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 고성능의 극한 대치
산에 좀 다닌 사람이라면 헤드램프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헤드램프는 야간에 활동하거나 이동해야하는 경우 손전등에 비해 훨씬 편리한 장비다. 램프를 머리에 고정한 덕분에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볼 때 헤드램프를 착용한 모습은 좀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야간에 장애물이 많은 지형을 지나거나 손에 든 짐이 많을 때면 얼마나 요긴한 장비인지 실감할 수 있다. 헤드램프의 가장 큰 특징은 불빛이 항상 사용자의 시선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고개를 돌려도 늘 불빛이 따라다니며 시야를 밝혀준다. 이러한 특성은 기동성을 필요로 하는 야간활동에 뛰어난 편의성을 제공한다. 손전등이 흉내낼 수 없는 헤드램프만의 기능성이 바로 이것이다.
LED VS 일반전구, 최후의 승자는?
헤드램프는 프랑스의 페드란드 페츨(Petzl)이 최초로 고안한 장비다. 동굴탐험가였던 그는 어두운 동굴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조명장비를 개발하는 데 몰두하다 헤드램프를 발명했다. 당시에 사용하던 조명기구는 램프나 횃불 같은 것들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러한 장비는 일일이 손으로 들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활동에 제약을 줬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머리에 쓰고 다니는 램프를 만들게 된 것이다.
초기의 헤드램프는 건전지통을 허리에 차고, 밴드로 머리에 부착한 램프에 전선으로 연결한 분리형이었다. 하지만 70년대 중반 이후 건전지와 램프 모두를 머리에 고정시킨 일체형 제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술의 발달로 부품과 전지가 작고 가벼워졌기 때문에 가능해진 일이다. 요즘은 일체형 헤드램프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대용량의 건전지를 사용하는 제품의 경우 여전히 분리형 모델이 주를 이루고 있다.
현재 시중에는 헤드램프의 시초인 페츨을 비롯해 블랙다이아몬드, 프린스턴텍, 코베아 등 여러 브랜드의 다양한 모델이 출시되어 있다. 워낙 제품의 종류가 많아 초보자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헤드램프를 구입해야할지 혼돈이 올 정도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헤드램프는 크게 일반 백열전구를 사용하는 것과 LED(Light Emitting Diode)를 사용하는 것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백열전구를 사용한 대표적인 제품으로 페츨의 줌(Zoom) 기능 헤드램프를 꼽을 수 있다. 램프를 둘러싼 둥근 통을 회전시켜 반사판의 위치를 변화함으로써 조명 범위를 조절하도록 고안된 독특한 시스템의 제품이다. 이런 종류의 제품은 회전운동만으로 램프를 끄고 켤 수 있고, 장갑을 끼고도 조작이 간편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헤드램프에 사용되는 백열전구의 종류도 일반형과 할로겐으로 또다시 나눌 수 있다. 일반형에 비해 3배 이상 밝은 할로겐 전구는 내부에 불활성 가스를 채워 필라멘트가 높은 열과 강한 빛을 발하더라도 끊어지지 않고 잘 견디도록 고안되어 있다. 물론 전력 소모가 심해 사용시간이 일반 전구에 비해 1/3~1/5 밖에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빛의 도달거리가 100m에 달해 본격적인 산행이나 구조용으로 적합하다.
반드시 여분의 건전지 휴대해야
최근에는 LED전구를 사용한 헤드램프가 인기를 끌고 있다. 헤드램프에 사용되는 고휘도 백색 LED는 특정 전류(20mA)에서 형광등과 같은 색온도의 빛을 낸다. LED의 빛은 자동차 실내등에 비해 2배가량 밝고, 색 재현도가 뛰어나 자연광처럼 사물의 식별이 용이한 것이 장점이다.
LED전구는 효율이 높아 소비전력이 일반 전구의 1/8, 형광등의 1/2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일반 전구로는 3~4시간 정도 사용 가능한 전원으로 70~80시간 동안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다. 크기도 작아 소형화, 박형화, 경량화 할 수 있고, 최소 50,000시간 이상 사용 가능해 형광등의 10배가 넘는 수명을 자랑한다.
하지만 빛의 세기가 보기보다 약한 것이 문제다. 가까운 곳을 비추거나, 텐트 속의 조명으로는 훌륭하지만, 먼 곳의 물체를 식별해야할 때는 성능이 기대 이하다. 아무리 LED전구의 개수가 많은 제품이라 해도 초행길에 등산로를 찾거나, 구조활동을 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LED 램프는 본격적인 산행보다는 캠핑이나 트레킹 때 야영지에서 쓰기에 적당하다.
최근에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할로겐 전구와 LED를 동시에 사용한 헤드램프도 선보였다. 상황에 따라 전구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어 효율성이 뛰어나다. 앞으로 이런 스타일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지만, 덩치가 커지고 가격도 비싸질 전망이다.
LED 램프의 등장으로 전지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전구의 기능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이상 전지의 효율성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다. 최근 휴대용 통신기기의 대중화와 함께 전지의 성능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첨단 제품은 가격이 높아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하기에 힘든 게 현실이다. 따라서 항상 여분의 전지를 준비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알카라인 건전지나 망간 건전지는 추위에 약한 것이 최대의 약점이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상온의 10~20%의 성능밖에 내지 못한다. 이에 비해 충전식인 니켈-카드뮴 전지는 같은 상황에서 70%의 성능을 낼 수 있으나 수명이 짧다. 헤드램프용으로 적격인 리튬 전지는 추위에 강하고 수명도 길지만 값이 비싸고 쉽게 구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헤드램프를 선택할 때는 사용자의 용도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야간산행과 같은 본격적인 활동을 즐기는 분들은 강력한 할로겐 전구 램프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야영지 생활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LED 램프가 적당하다.
헤드램프 구입시 전구의 종류도 중요하지만 사용 편이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잡목 숲이 많은 산을 자주 찾는 산악인이라면 일체형이 좋다. 건전지 케이스가 따로 분리되어 있는 것은 램프와 연결된 전선이 나뭇가지 등에 걸려 불편하다. 동굴탐험과 같이 장시간 사용해야하는 경우에는 대용량 건전지를 분리 수납할 수 있는 모델이 알맞다. 여러 용도로 사용하는 분은 좀 비싸더라도 LED와 일반전구 겸용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일반전구 헤드램프
▲ 코베아 슈퍼 듀오2(왼쪽), 페츨 MYO.
코베아 슈퍼 듀오2
별도의 건전지박스에 대용량의 1.5V D형 건전지 4개를 수납해 장시간 사용이 가능한 모델. 줌 기능이 있어 최고 100m까지 빛이 도달한다. 동굴탐험이나 장거리 야간산행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모델.
페츨 MYO
더욱 밝아진 크세논(Xenon) 할로겐 전구를 갖춘 심플한 헤드램프. 줌 기능과 기울기 조절이 된다. 최대 불빛 도달거리는 100m. 4시간 정도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 AA건전지 4개를 사용하며 건전지를 제외한 무게는 131g. 예비 할로겐 전구 1개가 들어 있다.
블랙다이아몬드 루나 헤드램프
일반전구와 할로겐전구를 사용할 수 있는 헤드램프. 일반전구 사용시 연속 7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표준형 AA건전지 3개를 사용하며 건전지를 제외한 무게는 150g. 예비용 할로겐전구가 들어 있다.
▲ 블랙다이아몬드 루나 헤드램프(왼쪽), 페츨 줌 할로겐.
페츨 줌 할로겐
불빛 조절이 가능한 줌 기능의 헤드램프. 일반전구와 할로겐전구를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전구 사용시 불빛 도달거리 20m로 12시간 사용이 가능하고, 할로겐전구는 불빛 도달거리는 100m지만 사용시간은 2시간30분이다. AA건전지 4개를 사용하며 건전지를 제외한 무게는 170g.
LED 헤드램프
내셔날 리튬 헤드램프
일본 내셔날이 만든 제품으로 3개의 LED를 사용한다. 리튬 전지를 사용해 혹한에 강하고 가벼운 것이 특징. 2단계 불빛 조절 가능. 전지를 포함한 무게가 70g으로 페츨의 티카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LED 랜턴이다. 연속 150시간 사용가능. 특수 사이즈의 리튬 전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반드시 예비 전지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 내셔날 리튬 헤드램프(왼쪽), 라이트웨이브 헤드토치.
라이트웨이브 헤드토치
4개의 LED를 사용한 미국 제품. 1.5V AA 전지 3개로 14일간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 랜턴에 사용된 LED의 수명은 연속 사용시 11년. 단순한 디자인의 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해 튼튼하며 고장이 없다.
블랙다이아몬드 문라이트
3개의 1.5V AAA 전지 사용한 LED 헤드램프. 건전지 교체 없이 연속으로 70시간 사용할 수 있다. 전구의 수명이 길어 별도의 보수나 교체 없이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4개의 LED를 사용했다.
▲ 왼쪽부터 블랙다이아몬드 문라이트, 프린스턴 텍 오로라, 페츨 티카 플러스.
페츨 티카 플러스
1.5V AAA 전지 3개를 장착한 총 무게가 78g에 불과한 초소형 제품. 건전지 교체 없이 연속으로 80시간 사용할 수 있다. 전구의 수명이 길어 별도의 보수나 교체 없이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4개의 LED를 사용하고 불빛의 세기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점멸등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프린스턴 텍 오로라
총 무게가 79g에 불과한 초소형 제품. 1.5V AAA 전지 3개를 사용하며 연속으로 70시 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전구의 수명이 길어 별도의 보수나 교체 없이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3개의 LED를 사용하고 5단계로 불빛을 조절할 수 있어 불필요한 전지 소모를 방지할 수 있다. 점멸등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전구와 LED 겸용 헤드램프
▲ 코베아 데블아이(왼쪽), 페츨 MYO3.
코베아 데블아이
용도에 따라 LED와 일반전구의 불빛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제품. LED 불빛도 1개와 3개로 조절이 가능하다. 원터치로 불빛의 전환이 가능한 IC회로가 내장되어 있다. 1.5V AAA형 건전지 3개를 사용하며, 사용 가능시간은 LED는 80시간, 크립톤 전구는 3시간30분.
페츨 MYO 3
마이오 3는 크세논(Xenon) 할로겐 전구과 180시간 사용이 가능한 3 LED를 동시에 채택한 제품. 할로겐 전구의 불빛은 최대 100m까지 도달하며 줌 기능과 기울기 조절이 가능하다. AA 건전지 4개를 사용하며, 건전지를 제외한 무게가 137g이다. 예비 할로겐 전구 1개가 들어 있다. 상황에 맞춰 산행시에는 할로겐 전구를 캠프에서는 LED를 사용할 수 있다.
▲ 페츨 듀오 LED 5(왼쪽), 에코로바 슈퍼 LED
페츨 듀오 LED 5
듀오 헤드램프에 5개의 LED모듈 장착한 모델. 일반전구와 LED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방수기능의 헤드램프. 할로겐 전구와 LED가 장착되어 있어, 강력한 광선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할로겐 전구를, 건전지를 아껴 장시간 사용해야 할 때에는 LED를 사용한다. 습한 동굴 지역 또는 물가에서 스포츠를 즐기거나 구조 작업을 해야 할 때 유용한 제품. AA 1.5V 건전지 4개 사용. 무게 200g(건전지 제외).
에코로바 슈퍼 LED
국내 브랜드 에코로바가 생산 판매하는 LED, 할로겐 겸용 헤드램프. 1.5V AAA 사이즈 건전지 3개를 사용하여 가볍고 기능성이 우수하다. 3개의 고휘도 LED와 1개의 크세논 전구를 사용했다. LED의 수명은 100,000시간으로 반영구적이며, 연속 사용시 20~80시간동안 사용이 가능하다. 할로겐 전구는 2~3시간 가량 사용할 수 있다. 색상 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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