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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찍을 수 있는 것은 정말 많다. 인물, 꽃, 나무, 곤충, 계곡, 새벽이슬, 안개, 가스…. 거기에 비오고 눈 내리는 사계절까지 생각하면 대상은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단순히 산행 중 숲에서 사진을 찍는 경우도 있고, 제대로 숲 사진을 찍겠다고 텐트까지 갖추고 야영을 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다 좋지만 숲에서 잘 찍으려면 몇 가지 생각할 것들이 있다.
- ▲ 숲이라고 해서 나무만 찍는 것은 아니다. 하늘도 구름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주제는 명확히 해야 한다.
- 찍는 시간 사진은 타이밍의 예술
숲 사진을 잘 찍기 좋은 시간은 아무래도 이른 새벽이나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오는 아침이다. 어두워지는 저녁 시간은 빛이 약해서 사물의 디테일이 사라지므로 잘 추천하지 않지만, 나름대로 분위기 있는 효과를 만들기도 한다. 숲은 금방 어두워지므로 사실 그 시간대에서는 사진을 잘 찍기 힘들다. 반면 음습하고 어두운, 독특한 느낌의 숲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하다.
해가 들어오기 전의 새벽은 푸르스름한 숲의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다. 새벽이나 저녁 시간에는 워낙 노출이 길어지므로 삼각대 사용을 권한다. 정오의 태양은 너무 강하고 직설적이어서 일반적으로 찍기 좋은 시간은 아니지만 대신 강렬한 느낌을 보여주는 시간이므로 특별히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면 찍어도 괜찮다.
- ▲ (왼) 안개 낀 새벽 숲. 새벽시간에는 신발이 다 젖을 수 있으니 그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오) 숲에서 촬영한 둥글래 꽃. 눈을 크게 뜨면 산길을 걸으면서도 많은 피사체를 발견할 수 있다.
- 찍는 대상 뭐든지 다 찍을 수 있다.
풀도 좋고 이슬도 좋으며 꽃은 물론이고 안개 낀 몽롱한 분위기를 찍어도 좋다. 어떤 대상들은 빨리 사라지므로 잽싸게 찍어야 하지만 어떤 것들은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경우도 있다. 자신이 찍으려는 것을 잘 알 수도 있지만 아무 생각 없이 숲에 사진 찍으러 들어가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숲에서 어떤 것을 만나게 될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서 꽃만 찍을 수도 있고 이슬만 찍을 수도 있다. 그리고 주제를 갖고 찍는 것이 좋지만 숲에 들어가서 꼭 주제만 집착할 필요는 없다. 요컨대 열린 마음으로 피사체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찍는 장비 찍는 대상에 따라 장비도 바뀐다.
꽃이나 곤충, 새벽이슬이 맺힌 거미줄을 찍겠다면 마크로 렌즈와 작은 반사판, 소형 스트로보, 삼각대를 꼭 써야 한다. 하지만 단순한 풍경이라면 일반적인 장비로도 충분하다. 심지어 휴대폰 카메라로도 잘 찍을 수 있다. 대부분 산행 중 숲에서 찍기도 하고 산행과 관계없이 찍을 수도 있다.
그런데 경험상, 잘 찍은 사진과 좋은 장비는 반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건 장비가 아니라 대상을 읽어 내는 눈이다. 다른 말로, 피사체와 그 주변의 빛을 읽는 안목이 중요하다. 이것이 안 되면 아무리 찍어봐야 그저 그런 사진밖에 얻을 수 없다. 그리고 장비의 무게도 좋은 사진과 반비례하는 것 같다. 너무 가벼울 것까진 없을지라도 무거운 장비가 찍는 사람의 상상력을 방해하는 것은 확실하다.
- ▲ 역광에서는 강한 빛으로 인해 노출 부족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 단계별로 여러 장을 찍으면 좋다.
- 인물 찍기 숲에서 꼭 거미줄에 맺힌 이슬만 찍는 것은 아니다.
인물사진도 숲에서 찍으면 도심을 배경으로 한 사진과는 다른 분위기가 된다. 광각렌즈를 써도 좋고 망원렌즈로 뒷배경을 날려도 좋겠지만, 금방 어두워지므로 카메라를 들고 찍을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니 실패를 줄이려면 너무 무겁지 않은 삼각대를 준비하는 게 좋다. 얼굴을 찍을 때 나뭇잎의 그림자가 복잡하게 얼굴에 어른거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아예 그늘로 들어가거나 햇빛을 찾아서 반역광이나 역광으로 인물을 세워서 찍어라.
스트로보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숲속은 생각보다 빛의 양이 많지 않아서 기본 노출조차 안 나올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순광보다 역광이 더 좋다. 이유는, 대상의 디테일과 윤곽이 살아서 아름다운 묘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진이 마찬가지여서 항상 빛을 잘 읽어야 사진이 좋아진다. 인물 자체도 중요하지만 흐려지는 뒷배경도 신경을 쓰면 예쁜 이미지를 얻는다. 같은 초록 배경이라도 밝고 예쁜 초록이 있는가 하면 어둡고 컴컴한 초록도 있다. 밝은 모자를 썼거나 밝은 옷을 입었다면 어두운 배경이 좋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즉 주제를 배경과 분리시켜서 돋보이게 하는 것이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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