스트우드의 다양한 제품들. 방수·투습에 내구성을 향상시킨 전문가형 제품부터 일반형 제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폭넓은 가격대로 만나볼 수 있다.
독도 이름 지어주기 캠페인을 시작하는 과정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국민의 관심사인 독도를 홍보목적으로 이용한다는 비난도 들었다. 하지만 제품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별도의 독도 사랑 기금으로 마련해 관련 단체에 기부하고, 공모전에서 선발된 이름은 조건 없이 울릉군에 기증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회사 내에서도 직원들이 독도연구회를 만들고 홈페이지와 캘린더를 통해 독도에 대한 진정성을 꾸준히 보여주었다. 그 결과 색안경을 끼고 보던 시선들이 점점 응원의 눈길로 바뀌었다.

김 대표는 이에 힘을 얻어 사이버 외교 사절단인 반크와 함께 캠페인을 전개해나갔다. 3월 15일~4월 30일 실시한 독도 이름 지어주기 공모전에는 700여 건에 달하는 아이디어가 접수되었다. 통상 비슷한 공모전에 400~500건의 참여가 이루어지는 것에 비하면 꽤 성공적이었다. 이렇게 접수된 이름은 전문가 심사와 온라인 대국민투표를 거쳐 ‘대한봉’과 ‘민국봉’으로 결정되었다.

독도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웨스트우드 브랜드는 ‘사회적 활동에 적극적인 기업’, ‘산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기업’으로 소비자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독도 캠페인에서 공모된 작품은 9월 국토해양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독도의 봉우리 명칭을 제정하는 데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어 의미를 더한다.

▲ 서울 성동구 상수동 웨스트우드 본사 내 제품전시장에서 포즈를 취한 김홍 대표.
공격적 마케팅으로 가두 리딩 브랜드 노린다

디지털 시대의 가장 ‘핫한’ 소통의 창구인 블로그와 SNS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실제로 지난겨울 웨스트우드의 구스다운 제품들이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며 완판을 기록했었다. 이를 계기로 올해부터는 온라인 공간을 통해 제품 정보나 이벤트 소식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청률 40%대의 인기 TV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통해 PPL(Product Placement) 등 홍보·마케팅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매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더욱 친숙한 브랜드로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 김홍 대표는 “앞으로는 기능과 가격의 합리적인 조화를 김홍 대표는 “앞으로는 기능과 가격의 합리적인 조화를 이루는 브랜드가 현명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유통망을 재정비하는 등 자체 브랜드 파워를 갖추기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노력한 시기였습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자기 정체성을 확보하고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로드숍 확장 등 외적인 성장을 계속함과 더불어 안전산행보험 캠페인을 다시 한 번 진행해 ‘사람이 산이다(You are the mountain)’ 는 브랜드 슬로건에 부응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김대표는 더불어 “내년 중에는 로드숍 내에 아웃도어 체험공간을 만들어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착용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틈새시장을 잘 공략하고 끊임없는 브랜드 리뉴얼과 공공 캠페인을 통해 이제 가두시장의 리딩 브랜드로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는 웨스트우드. 브랜드 심벌인 벌새처럼 작고 가볍지만 활기차게 높은 곳을 향해 쉼 없이 날갯짓하는 웨스트우드 앞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