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카메라 정보

[SLR] 존 시스템(Zone System)

김영인 2010. 4. 29. 12:36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사진을 배운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예전 필름 카메라는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디지탈 카메라처럼 정밀한 측광 시스템도 없었으며, 사진을 찍더라도 현상과 인화 작업을 거치지 않으면 결과물을 확인할 수도 없었습니다. 사진을 담는 필름은 한 롤에 기껏해야 30여장이 들어가기 때문에,한 장 한 장 사진을 신중하게 찍어야 합니다. 사진을 찍은 후에도 자신의 감각에 맞게 보정을 하기 위해서는  암실 및 관련 도구를 갖춰야만 했습니다.

 

  2005년 현재 디지탈 카메라를 사용하는 유저들은 카메라의 조작과 사진 기술을 어렵게 느끼지 않습니다. 셔터를 눌러 사진을 찍은 후, 액정 모니터에 표시되는 이미지가 너무 밝거나 어두우면 계속해서 몇 번이고 다시 찍을 수 있으니까요. 또한 디지탈 이미지는 포토샵과 같은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을 통해 누구나 쉽게 보정할 수 있습니다.

 

  오늘 SLR 강좌는 존 시스템입니다. 사진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존 시스템'이라는 말을 여러번 들었을 것입니다. 존 시스템은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유저들이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론이었습니다. 실제로 존 시스템은 그다지 어려운 이론은 아닙니다. 존 시스템에 익숙해지게 되면 존 시스템을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진에 응용할 수 있게 됩니다.

 

 

 존 시스템이란

   많은 사진가들은 오래전부터 최대한 품질이 높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연구해 왔습니다. '존 시스템(Zone System)'은 1930년대 후반에 미국의 사진작가 안셀 아담스(Ansel Adams)와 프레드 아처(Fred Archer)가 감광측정법(Sensitometry)라는 과학적인 실험을 거쳐 발표한 사진 기술 이론입니다. 처음에는 존 시스템을 흑백사진에서만 사용하였지만, 최근에는 컬러 사진이나 영화 등 영상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ansel-adams.jpg

안셀 아담스

 

  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흑백 사진을 위해 만들어진 이론입니다. 흑백 사진은 색을 배제한 채, 사진의 구도, 명암의 대비(콘트라스트), 그리고 디테일등의 요소로 결정되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 사람의 의도를 더욱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습니다. 주제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색이란 것이 사진 감상에 오히려 방해되는 요소로 작용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img4216-600.jpg

디테일이 살아있는 흑백 사진

 

  존 시스템이 흑백 사진을 위해 만들어진 이론이라 해서 단순히 컬러 사진에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노출과 피사체의 디테일에 관해서 설명하고 있는 이론이기 때문에, 컬러 사진을 촬영한다 해도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존 시스템 강좌를 시작하겠습니다.

 

 

 존(Zone)과 존 스케일(Zone Scale)

  검은색부터 하얀색까지 흑백의 스펙트럼이 있다고 가정해 보죠. 그리고 이 스펙트럼을 정확하게 열등분 한 후, 각각의 칸을 0부터 9가지 로마자로 표기합니다. 각각의 칸의 평균 밝기를 그 칸 전체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됩니다. 이렇게 숫자가 붙여진 10개의 칸을 각각 이라 부르며, 각존이 모여 띠를 형성한 것을 존 스케일이라고 합니다.

 

zone2.jpg

 

 

 컬러의 흑백화

  현실에서 존재하는 모든 색은 흰색과 검은색처럼 무채색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마도 유채색일 것입니다. 우리 눈은 모든 색을 컬러로 보기 때문에, 현실을 흑백 사진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컬러의 흑백 전환을 염두에 두고 사진을 촬영해야 합니다. 이렇게 흑백으로

전환된 색을 흔히 '톤'이라 부릅니다. 주요 색상은 아래 그림처럼 흑백 톤으로 전환됩니다.

 

color.jpg

 

  거의 대부분의 유채색들은 흑백으로 전환되면, 회색 톤으로 바뀝니다. 색들이 섞여 있을 때는 각각의 색이 어떤 톤으로 표현되는지 구분하는 것이 쉬운 편입니다. 노란색과 파란색이 함께 있다면 당연히 명도가 진한 파란색이 더 어두운 회색으로 전환될 테니까요. 그러나 빨간색이나 파란색처럼 구분이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각 컬러가 어떤 톤으로 전환되는지 굳이 알지 않아도 존 시스템을 사진에 응용하는데는 큰 지장 없습니다. 하지만 각 컬러가 밝은 회색에 속하는지, 어두운 회색에 속하는지 정도는 구분해야 합니다. 자세한 것은 다음 시간에 설명하겠습니다.

 

  존 시스템 강좌는 오늘을 포함해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입니다. 디지탈 사진에서 필요 없는 현상과 인화 작업은 배제하고 최대한 간단하고 쉽게 설명할 예정입니다.다음 시간에는 각각의 존이 갖는 실체적 의미와 특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은 존 시스템 강좌의 두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서 오늘은 존 스케일에서 각각의 존이 갖는 실질적인 특성에 대해 알아볼 예정입니다.(지난 강좌는 SLR 카메라 강좌'존 시스템 1. 존과 존스케일'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유채색을 흑백사진으로 변환하면 0~9까지의 존으로 나누어집니다. 존 0은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 순수한 검은색이며, 존 9는 인화지로 재현할 수 있는 가장 하얀 색입니다. 이렇게 나누어진 존 스케일은 검은색에 가까운 톤일수록 낮은 숫자를 가지며, 흰색에 가까운 톤일 경우 높은 숫자를 갖습니다.  

 

 

  디테일에 따른 존의 특성

 

  각각의 존은 단순히 명암의 차이 뿐만 아니라, 존의 세부 표현 능력에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세부 표현 능력이란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디테일 혹은 질감과 동일한 말입니다. 각각의 존이 표현할 수 있는 질감과 디테일이 다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사진에서 매우 밝거나 어두운 부분을 보면 디테일이나 질감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각각의 존이 갖는 세부 표현력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존 0 : 위에서 언급했던데로 완전한 검은색입니다. 검은색에는 당연히 어떤 표현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존Ⅰ: 존 0과 마찬가지로 질감과 디테일의 세부적인 표현은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가느다란 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미세한 표현들은 인화시에는 대부분 사라지게 됩니다.

 존Ⅱ: 미세하게 질감과 디테일이 나타나는 첫 번째 존입니다. 검은색 옷이나 광량이 부족할 때의 그늘진 곳 등이 이 단계에 해당합니           다.

 존Ⅲ : 질감과 디테일이 풍부하게 표현되는 첫 번째 존입니다. 머리카락, 짙은 색의 청바지, 짙은 갈색의 낙엽등은 존 lll에 해당하는 피            사체들입니다. 존Ⅲ은 다음 시간에 설명하겠지만 존 시스템을 실제로 적용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존입니다.

 존Ⅳ : 존Ⅳ는 약간 진한 회색 톤으로 질감과 디테일이 매우 풍부한 존입니다.

 존Ⅴ : 존Ⅴ는 질감과 디테일이 가장 잘 표현되는 존입니다. 존Ⅴ는 우리가 노출을 잴 때 사용하는 그레이카드와 동일한 톤입니다.

          자세한 것은 아래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존Ⅵ : 존 Ⅵ는 질감과 디테일의 표현이 풍부한 약간 밝은 회색톤입니다.

 존Ⅶ : 존Ⅶ은 콘크리트 벽이나 밝은 색의 옷이 속하는 단계입니다.

 존Ⅷ : 존Ⅷ은 흰색에 가까운 아주 밝은 회색으로, 세부적인 묘사력이 매우 약합니다. 흰종이나, 눈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존Ⅸ : 존Ⅸ은 완전히 순수한 흰색입니다.

 

 Interzonnen81_Z.jpg

다양한 존으로 구성된 사진

 

  존Ⅴ는 위에서 말했다시피, 존 스케일의 정중앙에 위치한 존으로, 존 스케일의 기준점이 됩니다. 그리고 존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18% 반사율의 그레이카드와 같습니다. 카메라의 반사식 노출계는 피사체를 무조건 18% 반사율의 중간톤으로 표현합니다. 그 이유는 중간톤, 즉 18% 반사율일 때 가장 디테일과 질감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측정은 측광 모드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스팟 측광일 경우에는 아주 좁은 범위만을 18% 반사율로 측정하는 것이며, 256 분할 측광이면 화면을 256개로 나누어 각각을 18% 반사율로 측정하고, 그 평균값을 나타내주는 것입니다.

 

  모든 피사체는 다양한 존으로 구성됩니다. 중요한 것은, 촬영자가 드러내고자 하는 피사체의 질감이나 디테일을 표현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피사체가 반드시 존Ⅲ과 존Ⅶ사이에 위치하도록 노출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꿔 이야기하면 기본적으로 디테일이 풍부한 피사체의 디테일을 없에기 위해서는 노출을 많게 주거나 적게 주면(존Ⅲ과 존Ⅶ사이 영역을 제외한 그 밖의 영역) 됩니다.

 

 

 존과 노출과의 관련성

 

  노출을 결정하는 요인은 조리개, 셔터스피드, 감도 등이 있습니다. 조리개나 셔터스피드는 스톱이라는 단어로 표시합니다. 스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수치화하기 어려운 빛의 다양한 변화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럼 노출과 스톱과의 관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셔터스피드는 한스톱이 1/125, 1/60, 1/30처럼 2배로 바뀌는 반면, 조리개는 한스톱이 F1.4, F2.0, F2.8, F4.0, F5.6, F8.0, F11, F16, F22, F32 처럼 1.4배(√2)씩 변화합니다. √2배로 변하는 이유는 조리개값이 조리개의 면적이 아니라 직경(지름)에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빛의 양은 조리개의 면적에 비례하기 때문에 빛의 양이 두배가 된다는 것은 면적이 두배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조리개값은 조리개의 면적이 아니라 지름과 비례하기 때문에, 2배가 아니라 √2배가 됩니다.(중학교 수학 교과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빛의 양

1/8

1/4

1/2

1

2

4

8

16

32

조리개

F32

F22

F16

F11

F8

F5.6

F4

F2.8

F2

셔터스피드

1/500

1/250

1/125

1/60

1/30

1/15

1/8

1/4

1/2

스톱

 

1스톱 관계

 

2스톱 관계

 

 

zone2.jpg

 

  위 이미지를 보면 스톱과 노출의 관계에 대해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빛의 양을 2배 더 늘이는 것은 존을 한단계 더 밝은쪽으로 이동하는 것과 같으며 노출로 표현한다면 한스톱 변한다는 뜻입니다. 노출에 있어서 한스톱 이동은 셔터스피드의 경우 2배, 조리개는 √2배를 의미합니다.

 

 오늘은 존 스케일에서 질감과 디테일 측면에서 각각의 존이 갖는 특성, 그리고 존과 노출과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실제로 존 시스템을 사진 촬영에 응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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